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질환에서 면역억제제 치료
- 김원호 연세대학교의과대학 내과학교실
- 대한소화기학회
서론
6-Mercaptopurine (6-MP)과 azathioprine (AZA)은 purine 유사체로서 양자 모두 불활성의 전구약물 (pro-drug)이다. 이들 면역억제제 (immunosuppressant) 또는 면역조절제 (immunomodulator)는 생체내에서 hypoxanthine-guanine phosphoribosyl transferase (HGPRT) 효소의 기질에 대한 경쟁적 길항제로 작용하여 핵산 대사를 방해함으로써 세포증식과 면역을 억제하는 기능을 나타내므로 항대사제 (anti-metabolite)로 불리기도 한다. 6-MP/AZA는 난치성 염증성장질환 (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의 치료제로 흔히 사용된다. 가장 잘 알려진 역할은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 환자에서 스테로이드 사용을 피하면서 관해를 장기간 유지하는 면역조절 (immunoregulation) 작용이다. 그러나 면역억제제의 안전성에 대한 걱정과 효과가 늦게 나타난다는 점으로 인하여 적응이 되는 환자 중에서도 상당수는 실제 사용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까지도 이 문제에 대한 시각의 개인차가 매우 크기 때문에 치료방침의 결정이 도전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효능과 안전성의 측면에서 이들 약제의 작용기전과 약제에 대한 반응의 이질성 (heterogeneity)을 이해하는 것이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는 길이다.
[1] 염증성장질환의 경과와 일반적 치료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에서는 예측불가능한 임상경과와 잦은 재연으로 인하여 강력한 약제를 종종 필요로 하게 된다 (Slide 1). 스테로이드는 관해유도를 위한 치료에서 아직까지 가장 효과적인 약제로 인식되고 있지만 부작용이 문제이다. 크론병 환자의 약 반수는 1년간의 치료과정에서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게 되며 그중 절반은 스테로이드에 의존성 또는 저항성을 보이게 되므로 면역억제제 치료의 대상이 된다. 궤양성대장염의 경과와 약제 사용율에 대해서는 크론병에 비하여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에서의 경험에 의하면 1년이상 추정기적으로 추적이 가능하였던 129명에서 성공적으로 관해가 유도된 이후 1년, 2년 및 5년 재연율은 각각 56.1%, 77.3% 및 89.1%로서 많은 수의 궤양성대장염 환자가 관해를 장기적으로 유지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Slide 2). 한편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에서 처음 진단된 197예의 궤양성대장염에서 스테로이드 누적사용율은 1년과 2년 및 5년에 각각 19.4%, 22.4% 및 33.0%였고 면역억제제 사용율은 각각 0.5%, 2.3% 및 7.6%로서 크론병 환자 72명에서 1년과 2년 및 5년째의 스테로이드 사용율인 48.6%, 50.0%, 및 69.8%와 면역억제제 사용율인 1.4%, 5.6% 및 30.2%에 비해서는 낮으나 상당수의 환자에서 부작용의 위험도가 높은 약제의 사용이 불가피하였다 (Slide 3).
