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날의 단상... #/** 내 마음의 풍경소리**

** 어느 장례식장에서**

flower1004 2009. 3. 3. 14:05

 

1

 

 

오랫만에  봄햇살이  아주  따스하던날.

여든이 조금 넘은 어느 여인네..

아주 한많은 삶을 마감 하던날,

조금 오래 병마와 싸우고.. 박복한 삶에 시달리고..

젊은날 ..잘생긴 남편의  숱한 바람기와 난봉으로

많은 상처와 많은 한으로  살아왔을  여든해의 삶을  마감 하던날...

어쩌면 악연이기도 하고. 어쩌면 아무 상관도 없는 인연임에도

난 그네와 두손을 잡으며  내가 왜 그자리에 있는지도 모른체

그렇게  작고 초라한 삶이 마감하는걸보고 있었다

 

젊은날의 회한으로 늙은 남편이 울고..

젊은 세 과부 딸들을 포함해  세상에 이력난 억척스런 여섯 딸들이 울고..

의무만이 투철한 무심한 두아들은  조금.. 슬플 뿐이다

어린 손자들은 왁자지껄 복도를 내달리고..

무심한 간호사만이 죽은 맥박을 잰다.

여든 해의 한 인생의 삶이 그저 지워지는 영상처럼 지워져 가는 모습을 본다.

 

죽은 자의 체온도 아직 식기도전에 장의사와 영악한 흥정을 하는 아들.

의무뿐인 사위들은 조문객을 모으느라 분주하다

조그만 천조각 하나로 덮힌체 사지가 묶인 주검은 냉동고로 짐짝처럼 같히고

세상에 남겨진 자들의 질펀한 잔치가 호사스럽게 시작된다

똑같은 국화 화환들이 수없이 줄지어져서  

자식들의 권위와 살아있는자들의명예가빛나고..

평소 망인과는 일면식도 없었을 조문객들조차

잘 삭혀진 홍어회에 감동 하며 자기네들만의 세상이야기로 분주하다

그렇게 슬프게 울던 딸들은 자기 식솔들의 먹거리 조달에 혼이 빠지고

벌써 죽은 망자는 이미 잊혀진 존제가 되어

일상중 일어나는 작은 에피소드로 남아간다

싸구려 향내만이 잘 지어진 장례식장안에 가득 한데..

 

많은 날들을.. 여든해 동안  많은 날들을 더러는 행복해 하고.

수많은.. 인고의 세월을 보냈을 그 육신은 이제..

이미 하나의 무생물처럼 누워있고 영정사진 하나로 대신하는

그 앞에선 세상에 남겨진 자들의 잔치는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또 하나의 삶의 흔적은 추억으로 남겨지고...

어쩌면 상관도 없을 타인의 삶과 죽음앞에서

나만의 아름다운 죽음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제는 갈무리 하는 삶을 살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하지않을까 하는 생각에 아릿한 두통이 온다

한많은 삶을 살았을 망자를 위해 기도를 해야겠다

 

"이제는 부디 그 무거운 짐 다 벗어 놓고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소서!! ""

 

 

 

 

             2009 . 3월 어느날  (화신미카엘라)

 

그러게요... 추억속으로 사라지고 마는 삶인데...우리는 너무 많이 갖고 너무 많이 행복을 원하며 사는건지도 모르겠어요..장례식장이 붐비는건 할머니의 삶이 성실하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었겠지요.... 09.07.18 10:10

인생이 별거 없답니다 그사람이 없으면 죽을거 같아도 살아지는게 세상이랍니다 09.07.18 11:07

가슴에 팍팍 와 닿습니다... 09.07.18 11:15

친정 엄마가 건강이 안좋아 요즘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들이 교차 합니다........... 09.07.18 13:49

그렇지요...ㅜㅜ 죽음 또한 삶의 한부분이지요... 마치 내곁에 있는 이 존재들이 언제나 항상, 늘..함께 있을것 같은 착각속에서 우리는 실수를 범하고 상처를 주고,, 더 사랑하길 원합니다. 훗날 내 무덤앞에서 많은 이들이 참 아까운 사람, 진실되고 아름다웠던 삶을 살았던 사람이라는 말을 들을수 있을까요? 그리고, 내 이웃들의 주검앞에서 부끄럽고 미안해 하지 않고 그들을 보내드릴수 있을지,,,, 생각해 보니, 자신이 없네요ㅠㅠ 아,,, 슬프당 09.07.18 16:14

어쩌면 그리도 잘 묘사를 했는지요. 저희 시아버님은 울어 줄 딸도 없고, 자식들에게 그리 좋은 아버지도 아니어서 의무만 지키는 아들 사이에, 저라도 마지막 홀로 임종하신 것에 대한 미안함으로 실컷 울어 드렸지요. 장례를 마치고 와서 우리 부부는 빨리 시신기증 등록을 해 놓자고 약속을 했지요. 09.07.19 16:46

울엄마도 일주일전에 돌아 가셨는데 그날의 자례식장 분위기가 다시 그려지네요.. 09.07.19 18:10
엄마를 잃는다는 건 나이가 어리거나 많거나 하늘이 무너지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는데 엄마가 돌아가신지 일주일 되셨다니 지금도 마음이 쓰리시겠네요. 전 1년 정도 지나니 마음을 추스리겠더라고요. 힘 내시기 바랍니다. 09.07.21 16:14

구구절절...마음에 와 닿고 그 한 많은 노인이 바로 내 모습일수도 있기에...삶이 무엇이고 죽음이 뭔가도 생각하게 되고, 이승에서의 마지막 이별 모습을 생동감 있게 그리신 글쓴이의 글 재주에 감탄을 해봅니다. 09.07.21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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