# 세상속으로.. # 357

** 가을이 가네 // 나선주 **

가을이 가네 옥산/나선주 날씨가 추워졌습니다 바람 불 때마다 우수수 나뭇잎이 떨어져 낙엽 비 날리고 아우성치며 거리로 휩쓸려 갑니다 갈 곳이 어디인지 종착지도 모른 체 길 위를 헤매다 마른 풀더미에 끼어 파르르 몸 떨며 꺽 꺽 웁니다 발에 밟히는 낙엽의 울음이 서러워 아무 뜻도 없이 무작정 ..

[스크랩] ** 기다린다는 것 // 박선희 **

기다린다는 것 / 박선희 태초에 어둠은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으로 그 딱딱한 어둠을 뚫는 빛의 날카로움이 있었는지 모른다 견고한 어둠에도 허술한 틈은 있기 마련 틈새는 기다림의 다른 이름이다 사람의 빈틈은 숨긴 기다림이다 빈 옷걸이가 옷을 기다리듯 열쇠구멍은 열쇠..

[스크랩] 가난한날의기록

내 가난한 날의 기록/김종원 눈을 떠 보니 겨울이었다.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내가 울고 있었다. 하필이면 눈물은 이때 나오는 것인가. 낯선 기록을 들추며 보낸 겨울이었다. 떨지 마라. 떨지 마라. 아무리 말해도 떨릴 수 밖에 없던 겨울이었던 것이다. 살은 굶주렸고 그러므로 피는 돌지 않았다. 피..

** 내 인생에 힘이되어준 한마디 // 정호승 **

돌이켜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가장 외로웠을 때는 내 마음속에 사랑이 부족했을 때였습니다 내가 누군가를 진정 사랑할 때는 그리 외롭지 않았습니다 외롭다는 것은 어쩌면 내게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은 아닐는지요 사랑이 있는 한 외로움은 견뎌낼 수 있습니다 왜 외로운..

** 보고싶은 얼굴이 되어 // 장지현 **

보고 싶은 얼굴이 되어 / 淸 河장 지현 쉬 잠들지 못함은, 그대 곁이 아니라 상념의 강 그리운 마음 겹치고 겹치는 낙엽이 싸이듯 깊어가기에 혹여 임 뵈는 밤 더딘 발자국 기다림이라 물밀듯이 창문에 스미는 가을은 임의 향기인 양 코끝을 자극하여 쓸쓸한 고독이 맺히어 풀길 없어 어디론지 떠나고..

** 가을은 아직도 // 김지순 **

가을은 아직도/미향 김지순 가을은 아직도 멀리 있건만 내 가슴은 계절보다 더 빠르게 물들고 빈 가슴으로 들어오는 바람은 가을 바람인가 쓸쓸한 마음으로 뿌렸던 서글픔도 거두고 노랫말에 울먹이던 눈물도 거두고 여름 두고 온 어제의 빗줄기는 파란 하늘 허공에 가을을 걸었다 구름 따라 움직이..

** 가을은 슬프다 // 지소영 **

가을은 슬프다/동목 지소영 기억을 잠 재우는 그 곳에는 파란 목숨인 채 떨어지는 낙엽 가을은 철저히 외면하라 등을 돌리고 고문처럼 낮은 바람 들썩여 걸음을 멈추라 한다 어느 끝 간 자리, 길이 보이지 않아 남은 한 모퉁이 구석진 여운으로 엽서를 채우고 수취인 없는 우체함에 떨구는 손 끝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