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날의 단상... #/** 내 마음의 풍경소리**

그리스 & 터키 여행 후기

flower1004 2006. 5. 20. 19:02

정말이지 많은 망설임끝에 결정한 여행이였다

그만큼 벼르고 벼르던 .. 꼭 가고싶던..

몇년전부터 막연하게 꿈꾸어오던 여행이기도 했다

지금의 상황으로선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

그래도 다행히 옆지기의 후원으로 강행..

 

채리네 모녀하고 배신부님 식복사인 심 루시아 씨.그리고 나.

채리 아빠가 인천 공항까지 바래다준 그날 아침은

유난히도 많은 비가 내렸다

 

공항에서 합류한 다른 팀들과 합치니 무려 30명.

차림새나 하고있는 모습들이

만만치않음이 직감으로 느껴진다

 

넓게 차지한 비행기좌석덕분에 10시간의 비행도 견딜만하다

이스탄불 공항에 마중나온  가이드 아저씨의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잠시 웃기도 했다

본국에선 역사 선생님이셨다는..

너무 완고해 보이는 모습이 살짝 걱정도....

 

호텔을정하고 여장을 풀면서

별나고 까탈스러운 성격의

루시아씨와의 10여일간의 동거가

걱정스럽기도 했다

포콜라레 영성으로 달라졌다는 채리어멈의 말을 믿을수밖에...

 

이스탄불에서앙카라로. 콘야로 파묵깔레로 에페소를 가고....

지하도시도 가고..

별천지같던 궁전도보고...

지중해에서의 크루즈 항해는 환상이었다.

항구에 가득하던 어마어마한 여객선..

마을 한가운데 하이얀 비석들이 인상적이던 .... 

애기나 섬 에서는 콧수염난 이태리 할아버지같던 분이

끄는 전통 마차를 타며

작은 골목길을 돌아 그림같던 작은 마을 에서

담장에 흐드러진 이름모를 꽃 무더기에 취해도 보며

인사동 골목같은 전통 거리에서 은세공품을 쇼핑하며

찜찜하게 떠나온 집을 잠시 잊어 보기도 했다

 

일행 중에는 내 또래의 친구모임이 있고

73세의 서울대 동창이라는 할머니친구팀.

순박하지만 교양있어 보이는 춘천댁팀들은

그쪽에 시댁이 있다는 이유로 나에게 유난히 친절했다

그리고 알만한 기업의 임원이었다는

점잖은 할아버지와 그부인.

그리고 지금 막 만나서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재혼 커플같은 부부와 그 친구들...

대학 동창이라는 70대 왕언니 팀들은

아직도 영자야! 순자야!를 외치며

서로 의지하며 여행하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 다웠다

헤어질때 아쉬어 하며

여행내내 이뻐라 하시던 모습이 너무 고와

이 다음  70대의 나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몇일이 지나자 결국 걱정하던 일행중 한명의

본성이 나타나기 시작...

보이는 것은 다 시비거리이며. 불만 투성이이며...

그 변덕스러움은 거의 광기에 가까웠다

인간이 가진 본성은 어쩔수가 없나보다

다중인격자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다행히도 나에게만 별시비가 없고 친절 하기까지해서

참을만 했다. 그런데 조금 창피~~^^*

 

내또래의 친구팀중 하나가 기침감기가 몹시 심하다

한보따리의 약중에서 기침약을 주니

거의 감동으로 어쩔줄 몰라 한다

태국여행때의 내모습이 생각난다

그땐.. 아무도 기침하는 날 도와주지 않았던 기억이 씁쓸하다

별난 인연들... 여행을 통해서 만난 인연들은

어쩌면 더 순수한지도 모른다..

선입견이 없는 지금의 모습 그대로여서일까??

 

지중해의 아름다운 해변에서의 어울림.

눈부신 햇살로 누구나가 쓴다는 선그라스는

현지인들에게 더 잘 어울렸다

모두가 자~알 생긴 영화배우같다

 

하루 여섯번의 이슬람 코란낭송으로

예배시간을 알리는 터키의 일상적인 생활..

히잡으로 평생을 , 세상을 가리고 사는 터키 여인들....

친절하고 호의적이며 너무 장삿속이지도 않으며

웃음을 잃지않던.. 어느 골목길 에서 만난 젊은 청년.

 

로마인들이 만들었다는

어마어마한 지하물탱크에 놀라고

수 백명이 살았다는 지하도시..

자연 풍화로  기이한 모양이 된 바위를 보면서

자연의 신비함에 빠져보고...

 

궁전의 화려함에 넋을잃고...

다양한 치즈와 다양한 빵과

그리고 양고기와 향긋한 커피...

피망속에 고기와같이 볶아서 찐 케밥요리

그리고 한잔 포도주의 향긋함...

 

그들의 정신은 충분히 풍요해 보였다

갖은 치장으로 멋을낸 우리네와는 달리

소박하고  근면한 주민들.... 

지중해변에 즐비한 별장들 ..

그앞에 거만한 요트들조차도

사치해 보이지않는건 그들의 문화때문일까?

그 넓디넓은 기름진 국토 적은 인구...부러웠다

 

조상들이 살다간 흔적만으로도

몇세대가 관광으로 울궈먹고 살아도 되는 민족...

좋은 환경. 좋은 조건으로 조급해 하지않아도

충분하게 여유스러움에 취해도 되는 나라...

상대적인 빈곤감에 잠시 초라해진다

대리석이 흔해서 길바닥도. 벽도. 천정도

모두 대리석인..그들의 주거환경...

가로수조차도 잘 익은 오렌지가 주렁 주렁인 나라...

 

10여일간의 여행을 하며 많은 사람들과의 인연을 맺고

인간과 자연과. 그리고 지난 과거와 현재가 같이 공존하며

살수밖에 없는  절대 불가결을 느껴본다

 

파묵깔레에서의 손목시계사건이

안타깝고 가슴 아픈 추억일것같다

 

에기나섬 작은 골목길에 있는 작은 상점앞에서

대~한민국을 혀짧은 소리로 외치던

어린 소년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랑..

눈부시던 에게해의 크루즈 투어랑

한적한 어느 골목길에서 만난

선량한 할아버지의 친절함도 잊지 못할것같다

야생화처럼 무리지어 피어있던 빨간색의

강렬한 양귀비꽃을 내머리 속에서 언제까지 키우고싶다

 

10일간의 여정을 접으며

또다시 우울하고 지루한 현실로  빠질지라도

여행하는 동안은 충분히 행복했었기에

다시금 힘을 얻어 열심히 살것이다

또다시 돌아온 현실은

심한 두통속에서 살지라도.

때론 아둔하게.. 때론 바보처럼..

때론 영리한 여우처럼 현실과 타협하며...

또 다른 여행을 꿈꾸며 살것이다

그때가 언제일지 몰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