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욱 교수님의 권유로 위관삽입 시술을 하기로 했다.
음식물을 거의 20여일 섭취하지 못했다.
체중이 약.15kg이나 감소 했다
음식. 먹는 거라면 거의 광적인 울 남편.
암이라는 병에 대한 공포보단 먹지 못하는 절망감에 거의 좌절이다.
침샘이 막혀 침조차 안 나오고 가래만이 끝이 없다.
멀건 포도당 주사로만 오늘은 버틴다.
마약성분의 가그린으로 목에 통증이 조금 가라앉고
구토를 하지 않아 살 것 같다.
토하는 환자 옆에서 갑자기 죽을 것 같은 허기를 느낀다.
갑자기 응급실로 이송되어 시장판 보다 더 복잡한 구석 병상에서
나 지금 공포에 떨고 있다.
어느 병상에서인가 통곡소리가 들린다.
누군가 죽은 모양이다.
“응급실에서의 오후”
우리 왼쪽 침상엔 71세의 곱디고운 고급스럽게 늙은 내외가
오른쪽에 55세 젊을 것 같은 아주머니가
그리고 옆에는 시골에서 올라온 할머니가 지방에서
췌장 뭔 수술인가를 한 빨간 내복을 입고
분홍색 꽃 파자마를 입은환자 .전형적인 시골할머니
“오메 아픈 것..” 하며 거의 울부짖는 할머니 옆에서
흑백 사진에 나오는 그런 할아버지가 (윗눈썹이 길어 이상한)
엉치가 튕그러져 불편한 절룩거리는 다리를 지팡이에 의지한체
어쩌면 그리도지고지순하게 간병을 밤새 하시는지...
무슨 흑백영화를보는것 같다
또 그옆 그옆 . 침상 34세 이정우.
이 젊은이는 어느 술집 삐끼였나보다.
두 다리가 부러져 쇠 철심으로 이상한 공사를 해놨는데
고통이 너무 심해서 인지 모르핀 주사를 너무 많이 맞아 동공이 풀려있다.
그리고 끝없는 혼수상태의 넋두리
“명자야! 방 비었다. 상 들여가라..
아저씨 한번만 봐주세요...씨*,,, 더러워서 못살겠어.."
5분마다 정기적으로 하는 헛소리가 거의 그 청년의지나온 삶이 보인다
의사들은 지쳐있고 간호사들은 그래도 열심히 재빠르게 움직이며
좁디좁은 병상사이를 누빈다.
끝없이 이어지는 신음소리..신음소리....
이름모를 악취와 공포에 질린 눈빛들과 그리고
모두가 적대감에 거의 폭발직전의 화산 같다.
우리 옆 고운 할아버지 옆에 27세의 권승우. 젊은 환자.
대구에서 치료받다 큰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하는 게 소원이여서
무작정 올라온 그 청년은 위암수술 후 요양을 잘 못하여
온갖 데로 전이되어 손을 쓸 수 없는 지경까지 돼버린
이쁜 동남아스러운 청년은 쓰레기통을 안고 참으며 참으며.
얼굴이 벌건체 토하는 소리를 내어 내가 죽을 것 같이 심장이 아프다.
그 청년 엄마가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 또 그렇게 토하다 내 눈이 마주쳤다
나도 모르게 "내가 뭘 도와 줄까?"하니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든다.
복부가 돌처럼 뭉쳐서 아파 신음하는 다 큰 아들의 배에 손을 넣어 쓸어주며
너무도 가만가만 노래를 불러주며 아들을 달래는
선하디 선한 그 어머니의 눈을 보여 하마터면 울컥하고 울음이 쏟아질 뻔 했다.
그 조그맣게 부르는 노래 소리가 너무도 작아
나는 엄마가 흐느끼며 우는 소리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 엄마는 조용한 얼굴로 무슨 노래인지를 그 아들을 위해
마치 자장가처럼 노래를 부르며 부르며 배를 쓸어주고 있었다.
이 세상에서 이렇게 고운 노래도 있었구나...나는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눈물을 .울음을 참아 눈알이 아파온다.
이 전쟁터. 살기위한 처절한 이 전쟁터 한가운데에 나도 있구나..
새벽이 되어서도 불은 여전히 밝고 잠들은 자 없고
여전히 심전도 계측기소리는 정지할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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