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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삶의 기원을 찾아가는 성지순례

flower1004 2010. 1. 12. 15:42
안녕하세요?
올해 이집트, 이스라엘, 터키, 그리스 성지순례를 다녀온 85년 87년 서원자들의 성지 순례기를 시작합니다.
늦었지만 순례길의 감동과 깨달음 에피소드를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저희의 여정을 보시면서 부족한점이나 수정해야할 부분들에 대해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2월 4일 (인천공항에서 - 이집트 카이로 공항까지 )


일 년 전부터 현지의 정보조사와 기도로 마음의 순례를 시작한 우리는 출발 전날 미아리 본원에 모여 피정으로 그동안의 모임을 마무리 하고 드디어 내일로 다가온 ‘그 날’을 기다렸다.

2월 4일 아침, 오전 11시 30분, 이른 점심을 먹고 자매들과 수녀님들의 환송을 받으며 인천공항으로 출발하는 차에 오르자 비로소 그동안의 몸살기운과 체증이 가시는 느낌이 들었다. 오랫동안 기다리던 순례여행일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몸과 마음이 긴장했었나 보다.

우리와 성지 순례여정을 함께 해주실 신부님은 가톨릭 대학교에 계신 김영남 신부님. 신약성경중에도 바오로서간을 전공하신 분으로 통신성서사도직과 관련하여 우리 수도회와 좋은 인연을 맺고 계신 분이다.

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출국수속을 마치고 짐을 부쳤다. 그리고 출발시간을 기다리며 한적한 장소에서 우리의 여정을 맡기는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 엄마 같고 언니 같은 선배수녀님들이 챙겨준 간식을 나눠 먹었다.



드디어, 오랫동안 기다리던 꿈의 날이 바로 오늘이구나. 내 삶의 기원인 우리 주님의 흔적을 찾아 가는 길. 이 모든 것을 마련해주신 하느님과 수도회에 대한 감사로움이 마음에 차올랐다. 이 순례 여정동안 나로 인한 어려움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하고, 혹시라도 나때문에 함께하는 자매들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도록 기도했다. 모두들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원장님과 지속적 양성평의원 수녀님의 배웅을 받으며 우리는 통관대를 지났다. 양쪽으로 즐비하게 늘어선 면세점을 지나 활주로가 내다보이는 17번 게이트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비행기에 탑승할 시간을 기다렸다. 그러면서 우리는 서로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17박 18일의 성지순례를 떠나는 기쁨과 설레는 마음을 나누었다.


드디어 비행기에 올랐다.
우리가 처음 도착 하게 될 이집트의 카이로공항은 서울에서 12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활주로를 빠져나온 비행기는 순식간에 고도를 높이더니 구름 속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창밖으로 낮게 가라앉으며 멀어지는 육지를 지켜보았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육지는 눈에 덮여 있었다. 모형지도 같은 높고 낮은 산맥들이 굴곡을 이루며 이어져 있었다.



인천공항 출발 2시간째, 고도 34,000M 시속 700-340KM를 오르내리며 중국 상공을 지나고 있는 비행기의 여정이 전광판에 표시되고 있었다.
내 몸은 그리 넓지 않은 공간에 앉아 있는데 어느새 중국 상공을 나르고 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았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면서 모두들 들뜬 표정으로 하느님이 주시는 큰 선물을 누리고 있었다.
기내식을 마친 사람들이 일어나 화장실을 가거나 통로를 걸어 다니며 몸을 풀기 시작했다. 그사이에 자매들도 일어서서 창 쪽에 앉은 자매들과 자리를 바꿔 앉아 밖을 내다보았다. 끝이 보이지 않게 이어지는 대륙은 온통 눈을 이고 있었다.
나는 바닷가의 바위 같은 굴곡을 지닌 대륙과 산맥의 장엄한 광경을 넋을 잃고 내려다보았다.



비행기는 계속 해가 뜨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출발한지 6시간째, 서울시간은 현재 9시 50분, 비행기는 러시아 상공을 지나고 있었다. 우르무치, 타쉐겐트등. 전에 들어본 적이 있는 지역 이름이 보였다. 나는 손목시계를 풀어 시차를 맞추었다. 우랄해를 지날 때 쯤 되자 지루함이 느껴졌다.



다시 몸을 움직여 창가 쪽으로 다가갔다. 자매가 시키는 대로 머리를 모포로 감싸고 창가에 바짝 눈을 들이대니 캄캄한 하늘에 가득 뿌려진 별들이 보였다. 쏟아지듯 숱한 별, 끝 간 데 없는 은하수는 마치도 빛나는 눈가루가 뿌려진 것 같았다. 하늘은 눈이 가득 한 또다른 땅이 되었다.
그러다 창밖을 내다보는 것도 지루해진 우리는 또다시 자리에 앉아 저마다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다가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수런거림에 눈을 떴다. 곧 이어 이집트 카이로 국제 공항에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시간은 밤 아홉시 였다.

 

 

출처 : 베텔 하늘방
글쓴이 : 마르가릿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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