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마나아&그루지아)#

[스크랩] [코카서스] 그루지아 (1)_ Life @ 수도 트빌리시

flower1004 2010. 2. 1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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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빌리시 외 그루지아에 대한 완소 정보를 얻고 싶다면,  

http://blog.daum.net/gvino  (광범위한 정보량에 세심한 정리까지 감동의 도가니~)

 

아울러, 소비에트 연방을 비롯해 전세계 각지에 걸친 전문가 포스의 사진과 여행기를 참고하고 싶으시면,

 

http://www.quantastic.kr/

http://blog.naver.com/russiana 

(이 분 사진 너무 잘 찍으셔서 사진전도 여시고 러시아어도 하시고 정리도 기똥차게 착착착 하시고 나의 모델 중 한 분 ㅠㅠ)

 

 

wikipedia.org

서쪽의 Abkhazia, 중북부의 South Ossetia 지역은 영토분쟁으로 희생자와 난민이 다수 발생.

(관심있으신 분들은 구글링으로 고고우~ 아울러 그루지아는 체첸 분쟁으로 유명했던 그 체첸 지역과도 상당히 가깝다)

 

 

아르메니아 국경을 넘어 그루지아 편으로 들어섰을 때는, 오후 3시 가량.

국경을 넘는 사람들은 거의 없어 국경사무소는 한산하고, 한 가지 걱정이 또 피어오른다.

바로 국경에서 수도 '트빌리시(Tblisi)'로 가는 교통편을 물색하는 것. 사나힌 홈스테이 주인 말로는 분명히 대기중인 마슈르트카가 있을 거라지만, 이미 알베르디에서 배신을 당한 뒤로는(-ㅅ-) 아무 것도 믿을 수 없었다. 여주인만을 탓할 수 없는 게, 버스운행이 상황에 따라 유동적인 것 같다. 역시 국경을 넘었지만 버스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여행객은 오로지 나 하나에, 황량함 그 자체다.

이거이거 국경에서 밤새며 내일을 기다리거나(ㅡ_ㅡ), 대기중인 택시타고 거금을 주고 트빌리시까지 가야 할 판.

불확실성의 시대의 해악 ㅠㅠ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again) 한바탕 진땀빼다 운좋게 어찌어찌해서 -_- 트빌리시 행 마슈르트카에 탑승하는 데 성공.

때마침 나타난 기본적인 영어를 구사하는 그루지안 소녀 덕분이다.

  

 

양떼에 길이 막히는 건 다반사

 

 

소녀와 트빌리시 행 마슈르트카를 기다리며, 정류장에서.

중국인들의 해외진출과 유구한 역사에는 설핏 존경스러운 면도 있다.

각각 한자, 그루지아 어, 러시아어로 씌인 '키타이스키 마가진(중국인 상점)'

 

 

기다림의 미학


 

그루지아의 수도, 트빌리시(Tbilisi)

 

 

 

디듀베(Didube).

각지로 오고 가는 마슈르트카 집결지이자 지하철역, 거대한 상설시장이 있다.

 

 

낡았지만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트빌리시 시민들의 발, 메트로.

창구에서 돈을 내면 주황색 플라스틱 토큰을 티켓 대신 내어준다. 거리에 관계없이 동일 요금 (역도 많지 않다).

주요역 통로마다 고객서포트 역할을 하는 하얀 부스가 있어, 그 안 직원에게 질문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면 친절히 답해준다.

 


 

호스텔 부근

 

 

그루지아의 종교는 그루지아 정교회(Georgian Orthodox).

Orthodox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러시아나 에스토니아 등에서 볼 수 있었던 저 뾰족한 탑을 호스텔 골목에서도 볼 수 있어 반가웠다.

마치 동화나라에 있을 것 같은 저 독특한 지붕.

신실한 그루지아인들은, 교회가 눈에 띄면 지나가다가도 성호를 긋거나 모자에 손을 얹으며 경의를 표하곤 한다.

