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용 가방이 짧은 치마를 입은 여자를 질질 끌고 가고 있다 여자가 뒤뚱거리며 본능적으로 도망 치려할 때마다 가방은 소나 양을 몰듯 짧고 팽팽한 여자의 다리를 몰아 세운다 바람이 가방을 붙들고 늘어질수록 지능적인 손잡이는 여자를 더 세게 움켜 잡는다 허둥거리며 가방을 쫓아가는 저녁은 양수가 터진듯 미끌거리는 그림자를 질질 흘리고 있다
입을 꽉 다문 가방도 맘 가볍진 않았으리라 여자의 사생활에 끌려가던 하늘색이 점점 어두워진다 복잡한 발길들이 우선멈춤하고 선 공항입구 교차로 신호등이 길을 접었다 펴는 사이 가방은 비행기의 자궁 속에서 새롭게 콤플렉스를 착상중이다
[출처] 미스 프로이트의 가방 / 김옥전 |작성자 번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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