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날의 단상... #/** 편지상자 속 이야기**

** 송은경 마리아 **

flower1004 2010. 2. 26. 09:34

축하드려요.~ 관련제목검색
  2010년 2월 24일 수요일, 오후 17시 19분 04초 +0900
 

  "flower1004" <flower-post@hanmail.net> 추가

꽃 천사님께.

 

오늘 시장에 나갔더니 화분을 파는 곳이 몇 군데 있더군요.

벌써 히야신스랑 봄꽃들이 화사히 웃고 있는 모습이 제 마음까지 환하게 해 주었답니다.

잘 지내시죠?

긴 겨울 추위에 떨면서 몸도 마음도 추워서 잔뜩 웅크리고 감기로 두달넘게 고생한 덕에 정말 봄을 많이도 기다렸어요. 그런데 어느새 봄은 제 곁에 성큼 다가와 있네요.  봄은 올 거라고 격려해 주신 편지 잘 받았어요. 지난 번 편지엔 답도 못드려서 이번에 꼭 답장하리라 맘 먹으며 쓰고 있는 중이랍니다.

 

제 소식을 진작에 아시는 줄 알았습니다. 제가 살다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지난 시간 제복입고 살았던 시간도 또 지금 새롭게 선택한 시간도 제겐 다 소중한 시간이기에 저는 한 점 후회도 없답니다. 아직은 세상살이에 적응하기엔 어려움 점들이 많아서 좀 허둥대며 헤매기도 하지만 시간이 가면 또 제 방식대로 살아가겠지요.

호칭이 뭐 대수겠습니까?

동생하나 생겼다 생각해 주시면 저야 고맙지요.

저는 기억 속에서 오류동 시절을 절대 잊지 못하는 아름다운 추억이기에 꽃 천사님도 그 기억의 한페이지에 소중히 간직되어 있답니다.

어쩌면 인생선배로서 저를 있는 그대로 바라 봐 주신다면야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둘째 따님 출가소식도 전해 들으면서 어느새 세월이 그렇게 흐르고 있구나 하는 새삼스런 마음도 들더군요. 하긴 제가 세상 나와서 새롭게 중년의 나이를 인식하게 된 것과 다름 없는 사실은요. 세월은 흐르고 우리는 늙어가고 아이들은 자라고 있다는 거지요.

 

풀꽃처럼 그렇게 수수히 살아가려고요 애쓰고 있습니다.

아직은 부족한 모습이지만요...

 

6월 12일 글쎄요. 제가 하는 일이 있어서 시간내기가 쉽지는 않겠어요. 꼭 기억하고 기도는 하겠습니다. 마음 같아서야 뵙고 싶은데 제 사정이 여의치 않네요. 너무 서운해 하지 마시고요. 언젠가는 만날 날이 올 겁니다.

따님 결혼 많이 많이 축하 드리고요. 행복한 가정 이루도록 기도할께요.

 

그리고 좋은 글, 좋은 음악 종종 보내주시길 부탁드려요.

자매님 편지 받으면 마음이 촉촉해져 오거든요.

 

화사한 봄, 싱그러운 연초록 이파리들의 잔칫날을 기다리며 오늘은 이만 줄입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