 

 

저가 호스텔들이 주루룩 위치한 루스타벨리 지하철역.

골목 노점에서 치즈와 과일을 사 가는 사람들.

싱싱한 야채와 과일을 파는 상인들이 널려있다. 체리가 싼 덕에 얼마나 신나게 먹었는지~ @0@

 


 

호스텔- Dodo's, Irene's, Karina's

 

장기 배낭여행자의 대원칙 중 하나는, '숙소가 안락하면 체류가 연장된다'는 것.

예레반에서 못지 않게, 트빌리시에서도 안락한 호스텔 덕에 꽤 편하게 생활할 수 있었다.

본의 아니게 하루이틀 단위로 론리플래닛에 수록된 저렴한 세 개의 호스텔들에 묵어봤는데, 옮겨다니느라 피곤했으나 덕분에 서로 다른 분위기들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배낭여행자 대상 호스텔들은 '루스타벨리 역' 에 몰려있다. 호스텔이라곤 해도 대부분이 확장된 '홈스테이' 형식이라, 집주인이 경영을 도맡고 식사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프라이버시가 침해된다고 불편해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따뜻한 가족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선호하는 숙박객들도 있다.

 

비교를 하자면,

1) Dodo's: 

Dodo라는 이름의 이탈리아 할머니가 운영하는 호스텔. 할머니는 이탈리아어, 아르메니아어, 영어, 불어, 독일어 등 다국어에 능통하다.

('능통'은 좀... 과장같더라마는 -_-) 샹들리에가 늘어진 도미토리 인테리어가 고풍스러웠지만, 부엌이 너무 허름해서 이틀 묵고 도망나옴. -_-

 

2) Karina's:

Karina란 이름의 젊은 금발 여성이 운영하는, 말 그대로 2인실 손님방 하나짜리 홈스테이다.

Karina는 그녀의 어머니(또는 할머니_나이가 아주 지긋하신 걸 보면), 그리고 7, 8살 된 딸과 함께 지내는데, 낮이나 밤이나 일 때문에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았다. 세 가족 중 유일하게 영어가 통하는 사람이자 실질적인 매니져는 Karina. 나머지 할머니와 딸은 전~혀 불가능.

매력이라면 후진 시설만큼 무지무지무지하게 방값이 싸고 (1박당 1,500원?), 비록 말은 안 통하지만 그루지아의 중하층 서민들의 삶을 이틀이나마 가까이서 느꼈다는 것. 카리나가 나가고 나면 떼쟁이 딸이 난리법석을 치고, 기운없는 할머니는 목 쉰 소리로 헉헉대며 손녀(증손녀?)를 꾸짖는다.  

 트윈침대가 사이좋게 놓여진 좁아터진 침침한 골방에서, 마침 카자흐스탄에 연구차 나와있다는 지적이고 선한 타입의 미국남자애와 이틀간 묵었다. (?? 로맨스고 썸씽이고 뭐고는 전혀 꿈도 꿀 환경이 아니었음. 그 열악한 시설;;; ㅡ_ㅡ;;;) 카리나가 나가면 그녀의 어린 딸은 손님방(-_-)에 수시로 쳐들어와 장난을 걸고, 떼를 쓰고 소동을 피웠는데, 특히 나는 아웃 오브 안중이고 미국 남자애한테 유독 매달리고 안기고-_- 좀 수위를 넘어가며 숙박객에게 장난을 쳤다. (받아주느라 진땀빼는 미국아이 ㅡ_ㅡ;;)

 

진땀빼는 미국남자애와 사정없이 기어오르는 그루지안 소녀, 그걸 바라보며 우리는 주고받았다.

 

"이 애가 이렇게 젊은 남자한테만 집착하는 건, 아무래도 아버지(father figure)의 부재 탓 아닐까??"

"내가 듣기로는 그루지아의 많은 남성들이 러시아 등지에 가서 일을 하고 있대. 실질적인 기러기 가족(?)인 거지.