Slide 1. 염증성장질환의 치료약제 . |
Slide 2. 궤양성대장염에서 누적재연율.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에서 1년이상 정기적으로 추적이 가능하였던 129명에서 성공적으로 관해가 유도된 이후 1년, 2년 및 5년 재연율은 각각 56.1%, 77.3% 및 89.1%였고 환자의 반수가 악화되는 50% 재연기간은 11개월로 많은 수의 궤양성대장염 환자가 관해를 장기적을 유지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
Slide 3.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에서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 사용율.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에서 처음 진단된 197예의 궤양성대장염에서 스테로이드 누적사용율은 1년과 2년 및 5년에 각각 19.4%, 22.4% 및 33.0%였고 면역억제제 사용율은 각각 0.5%, 2.3% 및 7.6%로서 크론병 환자 72명에서 1년과 2년 및 5년째의 스테로이드 사용율인 48.6%, 50.0%, 및 69.8%와 면역억제제 사용율인 1.4%, 5.6% 및 30.2%에 비해서는 낮으나, 상당수의 환자에서 부작용의 위험도가 높은 약제의 사용이 불가피하였다. |
[2] 염증성장질환에서 6-MP/AZA 사용이 제한적이었던 이유와 최근의 사용 추세
6-MP/AZA가 널리 사용되지 않았던 이유는 효능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많지 않고, 부작용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크며, 투약을 시작한 이후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상당한 기간을 요할 뿐만 아니라, 크론병과는 달리 궤양성대장염에서는 대장암의 발생빈도가 높아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고 또한 내과적 치료에 실패한 경우 외과적인 수술로 대장의 염증을 완치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염증성장질환에서 6-MP/AZA를 사용하는 환자의 비율에 대한 정확한 자료는 없으나 미국에서는 약 5%, 캐나다에서는 약 7%로 추산되고 있다. 물론 중증 환자의 비율이 높은 3차 의료기관에서의 사용율이 높아서 28%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 국내에서도 6-MP/AZA 사용비율에 대한 자료는 없으나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크론병 환자 중에서 6-MP/AZA의 사용비율은 37.5% (110/293)에 달한다고 하며, 세브란스병원의 경험에 의하면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에서 5년 누적사용율은 각각 30.2%와 7.6%이다. 북미 소아소화기영양학회 회원을 대상으로 염증성장질환에서 6-MP/AZA에 대한 인식과 사용경험을 10년 간격으로 설문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이들 약제가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Slide 4).
Slide 4. 염증성장질환에서 면역억제제 사용추세의 변화. 북미 소아소화기영양학회 회원을 대상으로 염증성장질환에서 6-MP/AZA에 대한 인식과 사용경험을 1990년과 2000년 두 차례에 걸쳐 설문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이들 약제가 점차 보편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10년 사이에 크론병에서의 사용 경험은 80%에서 99%로 그리고 궤양성대장염에서는 44%에서 93%로 높아졌으며, 질환별로 볼때에도 거의 모든 적응증에 대한 사용율이 1990년에 비하여 2000년에 유의하게 높아졌다. |
[1] 크론병
궤양성대장염에서 6-MP 대사산물의 사용은 1962년 Robert Bean에 의하여 처음 시도되었으며, 크론병에서 6-MP의 효능은 Mount Sinai병원의 Present 등에 의하여 증명되었다. 이 연구에서는 하루 1.5 mg/kg의 6-MP를 1년간 사용한 환자군의 반응율은 67%로서 대조군의 8%에 비하여 유의하게 높다는 효능뿐만 아니라, 스테로이드 사용량의 절감 (75% vs 37%)과 누공에 대한 치료효과 (31% vs 6%) 등의 추가적인 이점도 밝혀졌다. 반응이 나타나기까지의 평균기간은 3.1개월이었으며, 반응을 보인 환자의 81%는 4개월 이내에 반응이 시작되어, 6-MP 투여 이후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필요함을 시사하였다.
그후 여러 연구에서 일관된 결과를 보이지 않아 이들 약제의 효능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었으나, 6-MP/AZA와 위약을 비교한 대조연구 8편을 메타분석한 Cochrane 리뷰에서 6-MP/AZA가 활동성 크론병에서 유효함이 증명되어 이러한 논란은 종식되었다. 이 리뷰에 포함된 8편의 연구에서 대상환자 총 425명 중 209명은 6-MP/AZA를 투여 받았고 나머지 216명은 위약군이었다. 전체적인 반응율은 6-MP/AZA 치료군과 위약군에서 각각 54%와 33%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 odds ratio는 2.36이었고, NNT (number needed to treat)는 5로서 1명의 환자에서 반응을 보이기 위하여 5명을 치료하여야 한다는 결과였다 (Slide 5, 6).
