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날의 단상... #/** 나의 삶.그리고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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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wer1004 2009. 7. 21. 15:13

** 이집트에서..**

http://cafe.daum.net/happytravelsystem/EgHU/3028

이집트& 이스라엘& 이탈리아 (로마. 아씨씨)여행기

 

 

여행을 한다는것....

어딘가로 떠난다는것...

그것은 설레임이며 희망이며 산다는것이다. 

나에겐....

처음으로 유럽을 간다는 그 설레임이 96년도 이던가?

대부님 내외와 산하네와 우리부부.광명 성당 모임에서

성지순례라는 이름으로 떠난 그설레임을 잊을 수가 없다

12년 만에 다시 떠나는 또다른 성지순례여정..

오류동 예수수도회 수녀원 원장 수녀님 밑에서

몇년동안 성서 공부를같이한  형님들과 무리를 하며 떠나는 이번 여행은

나에겐 링거 한병의 포도당 같은것이였다

갱년기 클리닉중에 발견한 가슴의 작은 종양들이 악성일지도 모른다는 불안.

정밀 검사를  뒤로 미루고  그렇게 떠나는 이번 여행이

지난 ..옆지기의 12년전 그때 와 너무 닮아 있어서 

기분나쁜  불안을 안고 떠나야 했다

 

인천 공항에서 수원교구 비전동 성당 신부님과 교우들이 합류를 하고

이집트 카이로 가 첫번째 기착지.

처음 보는 사람들과의 동행은 문제가 안된다

어색함 같은것은   같은 신앙인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도

충분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긴 비행끝에 5월 임에도 이글 거리는 태양아래

36도가 넘는 더위와 거센 모래 바람은

충분히 주눅이 들  정도이고

카이로 시내에 근접해 있는. 사막의 경계선에 있다는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의 거대함이 

거기가 이집트라는 사실이 실감이 났다

그 시절 . 파라오의 권위가 하느님을 능가 하던시절 ..

수많은 사람들의 고된 노동과 희생으로 건축된 그 피라밋 그림자 아래선

더위에 지친 많은 순례자들과 여행객들과 현지인들과

거친 숨을 몰아 쉬는 낙타들이 널브러져 있다

근처 박물관에선 왕들의 온갖 사치품들과 그들의 살다간 흔적들이 

상상을 불허 할정도의 부귀영화가 눈에 보이는 듯 하고

 

끝도없이 이어지던 사막. 사막...

어쩌면 이 세상이 모두 사막일지도 모른다는 공포감.두려움 .고립감...

그리고 어찌 해볼수없는. 한없는 무력감...

풀 한포기 없는 .. 생명감이라고는 어디에도 있을것 같지않은  그 황량함..

이다지도 척박한 이땅에서 신 이란 절대적이었으리라

그 적막의 모래 사막과 돌 뿐인 산들....

황량한 모래 언덕 한자락 끝에 조그만 오아시스에 있는 작은 마을.

뛰어노는 맨발의 어린아이는 그래도 맑디 맑은 미소로 우릴 반겼다

조잡한 민예품을 팔아  생계를 잇는 원주민 처자들..

긴 치마 펄럭 거리며  순례객들에게 보내는 수줍은 미소는  

지친 삶조차  천성인듯 싶다

이름모를 나무아래서 모래바람과 함께 드리는 미사는

어쩌면..가슴으로  하느님께 드리는 간절한 기도인지도 모른다.

 

축복의 땅이라던 시나이 반도..하지만 살아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하느님과의 소통만이 백성들을 살릴수 있다는 모세 할아버지나

그 백성들의. 방황의 정점인 그 시나이 반도의 한자락 끝의 시나이산.

새벽 2시 부터 오르는 시나이산..

흔들거리는 작은 렌턴불 하나에 의지하며 오르고 또 오르던 산길..

낙타들의 거친 숨소리와 두런 거리는 세계 각국의 순례객들의

발자국소리만이 깊은밤의 정적을 깬다

해발 2000몇킬로의 산행은 그야말로 고행 .고행.....

4시간만에 도착한 산등성이.

조금씩 밝아오던 배두인들의 작디작은..초라한  움막에서 

손을 마주잡고 눈물로 드리는 미사는 그냥.. 감동.감동이었다

 

좁고 가파른 긴 돌계단을 올라간 시나이산 정상의 일출....

경이로움과 벅참으로 숨이 멎을것 같았다

또 다른 세상이 거기 있었다

어느나라에서 왔는지.. 누구인지..그냥 모르는 사람들의 손을 잡고

환호성으로 맞이한  그날의 태양은 

또 다른 세상의. 또다른 희망이었으리라

밝아오는 해 를 가슴에 안고 내려오는 그 많은 돌 계단들..

지친 발걸음 조차도 축복임을 난 겸손으로 받아 드려야 했다 .

 

카타리나 수도원을 들르고 모세 성당을 들르고..

또. 많은.. 이름도 기억 할수없는 많은 사막을 지난다

불모지 사막에서만 자란다는 사막 아카시아나무가

드문 드문 서 있는..  끝도없는 사막의 매운 모랫바람을 맞으며

먼저 살다간 선지자들의 척박한 삶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듯 하다   

모세 할아버지는..많은 백성들과 살아가는게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그 가파른 시나이 산꼭대기까지  올라가 하느님과 담판(?) 지으려 했을까?(ㅎㅎ..)

그들의 믿는 神 만이 절박한 삶에서 구원해 주리라는 간절함 이었으리라

쨍그랑거리는 목소리로  뭔가를 조금씩 오버 하며 설명하는 중년의 가이드.

그래도 열심인 카타리나씨의 고음으로 찢어지는듯한 웃음소리조차도

질펀한 삶의 또다른 모습으로 보여  명치끝이 아프다.

어디에서건. 누군가의 삶은. 어찌됐건... 지속 되고 있고

또 지속 될수밖에 없음을 난..무기력으로 받아 드린다

 

작은 오아시스 마을 에서 자기의 사진을 찍었으니 돈을 줘야 한다며

악착같이 쫓아 다니며 악다구니를 쓰던

열살 남짓한 남짓한 남자아이와의 신경전이

지금에 와서야 가슴이 아리다

아줌마 따라가서 살자는 말에 손을 꼭잡고 놓아주지 않던

그 작고 가녀린 여자아이의 눈망울을 잊을수가 없다

그렇게 우여곡절의 이집트 여행은 긴 여운을 뒤로 하고

이젠 이스라엘에 입성해야 한다

12년 동안 어찌 변했을지...... 

 

출처 :flower1004 원문보기 글쓴이 : 화신michaella
어려움속에 출발한 순례길을 하나 하나 집어가는 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스라엘의 모습은 어떨지.... 08.08.23 20:21

아~~~ 여행기 읽으니 가슴이 막 아려요. 님 힘내세요~~~~ 08.08.2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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