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서프]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는 보수주의 논객으로 자신의 입장과 원칙에 매우 충실한 인물이다. 그는 보수정권이든 진보정권이든 부도덕한 면에 대해 부도덕하다고 말하고, 무능한 면에 대해 무능하다고 비판한다. 자신의 사상적 기반은 ‘보수주의’에 있다고 분명히 밝히면서,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정권이 그 원칙을 지키지 못할 때 분명히 비판하는 지성을 갖추고 있다.
이 교수는 이명박 정권에 대해서도 그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이 반드시 실패한다고 확신했다”, “대운하가 뉴딜이라는 것은 MB정부의 황당한 무식”, “두바이에 놀아난 MB는 무지 또는 무능한 것”이라는 등 강력한 비판을 계속해 왔다.
보수주의 논객의 '보수주의 표방 정권'에 대한 강력한 비판은 많은 관심을 끌어왔다. 그는 환경법교수로서 법학에 해박함은 물론 정치사에도 매우 해박한 지식과 통찰을 보여 오면서 많은 글을 발표해 왔다. 그리고 지난 18일 오마이뉴스와의 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다시한번 자세히 밝히는 기회를 가졌다.
이 교수는 인터뷰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조금이나마 칭찬할 만한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별로 기억나는 것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만나러 가면서 '만찬은 몬태나산 32개월짜리 스테이크로 하자'고 호기를 부린 것, '강을 하수구인양 쓰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말한 것”을 예로 들면서 국가지도자로서 이 대통령이 ‘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왜 그렇게 이 대통령을 싫어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더욱 직설적으로 답했다. MB는 도덕성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특히 “국회의원 시절 금품선거 폭로한 보좌관(김유찬)을 빼돌려서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을 되새기면서, 이런 ‘사법방해’ 범죄를 저지른 인물은 “대통령으로서 곤란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바로 미국 의회가 워터게이트 범죄를 저지른 닉슨 대통령은 법과 질서를 무시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직무수행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과 같은 것이다.
이 대통령의 인물론 뿐 아니라, 정책 분야에서도 그의 진단은 매우 냉정했다. 특히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대운하를 지지하지 않으니까 간판만 바꿔서 장사하려고 한다. 홍수 피해 때문에 4대강을 정비해야 한다면 통계적으로 홍수 피해가 많은 강원도에 지원하는 게 맞다”고 답했다.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한다는 4대강 사업은 홍수가 많은 지류가 아닌 본류에 사업이 집중되고 있으며, 경상도 에 예산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의 역사교과서 수정 논란에 대해서도 ‘수정작업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절차와 과정이 있다”는 말로 정부의 무리한 교과서 수정을 비판했다. KBS와 YTN의 사장교체에 대해서도 “정부가 방송사 사장을 임명해 보도방향을 바꾸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본질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끝으로 68년 이후 새로운 피플파워의 등장을 예상하기도 했다. 우리 나라에서 새로이 촛불이 등장한다면 그것은 ‘정부의 진압의지를 뚫고 반정부 투쟁을 하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이는 ‘보통 문제가 아닌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런 의미에서 천안문시위와 베를린장벽 해체 20주년을 맞는 내년도에는 다시금 1968년 전세계를 휩쓴 피플파워가 다시 등장할 수도 있다는 예상을 전했다.
이교수는 “68년 혁명은 ‘침묵하는 다수’를 움직여 보수파의 집권을 가져 왔지만, 40년이 지나 그 세대는 다시금 ‘미국의 오바마 정권’을 탄생시켰다”는 점을 상기하면서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예감했다.
하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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