Slide 5. 크론병에서 6-MP/AZA의 관해유도 효과. 총 8편의 연구에서 대상환자 425명 중 209명은 6-MP/AZA를 투여 받았고 나머지 216명은 위약군이었다. 전체적인 반응율은 6-MP/AZA 치료군과 위약군에서 각각 54% (CI 47%~61%)와 33% (CI 27%~40%)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 odds ratio는 2.36 (CI 1.57~3.53)이었고, NNT (number needed to treat)는 5로서 1명의 환자에서 반응을 보이기 위하여 5명을 치료하여야 한다는 결과였다. |
Slide 6. 크론병에서 6-MP/AZA의 효능. |
스테로이드 절감효과는 5편의 연구를 메타분석하였는데 6-MP/AZA 치료군에서는 스테로이드 용량의 감소가 가능하였던 경우가 65%인 반면 위약군에서는 36%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 odds ratio는 3.8로서 스테로이드 절감효과가 우수하였다. 부작용으로 인한 탈락율은 6-MP/AZA 치료군에서 9.3%로 위약군의 2.3%보다 유의하게 높았으며, odds ratio는 3.0), NNH (number needed to harm)는 14로서 14명을 치료하면 1명에서 부작용으로 인하여 투약을 계속하기 어렵게 됨을 보여주었다. 한편 누공에 대한 효능은 4편의 연구를 메타분석하였는데 6-MP/AZA 치료군에서의 반응율은 55%로 위약군의 29%보다 높은 경향을 보였으며 odds ratio는 4.58로 높았으나 대상환자의 수가 적어 통계적 유의성은 검정되지 않았다.
관해유지에 대한 효능을 분석한 Cochrane 리뷰의 결과도 활동성 질환에서의 결과와 유사하다. 총 5편의 대조연구를 분석하였는데 대상환자 319명 중 136명은 6-MP/AZA를 투여 받았고 나머지 183명은 위약군이었다. 전체적인 반응율, 즉 관해유지율은 6-MP/AZA 치료군과 위약군에서 각각 67%와 52%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 odds ratio는 2.16, NNT는 7이었다. 사용한 AZA 용량이 높아짐에 따라 odds ratio도 유의하게 높아져 충분한 용량의 사용이 필수적임을 보여주었다. 스테로이드 절감율은 치료군과 위약군에서 각각 87% 및 53%였으며 odds ratio는 5.22, NNT는 3이었다. 부작용으로 인한 탈락율은 치료군과 위약군에서 각각 5.8%와 1.3%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고 odds ratio는 4.36, NNH 는 19였다 (Slide 6, 7).
Slide 7. 크론병에서 6-MP/AZA의 관해유지 효과. 총 5편의 대조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로서 대상환자 319명 중 136명은 6-MP/AZA를 투여 받았고 나머지 183명은 위약군이었다. 전체적인 반응율, 즉 관해유지율은 6-MP/AZA 치료군과 위약군에서 각각 67% (CI 59%~75%)와 52% (CI 45%~60%)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 odds ratio는 2.16 (CI 1.35~3.47), NNT는 7이었다. |
6-MP/AZA에 대한 치료반응을 예견할 수 있는 인자에 대한 분석에서 활동성 질환에서는 17주 이상의 치료기간과 누적사용량이, 그리고 관해유지에 있어서는 용량의 유의성이 증명된 반면 병합치료, 질병의 이환기간, 병변의 부위 및 범위 그리고 장외증상 동반 여부 등은 반응을 예견하는 지표가 되지 못함이 알려졌다 (Slide 8).
Slide 8. 크론병에서 6-MP/AZA에 대한 치료반응의 예견인자. |
[2] 궤양성대장염
크론병에서 6-MP/AZA의 효능에 대한 논란은 종식되었으나 궤양성대장염에서의 효능은 아직까지 정립되었다고 할 수 없다. 궤양성대장염에서 6-MP/AZA와 위약을 비교한 대조연구 5편의 결과를 종합하면 관해유지와 스테로이드 절감효과에 대해서는 효능이 인정되나 만성지속형 환자에서의 효과는 불명확하다. 또한 궤양성대장염에서 6-MP/AZA?효능에 대한 개방적 연구보고를 종합하면 반응율은 58%~89%이고 12개월 관해유지율은 64%~75% 정도이다.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에서 효능을 비교한 연구에 의하면 AZA에 의한 관해유도 및 유지에 대한 효과는 궤양성대장염에서 크론병에 비하여 못하지 않으므로 크론병과 마찬가지로 궤양성대장염에서도 효능에 대한 확신 때문에 6-MP/AZA 의 사용을 주저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Slide 9).
