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날의 단상... #/** 편지상자 속 이야기**

** 마리아 수녀님 답장 **

flower1004 2006. 8. 14. 15:19

그리운 미카엘라 자매님께.

자매님께서 보내주신 편지와 함께

어쩜 그리 이쁜 시를 찾아서 보내셨을까 생각하면서

여러 번 읽어보았습니다.

가뜩이나 건조한 몽골에 사는

제 마음이 촉촉해져 옵니다.

마치 봄비가 오는 밤 처럼요...

제가 다시 공부한다면 시인이 되고 싶네요.

어려서부터 그런 생각을 많이 하였지만

정작 글은 마음에 고여서 탄생되는 것인지라

늘 가난한 제 마음에는 글이 고이지 못한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요.

우리 자매님의 글솜씨도 한가닥하시니

이쁜 글 많이 쓰시고

저에게도 종종 보내주세요.

아셨지요? ^^*

그동안 답을 못드려 죄송하였어요.

이리 저리 바쁜 여름인지라

여유 있게 지내지 못하였답니다.

제 축일 축하에 감사해요.

저를 기억해 주시는 분들 덕으로

행복한 축일을 잘 보낼께요.
이제 아드님 건강은 괜찮은지요?

올 해 한국은 무척이나 더운 여름이라던데

아무튼 쾌차하길 기도합니다.

병원에 자주 가는 스트레스와 어려움을

누구보다도 많이 겪고 아시는 자매님이신데

가족 모두 튼튼!!!!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날 선선해지면 스테파니아 수녀님 뵈러 가신다니

부럽기도 하고 참 마음이 좋습니다.

수녀님이 얼마나 기뻐하실지 눈에 그려집니다.

가시면 안부 많이 전해주세요.

저도 종종 수녀님과 지냈던 시절

좋은 기억으로 이야기하면서 지냅니다.

못난 후배였지만 이쁘게 봐주시고

너그럽게 대해주신 수녀님께

늘 감사드리고 있다고요.

제 대신 맛난 회도 실컷 먹고 오세요.

저는 내년 휴가를 기다리겠습니다.

통영가서 수녀님 뵙고 회 먹고 와야지요.

수다도 떨고요.... ^^*
무엇보다 자매님의 건강 잘 챙기세요.

가족들 뒷바라지 하시려면요. 그

리고 무엇보다 자신을 돌보는 일은

어떤 일보다도 현명한 일이랍니다.

아셨지요? 꼭 기억하세요.
저는 건강해요. 타고난 건강은 없지만

뭐든지 잘 먹는 체질이라서 잘 버티고 있습니다.

자주 피곤하긴 하여도 드러눕지 않고 잘 지냅니다.

가끔은 마음이 힘들기도 하지만요...
그럴 때 안면도 바다 생각하면서 지내요.

아름다운 추억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무더운 여름이 좀 더 지내야

가을의 아름다움을 느끼겠지요?
한국의 아름다운 가을 잘 맞으세요.
몽골은 벌써 가을맞을 준비를

풀들이 먼저하고 있네요.

벌써 열매를 맺느라 색깔이

누렇게 변한 언덕의 풀들이 보인답니다.

9월 중순이면 나뭇잎들도

가을준비를 급히 하는 모습이 보일 것입니다.

한국의 환상적인 계절들이 눈에 선합니다.

몽골은 늘 바람이 불고 그래요.

여름은 아름답지만 종종 황사도 있지요.

요즘은 참 좋은 계절이라서

바람도 선선하고 하늘도 아름답습니다.

다음에 또 소식 전할께요.

늘 화사한 나날 되시길 기도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몽골에서 마리아 수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