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날의 단상... #/** 편지상자 속 이야기**

&& 마리아 수녀님이 ... &&

flower1004 2006. 6. 1. 21:41

꽃천사님.
미카엘라 자매님의 예쁜 글을 읽으면서

수녀원에 봄이 어찌 오는지 상상이 되어졌습니다.
봄소식 고맙습니다.

몽골도 봄이 왔지만 한국처럼 아름답지 않아요.

봄에는 황사가 있고 건조해서 환대받지 못한답니다.

새싹은 4월말, 5월 되어야 볼 수 있어요.
한국의 봄비 오는 밤이 그립습니다.

촉촉한 대지, 비 내음, 새싹이 자라는 소리,

물소리, 꽃피는 아름다움 등...
향수병은 아마도 오래갈 듯싶습니다.

자매님.
요즘에는 정말 바쁘게 지내요.

안 되는 몽골말이지만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몽골사람들과

몸짓 발짓까지 하며 일하고 있어요.

주님께서 필요한 은총을 주시길 기도하면서 삽니다.

이 봄에는 정말 모두가 봄처럼 화사하고

마음이 따뜻하면 좋겠어요. 그치요?
제 자신 안에도 가난과 죄스러움을 늘 발견하곤 한답니다.

휴식도 그립네요.
한국에 가면 계곡물 흐르는 소리를 듣는 산중에서,

파도소리 들리는 바닷가에서

조용히 머물고 올 생각을 한답니다.

기도해 주셔서 감사해요.
아이들이 잘 지낸다니 기쁜 일입니다.

형제님 건강은 어떠신지요?

투덜대지 마시고 사랑해 드리세요.

물론 사랑하신다는 거 잘 알아요.

그래요. 좋은 일, 좀 어려운 일 나눌 수 있으니 좋지요?

천주께 감사.

“봄 비 그치면 강나루 긴 언덕에 봄빛이 짙어 오것다.”

박목월 님의 시가 생각나는 밤입니다.

편히 쉬시고 행복한 나날 되시길

기도하며 이만 줄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몽골에서 마리아 수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