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날의 단상... #/** 내 마음의 풍경소리**

11/11 입원 9일째 - 7136호실 병동

flower1004 2004. 11. 13. 00:44

많은 이들이 입원하고 퇴원하고..

오늘은 날씨 때문인지 이 병실 사람들 기분이 모두 업되어있다.

울 남편 생기가 돌고 토하지도 않는다.

 

병실 사람들 갑자기 캠프라도 온듯이 난리도 아니다.

평창에서 펜션을 하는 사람, 인제에서 식당 겸 모텔을 하는 사람,

제주도에서 밀감 농사를 하는 사람..

다들 재발해서 입원한 사람들인데 우째 분위기가 이상하다.

그 중 45세 식당 모텔 한다는 사람은

위암 수술한 지 3개월 만에 재발했다고 정밀 검사 했는데

오진 판정 받고 우리방 식구들 박수치고 축하.축하..

한 턱 쏘라는 내 말에 파인애플 통조림 하나씩 선물..

자기집에 놀러 오라고명함 돌리고 야단이 났다

 

누구인가가 그 병상 신세를 지고 병이 나아져서

아님 악화돼서 나가고 또 들어오고....

그래도 세상은 돌아간다

아부지 죽었다고 처치실에서 대성통곡하는

어느 딸의 울음 뒤로 벽하나 사이에선

간호사들의 사적인 웃음이 흐드러진다.

황급히 내 자리로 돌아와 가만히 화살기도를 한다.

"주님! 당신의 품에서 평화의 안식을 얻게 하소서"

그네들에겐 일상적인 죽음이

누구가에겐 암흑과 절망과 처절한 서러움인 걸

알기나 하는걸까?

 

조그만 보호자 침대에서 드러누워

가슴에 두 손을 모으지 않으면 땅바닥으로 떨어지는

열악한 환경에서 햇반으로 .인스턴트 김치로.

끼니를 해결하며 .사는 건지도 잊어버릴

이 삶에 충실할 수 밖에...

기운이 도는지 내 남편의 끝도 없는 잔소리가

웅크려 누운 내 귓전에 자장가처럼 윙윙거린다.

아!  그가 살아 있구나....

 

큰 올케 친정 아버지 폐암으로 오늘사망...

이 지구상의 또 하나의 생명이

영혼만으로  하늘로 간다.

오늘도 그렇게 간다. 또하나의 생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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