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날의 단상... #/** 나의 삶.그리고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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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wer1004 2009. 7. 21. 14:52

      아산병원 서관 12층 125병동. 암환자들이 항암치료를 받는 곳이다. 어느 누구도 밝은 얼굴이 없다. 그늘지고 지치고 공포스런 그런 얼굴만이 있을 뿐... 2년 7,8개월 전. 안개낀 어두운 새벽길을 그렇게 달려 애절하게, 절박하게, 그리고 외롭게 병상을 지키던 시절, 올림픽 대교의 어스름한 불빛을 보며 그렇게 서러워하며 지낸시절 다시는 와서는 안되는 곳이라고... 다시는, 다시는 오지않게 해달라며 간절히 기도하던 그 두해의 시간들... 오늘 난 또다시 이곳에 앉아있다. 시골에서 올라온 듯한 초췌한 부부의 병상. 그리고 젊디 젊은 청춘임에도 병고에 지쳐 철퍼덕 누워있는 병상.. 그리고 습관된 미소로 습관된 친절을 베푸는 간호사 언니들... 근데 여기 암병동 간호사 언니들의 유니폼이 하얀 가운이 아니고 초록 수술복인건 왜일까...? 왠지 모를 긴박한 죽음의 냄새가 난다. 초라하게 쭈그려 않은 보호자도, 그저 그저 지쳐있을 뿐이다. 난 익숙한 몸짓으로 병원시트위에 집에서 가져온 내가 좋아하는 꽃무늬 퀼트 이불을 꺼내 남편을 덮어주고 또 익숙한 몸짓으로 보온병에 물을 담는다. 그리고 머리에서 그냥 흘러버리는 어느 철학가의 독백을, 훈계를 읽는다. 죽음을 가까이에서 막연함이 아닌 너무도 가까운 곳에서 그것을 느낀다. 가슴이 서늘하도록... 넓고 휑한 로비를 돌아 구석진 어느 지하병실에서 방사선을 쏘이고, 매점에서 먹지도 않을 옛날 크림빵과 콩우유를 사들고 맥없이 돌아와 불확실한 미래를 평화스런 가면을 쓰고 아무렇지고 않은 듯이.. 그렇게 병상을 지킨다. 불안해 하는 가족들의 간절한 눈빛들을 생각하며 애써 태연하게 난 전장의 대장처럼 늠름한 척, 이렇게 망연하게 그냥 앉아있다. 남편의 공포와 나의 공포 중 어느 쪽이 더 무거울지.. 내가 믿는 하느님도 모르실거다. 이 전쟁이 끝나기를. 코를 불며 잠이 든, 보기엔 너무도 잘 생기고 건장한 남편의 얼굴을 보며 간절히 간절히 기도한다. 한때는 너무 미워 차라리 죽어 주었으면..하고 가만히 중얼거리다 죄책감에 고백소에 앉아 숨죽이던 순간도 있었지만, 살아서 그늘이, 허접하더라도 나의 그늘이, 아니 우리 가족의 그늘이 되어주기를 기도한다 예정된 2개월의 투병생활로 그만, 제발 .제발 이제 그만 하기를... by 화신

우와!! 글 정말 잘 적으시네요...꼭 완쾌되기를 같이 기도드립니다... 06.11.22 18:00

당신의 그정성 그대로 전달 되어 부군 꼭 완쾌되실겁니다.... 빠른 완쾌 기원 드립니다. 06.11.22 18:29

아~ 가슴 절절한 이 글,,, 눈물조차 흘릴수없는 ... 숨죽여 또 읽고 또읽고... 꼭 제마음이 거기 있는것만 같습니다.. 습관된 미소 .. 습관된 친절.. 아~ 슬퍼요 슬퍼! 그러나 마냥 슬퍼하고 있을수만은 없네요.. 님 보다 남편은 더 두렵고 가슴아플것이기에... 아무리 가까워도 대신 아파줄수가 없기때문에... 힘냅시다 님이시여~..*^^* 06.11.22 20:12

님의 정성이 하늘에 닿기를 정말,정말 기도합니다.나 자신이 환자이지만....내남편과 딸의 심정이리라 생각하니...가슴저밑바닥에서 울음이 왈칵 올라오네요.... 06.11.22 20:14

병동의 모습이 고대로 그려지면서 눈물이..... 남편분 완괘되시기를 바랍니다 06.11.22 21:05

저 역시 힘들게 투병중에 있습니다 가슴이 저미네여..님의 기도가 꼭 이루어 지길 기원 합니다. 06.11.22 21:51

Pax Christ~ 06.11.22 21:55

마음가득하게 암울함은 밀려오는데 배경이된 그림은 너무 곱군요. 푸념이고 넋두리지만 그것들이 아름답고 가슴저린 한편의 시로 승화하고 잇습니다, 님의 기도가 응답을 받으시길 진정으로 기원합니다. 06.11.22 23:54

네 정말 눈물겹습니다 꼭 나으실거예요 하이팅! 06.11.23 08:37

♥....바라시는 대로...꼭 좋아지시길 기대하겠습니다....♥ 06.11.23 08:44

환우나 보호자분들의 끝없는 슬픔을 하나님께서 위로해 주시길 기원합니다..god bless with you!!! 06.11.23 08:45

거의 1년전.. 하얀 눈 펑펑 쏟아지던 나날들...님과 같은 병원 12층 병동에서 하루에도 몇천번씩 천주님을 부르던 때가 생각나네요.. 씩씩한 울반쪽은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데 전 아직도 매일이 불안하답니다. 님! 힘내시고 기도열심히 하실거라 믿습니다. 홧티잉 06.11.23 10:22

