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대강 씻고 화장을한다
밤새내린 이슬로 썰렁한
자동차의 시동을 켠다
부시시 잠이 덜 깬 눈이 천근의 무게로 열린다
붉기도 전에 떨어져 누운 낙엽위로
집없는 고양이는 야윈 등어리를 더 깊이 웅크린다
오늘은 별로 붐비지 않는 길을 달려
전철역 앞에 내려놓은 짝꿍의 뒷모습이
오늘따라 유난히 을씨년 스럽다
라디오의 볼륨을 높이고 네비게이션을 켠다
한결같은 목소리로 안내하는 여자의 멘트 조차
오늘이 어제같음을 깨닫게한다
똑같은 차선을 따라 똑같은 속력으로
난 또 오늘을 달려간다
밤새 아파하던 옆 짝꿍의 투정도.
눈을 부라리며 차선을 방해하는 버스기사의 눈 흘김도.
예사롭지가 않는데 허둥대는 초보 운전자의 꽁무니를 따라
매연 가득한 시내로 난 전쟁을 하러 간다
라디오에선 청계천 길이 막히고.88올림픽도로에선
사고 차량 때문에 길이 막힌다고 .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숨가쁘다
시청앞 잔디 광장엔 오늘 저녁 서울의밤 축제 행사로
무대를 꾸미는 인부들의 손길이 바쁘고.
바람은 왜그리 맨날 부는지...
아직 문열지 않은 어둑한 상가엔
이제 막 한줄기 햇살이 비추이는데...
오늘도. 에어컨을 .난로를. 그리고 먼지 묻은 전기 요를 팔아야한다
몇명씩 딸린 식솔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우리는 또 전쟁을 해야한다
밤새 잠자던 컴퓨터를 깨우고 난로의 심지에 불을 당긴다
무 채색의 사람들...아무런 표정도.아무런 내색도 없는 이웃들의
얼굴을 보며 난 .인스턴트 커피를 탄다
가난해 보이는 어떤이가 아침부터 석유 곤로를 찿는다
석유 곤로가 물을 데우고 끓이는 용도가 아니고
노점상인의 궁둥이를 덮혀주는 난로 . 온돌 의 용도임을
많은 이 들은 모를 거다
80년대의 번화함을.번창함을 .그영광을 뒤로하고
이제는 퇴락한 양반집 앞마당을 연상케한다
상인들은 이미 지쳐있고.
물건을 사러 나온 사람들도 지쳐 있음이 전해져 온다
많은 가장들이 이전쟁에서 살아 남아
아들 딸을 교육 시키고 시집을 .장가를 보내야 한다
연로한 부모님 봉양도 아직 내몫이고...
내가 . 누군가한테 이렇게 이야기 했다
우리집의 가계가 힘들면 나라 경제가 힘든거라고....
그런데 그건 나의잘못된 생각임을 깨닫는다
많은 사람들이 한자락의 땅뙈기를 사고 팔고.
뭔지를 한껀을 해서 부귀영화를 누린다
이 절망스러움과 막막함이 눈치채지 않도록 .
아니 벗어나길 기도하면서
지친 화이팅을 해야만한다
이 가을을 . 이가을을 느낄 경황도 없이......
2005년 어느날... 사무실에서. by 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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