 카리나는 무슨 일을 하느라 이렇게 집에 없는 건지 모르겠어."

 

으잉??? 그리고 은밀하고 의구심 섞인 시선의 교환 -_-;;;  왜 이래, 이거야말로 클리셰 아냐? ㅡ_ㅡ;;;

 

 

3) Irene's: 마지막으로, Irene이란 중년여성이 운영하는 가장 마음에 들었던 숙소.

 조금은 을씨년스러운 아파트 현관을 들어서면 돌로 만든 사자가 조각된 층계가 나온다. 밤에 계단과 통로에 불이 꺼지면 은근 으스스한데, 집안은 부산스럽고 아늑한 분위기. 주인 아이린은 안경을 쓴 50대 가량의 사교적인 여자로, 로비 겸 거실에는 여러나라의 국기가 걸려있고 인터넷도 공짜로 이용가능했다. (그래봤자 한국어가 깔려있는 컴퓨터가 전무해, 코카서스에 있는 내내 한국어 메일은 보내지도 못했지만- -ㅅ-)

 

Irene네서 묵었던 내 방에는, 고풍스런 벽지와 액자, 목조 가구. 한쪽 벽 책장에는 키릴문자로 된 오래된 고서들이 가득 꽂혀있었다.

소비에트 시절 무상교육과 풍부한 문화 향유 분위기 덕분에 가정마다 러시아 고전서쯤은 한아름씩 보유하고 있는 게 보통이라고 들었다. 톨스토이나 도스토예프스키, 푸쉬킨의 '원서'를 통 감조차 잡을 수 없는 게 안타깝지만, 신기해서 표지도 쓸어보고 페이지도 넘겨보고 했다.  

 Irene's에 머무는 3일간 아무도 내 방에 체크인을 안 해, 완전 독방 겸 사용하며 자유를 만끽했다. 오랫동안 도미토리에 묵다가 아늑한 내 방이 생긴 기분이란... @0@  남의 시선 신경쓸 필요없이, 맨날 체리를 한 가득 사 와 살라미와 커다란 빵, 맥주와 함께 더 이상 못 먹을 때까지 먹어댔다. -ㅅ- 룸메이트가 없어 외로운 듯 하면 역시 아이팟으로 음악을 틀어놓고, 만찬이 끝날 쯤엔 달달하게 취해, 침대에 벌~렁 드러눕거나 커텐을 열고 창밖을 살핀다. 어둠이 깔리면 저만치 TV/라디오 타워가 동화속의 등대처럼 빛을 밝히고, 밝을 때는 귀여운 동네 꼬마들이 거리에서 놀이에 한창이었다. 그 여유란... :)

 


 

트빌리시 시내 산책

 

 :)

 

그루지아 문자. 무슨 내용일까?

 

 

자유의 광장(Freedom Square)

 

 

트빌리시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나리칼라(Narikala) 요새에 올랐다.

트빌리시 시내 전경이 한 눈에 바라다보인다. 멀리 언덕위의 라디오 타워.

주요 아이콘은 이름을 언급할까 했으나- 발음과 표기가 너무 어려워서 생략 -_-

 

 

입점 건물에 따라서 맥도날드 마크가 고급스러워 보일 수도 있구나.

트빌리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저 황갈색 벽돌은, 해가 기울면서 유난히 따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트빌리시 구시가지.

사진을 찍으려니 마침 고양이가 줄달음친다. ㅠㅠ

 

 

알코올에 축복을!!!

이란에서 곧장 코카서스로 온 여행자들이 왜 열광할 만한지 알 것 같다.

4년(-_-) 동안이나 여행을 했다는 미구엘이, 어쩌다가 장장 3개월이나 그루지아에 '정착'하게 됐는지도 조금은...

 

 

출처 : 여자 혼자가는 여행
글쓴이 : halfmoonwish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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