어서 빨리 완쾌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 드림니다~!! 06.11.23 11:31

님의글...정말 공감이 갑니다..부디..잘 이겨내십시오... 06.11.23 13:50

지금은 많은 쾌차로 일상(?)생활을 한답니다..여러분들의 너무많은 관심에 가슴이 벅차옵니다.처음엔 원인 불명 전이암이라 하더니 일년만에 다시 비인강쪽으로 재발... 다시금 온가족이 함께 투병생할을 하며 긴 시간을 보내고 이제조금 ..한시름 놓았답니다.환우 여러분들..그리고 보호자여러분 힘내자구요~~~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_- 06.11.23 14:12

공감이 가는 글이 네요 수술한지 몇달 안됬지만 보호자가 아닌 환자로서 그 마음 알지요 보호자들의 괴로움 고통 알지요 힘내시고 남편분 꼭 완치 되길 기도 드립니다 06.11.23 15:41

환우의 공포와 보호자의 공포 누가 더 클지 모른다는 말이 너무 공감이 갑니다. 부디 이번 2달 치료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아프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06.11.24 15:58

님의 글 공감이 갑니다.. 늘 다니다 보면 왠지 병원에서의 생활에 프로가 된듯한 느낌~별로인데....꼭이겨 내시길 기원합니다... 06.11.25 21:29
많이 지치셨겠어요....위로의 말도 위로가 되지않는 ...그래도 어쩌겠어요....힘내세요. 06.11.24 08:34

감사드려요~ 투병중인 모든 환우들께도 힘내시라고 기도 합니다.. 06.11.24 18:42

고생이 참 많으시군요~마음으로나마 같이 할께요 ~투병중인 환우와 배우자들을 위해 기도할께요 ~ 06.11.24 23:23
고맙습니다~~ 06.11.25 17:41

모든면에서 힘드시리라 여겨집니다. 그러나 그 고통,그어려움 중에서도 하느님께서 나에게 깨닫게 하시려는 그 무엇인가를 느끼고 얻을 수 있으면 ,그것도 하나의 작은 기적이 아닐까 합니다. 기도로써 함께 합니다. 06.11.25 09:18
감사드립니다.. 06.11.25 15:24

저는재해사고5일동안3번의수술을하여습니다,5일동안큰형님이병원에왔습니다,그후부터저의혼자힘으로모든것을처리을해야만했지요,수술은20차례를해지만주의에는아무도없는것입니다,마취에서깨어나면너무나아파지만누구의도움도받지못하여습니다,그리고안구에주사를10차례를맞고,안구레이저(망막땜질)을10차례을하여습니다,그때마다너무나고통이많아습니다,그당시죽고싶은심정뿐찾아오는사람은회사관계자뿐,저의손과발은없어습니다, 지금생각하면눈물이나네요 06.11.25 11:50
희망은 갖고자 할때 생기는거라 생각합니다. 희망. 버리지마시고 힘내시길 바랍니다 06.11.25 15:26
그리스도의 남은 고통을 채우시는 환우들에게 치유와 평화를 주소서. 06.11.25 19:39

죽었으면한 마음이 진정 그대의 마음은 아니었음을 알고도 남습니다.힘겨운 그대의 비명 이었음을 함께 그 고통속에 고난당하시는 예수!! 마음에 드는것도 지나 갑니다. 고통도 지나 갑니다.주님을 믿는 이에게는 영원 뿐입니다. 06.11.25 19:47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저는 알지못하지만. 꼭 회복하셧으면 좋겠습니다.. 06.11.25 22:28

크나큰 시련속에서 기도하시는 절절한 마음에 연민으로 함께 하며 하느님의 자비와 돌봄을 간구합니다. 06.11.25 22:36

글을 읽다 저절로 눈물을 흘렸습니다. 저의 눈물이 기도이기를 바라며, 지금 겪고 있는 고통들 중 하나라도 저의 기도로 사라졌으면 간절히 바래봅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수 만번 듣고, 보아도 모를 일들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알고 계시니 화신씨를 도와주리라 믿습니다. 멀리에서 마음으로라도 움츠려진 어깨를 잠시 두드려 드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주님께 지금의 아픔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함께 치유의 은총을 가득 내려달라고 기도해봅니다. 06.11.26 21:56

정말 가슴이 아파 오는군요. 그 누구의 위로의 말이 도움이 될런지....그저 옆에 계시다면 따뜻하게 손이라도 잡아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함께 할 시간들이 더 짧은..그래서 더 더욱 가슴이 아프실겁니다.부디 내 건강 챙기시고 힘 내세요. 06.11.27 06:59

어두운 병원 복도에서 두손을 꼭잡고 기도해주시던 포콜레라 영성을 전해주시던 자매님이 생각납니다 ...많은 위로와 힘을 얻어 다시금 용사의 모습으로 씩씩하고 살아 갈것을 결심해봅니다 ..여러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06.11.29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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