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내용은 버드나무 님께서 저희 무지개다리측으로 보내주신 순례기 원문입니다.
9월 27일 (토).
시나이 산(호렙산: 황량한 지역, 사막, 광야)은 시나이 반도의 남쪽 끝에 솟아있는 2,285m의 높고 험한 바위산으로
모세가 하느님으로부터 십계명을 받으며 40일 동안 머무른 산이고 발현한 하느님과 대화한 곳이고 예언자 엘리야가
피신했던 산이다.
시나이 반도는 아시아 대륙의 서쪽 끝 이집트와 이스라엘을 잇는 연결지점에 위치해 있으며 지도상으로 보면 역삼각형 모양이다. 북쪽은 지중해이고 남쪽 두면은 수에즈 만 홍해와 아카바 만 홍해로 둘러싸여있으며 시나이 산의 이름을
따서 ‘시나이 반도’ 라 한다.
이집트를 떠난 이스라엘 백성들은 곧바로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시나이 반도에서 38년을 지내면서 하느님을 체험하고 그의 뜻을 받았고 이를 통해 그들은 축복을 받거나 하느님과 계약을 맺었으며 하느님의 선택받은 백성이 될 수
있었다.
모세는 “물에서 건져낸 아이”란 뜻이다.
기원전 1350년경에 히브리인으로 태어났으나 파라오 딸의 양자가 된 모세는 궁중에서 자랐다.
모세는 40세가 되어서 히브리인임을 자각하고 자기 동족을 돌봐주기로 결심했다.
근로감독자를 살해한 자신의 반역행위가 탄로 나자 파라오의 보복을 피해 도망친 미디안 광야에서 40년 간
장인의 양떼와 염소 떼를 치는 목자로 생활을 하던 중에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
노예생활에서 해방시켜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인도하면서 시나이 산 계약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을 하느님백성으로 새로이 태어나게 하는 중개자가 되었다.
가이드는 어제 버스 안에서 시나이 산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주었는데 그 높은 바위산을 어둠속에서 안전하게
등정할 수 있을지 모두가 두려워하므로 나는 순례자들에게 어렵고 힘들더라도 두 번 오지 않는 기회이기 때문에
전원이 등정하자고 제안 하면서 격려했다.
새벽 02시에 출발하여 시나이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하늘에는 별도 많고 그 빛이 너무 아름다웠다.
아브라함에게 “네 자손이 저 별들과 같이 번성하리라”하신 하느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성 카타리나 수도원을 지나 계곡에 들어서니 낙타의 분뇨냄새가 미간을 찌푸리게 했다.
이곳에 거주하는 베다인(유목민)들은 이 산을 오르는 순례자에게 낙타를 세주며 살아가고 있는데
낙타는 오히려 장애물일 뿐이다.
오늘날 순례자들은 해발 1,500m 에 위치한 수도원에서부터 오르기 때문에 실제로 걷는 거리는 약 800m 정도지만
어둡고 험한 돌산 길을 오르는 것은 고행 그 자체였다.
모세와 십계명을 묵상하면서 열심히 오르던 길을 뒤돌아보니 뒤 따라오는 행렬의 손전등이 떼 지어 올라오는
반딧불 같았다.
힘겹게 정상에 오르니 성삼위일체 성당과 이슬람 교 사원이 우리를 맞이했고 정상에서 05시 30분에 맞는 일출관경과
눈 아래 펼쳐진 바위산은 장관이었다.
사진기 셔터를 누르랴, 찬란히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소리를 지르랴, 서로 껴안고 축하해주랴, 더 많은 기를
받기위해서 심호흡을 하랴 한참 부산을 떨었는데 일교차가 30도이므로 방한복을 입어도 오래 머무를 수가 없었다.
하산 길에 산중턱에 자리를 잡고 강의를 듣고 미사를 드렸는데 성지에서 야외미사를 드리니 출애굽 당시를 체험하는
것 같아서 감회가 깊었다.
인솔자이신 차 동엽 신부님의 명쾌한 강론이 이른 아침 높은 산에서도 유감없이 펼쳐졌다.
“이곳은 교회의 시원(始原)으로 모세가 하느님과 직접 대화하신 곳 이다.
