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날의 단상... #/** 편지상자 속 이야기**

**잘 지내시지요?/송은경 수녀 **

flower1004 2009. 12. 14. 09:56

덜 춥게 해주셨어요. 관련제목검색
  2009년 12월 07일 월요일, 오후 19시 23분 32초 +0900
 

  "flower1004" <flower-post@hanmail.net> 추가

이젠 겨울이 깊어갑니다.

두툼한 옷에 몇 겹씩 끼어입고 종종걸음으로 귀가를 서두르는 사람들.

골목을 지나며 어느 집에선가 청국장 냄새가 흘러나오더군요.

행복을 느끼게 하는 냄새입니다.

 

아름다운 글과 사진을 보내주신 꽃 천사님

고맙습니다

벌써부터 내복을 끼어입고도 덜덜떨며 추위를 견디는 제게

덜 춥게 해 주시는 따뜻한 마음을 보내 주셔서 제가 겨울을 잘 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초겨울인데도 이리 추위를 타니 (하긴 저는 20대에도 내복을 입던 사람입니다만. ^^)

추위를 느낄 때마다 몽골서는 어찌 견디었나 싶어 새삼스런 마음이 들기도 한답니다.

아직도 제 기억 속에서는 몽골이 떠나질 않네요.

정리가 덜 된 부분이 있나봅니다.

그리움과 아픔이 공존되어 있는 제 과거를 보네요.

억지로 떠올리지도 지우지도 않습니다.

지난 저의 삶들을요.

그냥 떠오르는 대로 바라보고 웃어주고 울어주고

그러다 보면 제 마음에 평온이 찾아오곤 합니다.

 

어느덧 제 몸은 수녀원 들어갈 때의 풋풋한 20대도 아니고

40중반을 지나고 있으니 짧은 시간은 아니었네요.

 

이제서 사회 초년생 첫 걸음을 걸으니

당황 황당함 외로움 고통 막막함....도 있지만

그래도 있는 그대로의 저를 바라봐 주시는 좋은 님들이 많이 계시니

저는 오늘도 용기를 내어본답니다.

 

 

저도 잘 지냅니다.

저는 대전서 생활하고 있고요.

아직 직장생활은 하지 않고 공부 중이랍니다.

그동안 해 온 일이 사회복지 관련 일이건만

그 방면에선 자칭 아까운 인재라 떠들어 보지만

자격증 없이는 현실이 인정이 되지 않는 경험을 했거든요.

 

몸이 원하는대로 움직이니 건강은 많이 좋아졌고요.

아직 다리 가려움은 있어 내 몸에 붙어사는 불쌍한 녀석이라 여기며 지낸답니다.

 

제 기억 속에 아름다운 한 장을 주셨던 꽃천사님과 스테파니아 수녀님.

아름다운 찻집, 맛난 음식, 정겨웠던 대화들, 멋진 드라이브...

꽃천사님의 볼우물 미소도 제 마음에 고이 고이 간직되어 있답니다.

 

그런 아름다운 시간이 다시 오지 못한다 하여도

 저는 행복한 추억을 펼쳐볼 수 있으니 고마운 일입니다

 

제 마음에 품은 작은 꿈이 현실에서 펼쳐질 수 있으면 좋겠는데

아직은 준비도 안되었고 갈 길이 머네요.

조금씩 꿈을 꾸다 보면 현실이 되겠지요.

 

추워지는 날씨에 감기조심 신종플루조심 하시고요.

늘 밝고 예쁜 미소

섬세하고 따뜻한 마음 간직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래요.

 

소식 주셔서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셔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