Slide 9.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에서 AZA 효능의 비교. |
[3] 부작용
6-MP/AZA와 연관된 부작용은 알러지 반응과 비알러지 반응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용량과 독립적으로 발생하는 알러지 반응은 사용을 시작하고 나서 1~4주 이내에 나타나고 재투여할 경우 훨씬 심하고 빠른 시간에 부작용이 나타나므로 대부분의 경우 약제를 계속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가장 흔한 알러지 반응은 췌장염, 발열, 관절통, 피부발진, 복통, 설사, 간염 등이다. 알러지 반응의 특이성 (idiosyncrasy) 때문에 심각한 부작용을 미리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반면에 비알러지 반응은 주로 용량의존적이므로 용량을 감소하거나 사용을 중지하면 부작용이 소실된다. 또한 비교적 늦게 반응이 나타나서 때로는 수개월 또는 수년간 사용하고 있는 도중에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중 백혈구감소증, 혈소판감소증 등 골수기능 억제와 이로 인한 감염이 용량을 제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며, 그외에 악성종양과 간염의 일부가 포함된다. 대부분의 비알러지 반응은 활성 대사산물인 6-TGN 농도와 연관되며 6-MP/AZA 대사과정에 작용하는 효소의 하나인 TPMT (thiopurine methyltransferase) 활성도와 역상관관계를 보인다.
6-MP/AZA에 의한 부작용의 빈도는 10%~39%로 보고되고 있지만 심각한 부작용은 흔하지 않다. 가장 문제가 되는 백혈구감소증의 빈도는 국외연구에서는 최대 11~20%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으나 연구자에 따라 백혈구감소증의 정의가 다양하므로 일률적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백혈구수 3,000/mm3 이하를 백혈구감소증으로 정의하였을 때의 빈도는 2~5% 정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백혈구감소증의 빈도가 외국에 비하여 훨씬 높다. 서울아산병원의 경험에 의하면 AZA를 사용한 염증성장질환 환자 110명 중 전체적인 부작용의 빈도는 41.8%였는데 구역질과 구토가 20%, 백혈구감소증이 19%로 가장 흔하였다. 세브란스병원에서 6-MP/AZA를 사용한 염증성장질환 환자 48명 중에서 백혈구감소증 (<3,000mm3)의 빈도도 31% (15/48)로 매우 높았는데 6-MP/AZA 사용 후 백혈구감소증이 나타나기까지의 기간은 평균 13 주 (4~167 주)였다.
림프종을 포함한 악성종양에 대한 우려도 6-MP/AZA 사용을 기피하게 하는 원인의 하나이지만 염증성장질환에서 6-MP/AZA의 유용성이 림프종의 위험성을 크게 상회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이다. 실제 임상에서 6-MP/AZA 사용과 연관되어 문제가 되는 것은 부작용보다는 다른 이유로 인한 조기 약제 중단인데 조기 중단율은 최고 42%에 달한다. 조기중단의 가장 흔한 원인인 구역질과 구토는 용량과 독립적으로 발생하며 용량감소로 투약을 지속할 수 있는 환자는 일부에 국한된다. 그러나 적은 용량으로 시작하여 서서히 증량하고 식사와 함께 복용하면 많은 경우에 소화기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
체내에 흡수된 이후 AZA는 효소 비의존적인 과정에 의하여 빠른 속도로 6-MP로 변환된다. AZA의 88%가 6-MP로 변환되고 6-MP의 분자량이 AZA의 55%이므로 (Slide 10) 이들 약제를 처방할 때에는 AZA와 6-MP 요구량의 비율, 즉 변환지수 2.08을 고려하여야 한다. 6-MP/AZA는 그 자체로는 효과가 없고 세포 내에서 대사되어야 활성 대사산물이 생성된다. 6-MP/AZA가 복잡한 과정을 거쳐 비활성 및 활성 대사산물로 생체 내에서 변환하는 과정에 thiopurine methyltransferase (TPMT), xanthine oxidase (XO) 및 hypoxanthine-guanine phosphoribosyl transferase (HGPRT) 등 3가지의 중요한 효소가 경쟁적으로 작용한다 (Slide 11).