사제는 소금이고 거룩한 민족은 하느님의 빛이다. 이곳의 하늘은 뻥 뚫리어 있다.
어디서도 우리를 꿰 뚫어보고 계시는 전능하시고 자비하신 주님은 우리 모두의 고통도 알고계시고
우리의 원의도 들어주실 것이다.“ 라고 말씀 하셨다.
가슴이 뛰면서 몸이 뜨는 기분을 느꼈다.
1독서는 탈출기의19,1-8의 말씀이었다.
‘이렇게 이스라엘은 그곳 산 앞에 진을 쳤다. 모세가 하느님께 올라가자. 주님께서 산에서 그를 불러 말씀하셨다.
“너는 야곱집안에 이렇게 알려주어라. 너희는 내가 이집트인들에게 무엇을 하고 어떻게 너희를 독수리 날개에 태워 나에게 데려 왔는지 보았다. 이제 너희가 내말을 듣고 내 계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가운데에서 나의 소유가 될 것이다.
온 세상이 나의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나에게 사제들의 나라가 되고 거룩한 민족이 될 것이다‘ 이것이 네가 이스라엘인들에게 알려 줄 말이다. 모세가 돌아와 백성들의 원로들을 불러, 주님께서 분부하신 이 모든 말씀을 전하였다. 그러자 백성이 다함께 ”주님께서 이르신 모든 것을 우리가 실천하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모세는 백성의 말을 주님께 그대로 아뢰었다.‘
통성기도를 할 때는 마치 하느님과 마주앉아서 대화하는 것 같아서 무릎을 꿇었다.
미사를 마치고 산 입구까지 내려와서 떨기나무가 있는 성 카타리나 수도원을 들렸다.
시나이 산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를 ‘카타리나 산’이라고 부르게 된 것은 1000년 경 이곳에서 성녀의 유해가
발견되면서 부터이다.
성녀는 수도생활을 하다가 막시미아누스황제(286-305)의 박해 때 순교했다.
하느님과의 악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모세에게 불평을 하면서 잠시 우상을 숭배했던 이스라엘 민족은 광야에서
오랜 기간 동안 많은 고통을 받고서야 겨우 2세들이 가나안 땅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여정길이
경건해지며 옷깃이 여미어졌다.
늦은 아침밥을 맛있게 먹고 여정 버스에 올랐다.
버스 안에서 눈을 감고 묵주를 굴리면서 묵상했다.
하느님의 말씀을 제대로 믿지도 않고 있는 나의 신앙생활을 깊이 반성하면서 시나이 산 순례를 통해
신앙인으로 더 성숙할 것을 거듭 거듭 다짐 했다.
버스를 타고 3시간 만에 티바 국경에 도착했다.
아카바 만은 너무 맑았고 건너에는 육안으로 요르단이 보였다.
입국수속이 너무 까다로워서 일행은 작렬하는 길거리에서 2시간 이상 기다리며 모세가 이끈 이스라엘 백성들과
똑 같이 또 불평불만을 털어놓았다.
인간들은 정말 의지가 약한 간사한 존재인가보다. 주님 불쌍히 여기소서! 아멘!
이스라엘로 입국해서 요르단을 넘어갈 때는 이미 날이 저물어서 호텔로 직행해서 투숙했다.
요르단(Jordan)은 아라비아반도 북서부에 있는 국가로 공식명칭은 요르단 하심공화국,
수도는 암만, 인구 550만 명, 면적은 89,000평방키로 미터, GNP는 3,000불이고 아랍어를 사용하며
이슬람 종교 재판소가 운영되고 있다.
1918년 영국의 알렌비 장군이 터키 군을 몰아낸 뒤 영국의 위임통치령이 되었다가 1946년 3월 22일에 독립한
입헌 군주국으로 후세인의 뒤를 이어 압둘라가 통치하고 있다.
북쪽으로는 시리아, 북동쪽으로는 이라크, 동남쪽은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서쪽으로 이스라엘이 접해있으며
사막기후로 일교차가 크다.
이스라엘 국경 주위에는 군인들의 검문이 자주 있으므로 번거러워도 여권을 항상 휴대해야한다. 번수 없이
여권을 꺼내는 통에 나는 주민등록증을 분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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