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피라미드를 보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여덟시에 호텔 라운지에 내려가니 이집트에서 우리를 인도할 모이세(가이드의 세례명)가 현지 가이드와 함께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카이로는 전통적인 구시가지와 유럽식 신시가지로 나뉜다. 대부분의 현대적 건축물과 상업시설이 있는 신시가지는 뉴카이로라 불린다. 이른 아침의 거리에는 사람들과 차들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피라미드는 올드 카이로에 위치한 사막지대인 기자 지구에 있다. 옛날에는 사막 한가운데 있었다고 하는데 도시가 커지는 바람에 현재는 카이로 중심지에서 약 20킬로미터 정도의 거리에 인접해있다.

나일강을 옆으로 보면서 시가지를 벗어나 약 이십분 정도 갔을까.
점점 짙어지던 안개는 피라미드 근처 주차장에 내렸을 때 너무 짙어져 옆으로 지나가는 차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드물게 이런 날이 있다는데 이런 날씨가 계속되면 피라미드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한다.
앞이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 속에서 차를 내리자 흐릿한 중에도 여기저기 많은 차들과 사람의 형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가까이 다가가자 피라미드는 안개 속에서 점차로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동안 책에서만 보던 피라미드, 언제라도 꼭 실제를 보고 싶었던 그거대한 건축물 앞에 서 있다는 사실이 경이로웠다.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세계 최대의 건물로 알려지는 피라미드는 고대 이집트 왕국의 전성기인 B. C. 2700년경에 만들어 졌다고 한다. 우리가 보고 있는 3개의 피라미드는 대피라미드로 알려지는 높이 146m의 쿠푸Khufu왕의 묘와 그의 아들인 카프레Khafre왕 (높이137m), 쿠푸왕의 손자 멘다우레 Memdaure왕의 무덤(높이69m)으로 알려져 있다. 이 세 미라미드는 현존하는 70여 개 피라미드중 가장 원형이 잘 보존된 건축물이라고 한다.
거대한 피라미드 앞에서 사람은 너무 작았다. 피라미드를 이루는 돌 하나의 크기가 컨테이너 박스 하나정도는 되는 것 같다.



우리는 그것을 만져보고 더듬으면서 하면서 피라미드가 만들어진 고대 이집트 왕국의 전성기인 B. C. 2700년경의 사람들과 그들의 문명을 상상했다. 몇몇의 왕들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바친 노역의 산물이기도 한 피라미드, 그중엔 우리 신앙의 조상인 이스라엘 유민들도 있었다. 그 당시엔 피라미드 자체가 신앙의 상징물이었을 것이다. 신이 잠들어 있는 곳이었으니까, 하지만 오늘엔 자신들이 누리던 영화를 사후세계에 가서도 누리고 싶었던 제왕들의 꿈과 신앙이 만든 묘지일 뿐이다. 이는 이집트인들의 수입원이기도하다. 거대하다고 밖에 설명되지 않는 피라미드는 결국 죽음을 벗어날 수 없었던 인간의 한계를 보여준다고나 할까.


피라미드의 중턱에 올라가 기념사진을 찍고 주변을 돌아보는 동안 태양이 뿌연 빛을 띠고 피라미드 꼭대기 부근에 모습을 나타냈다.


우리가 장소를 이동하는 동안 이동하는 동안 주위로 ‘일 달라, 아주 싸요‘라고 한국말로 외치는 장사꾼들이 계속 따라왔다.
수많은 인종이 모인 사막에서 전통적인 아랍의상을 입고 낙타를 탄 남자가 휴대폰을 사용하는 모습이 부조화스런 느낌을 주면서도 재미있었다.



피라미드 내부로 들어가는 길은 무척 좁고 낮아서 허리를 펼 수가 없었다. 마치도 갱도를 따라 지하 탄광으로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안에서 나오는 사람들과 엇갈리며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힘이 들었다. 후텁지근한 열기로 땀이 날 지경이었다. 어둠속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더듬대며 열심히 앞사람을 따라 들어갔더니 어느새 왕의 미라가 안치 됐던 장소에 도착했다. 천장이 높고 어두운 공간 안쪽으로 커다란 석관이 있을 뿐 애써서 들어온 것이 허무할 정도였다.
관광객중 한 젊은이가 미아라가 들어 있던 관속에 누어서 사진을 찍으면서 친구들과 장난을 쳤다. 벽에는 뭔가 알 수 없는 상형문자가 쓰여 있을 뿐 유물이 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피라미드의 내부를 보고 나오니 하늘이 개어 있었다. 쌀쌀하던 기온이 더워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피라미드가 뒤편에서 보이는 곳으로 장소를 옮겼다.
이곳에는 여러 가지 공예품들을 파는 상인들이 있었다. 사진 모델을 해주고 원 달러를 벌기위해서 아랍 전통의상을 입은 남자들이 우리 주변을 서성거렸다.




가까이서 바라볼 때는 피라미드의 전체를 보기가 어려웠는데 어느정도 거리가 있는 떨어진 이곳에서는 피라미드의 삼각형이 잘 보였다. 주변에는 크고 작은 피라밋이 여럿 있었고 낮은 언덕이 이어지는 사막이 펼쳐져 있었다.



멀리 뿌연 모래먼지 사이로 낙타를 탄 사람들이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출처 : 베텔 하늘방

글쓴이 : 마르가릿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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