Slide 10. 6-MP/AZA의 분자구조. |
Slide 11. 6-MP/AZA의 대사. |
6-MP/AZA의 효능과 독성 측면에서 다양한 개인차는 대부분 TPMT 활성도의 타고난 차이에 기인한다. TPMT 활성도가 체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되는 TPMT 대립유전자 다형성 (polymorphism)과 연관된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여러 연구에 의하면 인구의 약 89%는 정상 또는 높은 TPMP 활성도를 보이는 반면, 11%는 중간 정도 그리고 300명당 한명 즉 0.3%는 매우 낮은 TPMP 활성도를 가진다 (Slide 12).
Slide 12. TPMP 활성도 분포. 인구의 약 89%는 정상 또는 높은 TPMP 활성도를 보이는 반면, 11%는 중간 정도 그리고 300명당 한명 즉 0.3%는 매우 낮은 TPMP 활성도를 가진다 |
4. 실제사용 방법
[1] 적응증
궤양성대장염에서 6-MP/AZA의 적응증은 1) 적어도 6개월 이상 계속하여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게 되 거나 적어도 2회 이상 시도하여도 스테로이드를 중단하지 못하는 스테로이드 의존성, 2) 5-ASA계의 항염증약물이나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여도 증상이 지속되는 만성 지속성 경과 또는 스테로이드 내약성 (refractory), 3) 5-ASA계의 항염증약물이나 스테로이드에 대한 순응도가 낮거나 부작용으로 인하여 사용할 수 없으면서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및 4) cyclosporine A (CsA)로 유도한 관해를 유지하고자 하는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크론병에서의 적응증도 유사하여 스테로이드 의존성 또는 내약성 그리고 누공이 있는 경우에 사용할 수 있다.
[2] 약제선택 및 용량조절
6-MP와 AZA의 심각한 부작용과는 별개로 최대 28%에서는 초기에 구역질, 구토 및 근육통 등으로 인한 약제 불관용 (intolerance)이 문제가 되며 이중 상당수는 치료를 계속하지 못하게 된다. 이론적으로 6-MP와 AZA 사이에 약리학적 작용기전의 차이는 없지만 이러한 불관용은 AZA를 사용하는 환자에서 6-MP보다 흔하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서는 6-MP를 그리고 유럽에서는 AZA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임상에서 6-MP는 하루 1~1.5 mg/kg, AZA는 2~2.5 mg/kg가 권장 용량이다. 사용 초기에는 적은 용량부터 시작하여 1~2주 간격으로 서서히 증량하여 유지용량에 이르는 것이 좋다고 권하는 의견도 있고 처음부터 적절한 용량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전문가도 있다. 어느 경우라 할지라도 정기적으로 말초혈액검사를 반복하여 심각한 부작용을 피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메타분석에 의하면 활동성 크론병에서 6-MP/AZA 의 반응율 (호전과 관해)은 약 54%, 관해가 유도된 이후 유지율은 67% 정도이며 궤양성대장염에서의 효능도 비슷하다. 이를 반대로 생각해 본다면 활동성인 염증성장질환 환자의 약 반수와 관해상태인 환자의 약 1/3은 치료에 실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작용에 의한 중단과 더불어 충분한 용량을 충분한 기간 동안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가장 흔한 치료 실패의 원인이므로 효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개개의 환자에게 적절한 용량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의도적으로 경도의 백혈구감소증을 유발하는 정도의 용량을 사용하면 효능을 높일 수 있다는 견해도 있으나 백혈구의 감소가 나타나는 시기를 예측할 수 없으며 6-MP/AZA에 대한 반응군과 실패군 사이에 백혈구수 범위의 중복이 크므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론도 있다.
6-MP/AZA의 효능과 독성 측면에서 다양한 개인차는 대부분 TPMT 활성도의 타고난 차이에 기인하며 TPMT 활성도는 TPMT 대립유전자 다형성 (polymorphism)과 연관된다. 즉 TPMT 활성도가 낮은 환자에게 일상적인 용량의 6-MP/AZA를 투여하면 대사산물의 농도가 높게 축적되어 임상적 효과도 좋은 반면 골수기능 억제의 위험도도 높다. 반대로 TPMT 활성도가 매우 높은 약 10%에서는 효능이 낮고 부작용이 나타나기 쉽다. 그러므로 6-MP/AZA를 처음 사용하기에 앞서 환자의 TPMT 유전형 또는 활성도를 알면 부작용을 피함으로써 안전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6-MP/AZA에 의한 골수기능 억제가 모두 TPMT 유전형 다형성에 기인하는 것은 아니며 TPMT 활성도가 정상인 환자에서도 흔히 부작용이 나타나므로 TPMT 유전형 또는 활성도 측정이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임상적 가치가 높지는 않다.
적혈구 6-TGN 농도를 측정하는 방법도 6-MP/AZA 의 치료 효능과 부작용을 알아보는 좋은 방법의 하나이다. 즉 적혈구 6-TGN 농도가 너무 높으면 골수기능 억제 등의 부작용을 초래하고 반대로 너무 낮으면 효과를 나타내지 못한다. 따라서 6-MP 대사산물 측정은 통상적인 용량의 6-MP/AZA에 반응을 나타내지 않는 일부 환자에서 치료를 최적화하는 지표로 도움이 될 수도 있다. 6-MP 대사산물의 모니터링에 의하면 치료 실패의 원인을 3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저용량 처방, 부실한 복약 또는 순응도, 그리고 드물지만 흡수장애 등에 의한 불충분한 치료로서 6-TGN 농도와 6-MMPR 농도가 모두 낮다. 충분한 용량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치료반응이 없는 “thiopurine 저항성 (resistant)” 환자에서는 6-TGN 농도가 낮은 반면 6-MMPR 농도는 높다. 마지막으로 적은 수이지만 6-TGN 농도가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치료에 실패하는 “내약성 (refractory)”을 보이는 환자에서는 다른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같이 초기에 치료 실패의 원인을 생화학적으로 정확하게 설명함으로써 용량을 최적화하고 불필요한 치료를 최소화하는 맞춤치료가 가능한 시대가 열리고 있다 (Slide 13). 이러한 결과는 현재 6-MP 또는 AZA를 사용하고 있는 환자에서 반응이 없을 경우 최적의 6-TGN 농도를 목표로 하는 용량조절이 새로운 치료 전략임을 시사한다. 그러나 6-TGN 농도가 치료반응의 지표가 되지 못한다는 상반된 연구결과도 있으므로 실제 임상에서 6-TGN 측정이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꼭 필요하다고 할 수는 없다.
Slide 13. 6-MP/AZA 치료 실패에 대한 생화학적 해석. 6-MP 대사산물의 모니터링에 의하면 치료 실패의 원인을 3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가장 흔한 원인은 불충분한 치료로서 6-TGN 농도와 6-MMPR 농도가 모두 낮고, 충분한 용량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치료반응이 없는 “thiopurine 저항성 (resistant)”인 환자에서는 6-TGN 농도가 낮은 반면 6-MMPR 농도는 높다. 마지막으로 적은 수이지만 6-TGN 농도가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치료에 실패하는 “내약성 (refractory)”을 보이는 환자가 있다. |
관해상태에 있는 염증성장질환에서 6-MP/AZA를 얼마 동안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견해도 일치되고 있지는 않으나 중단하지 말고 계속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는 전문가가 많다. 실제로 영국의 소화기내과 전문의에게 궤양성대장염에서 6-MP/AZA 사용경험에 대하여 설문한 연구에 의하면 경험이 많을수록 충분한 용량을 더 긴 기간 동안 사용한다고 한다.
6-MP/AZA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주의 깊은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다. 6-MP/AZA를 사용하는 환자에서 백혈구감소증 등의 골수기능 억제는 사용기간 중 언제라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심각한 감염 등의 이차적인 문제를 피하기 위하여 정기적인 말초혈액검사가 필요하다.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하여 저자는 AZA 처방 이전에 간기능과 말초혈액을 검사하고 사용초기 2개월 동안에는 2주 간격, 그후 2개월은 매달 그리고 그 이후에는 2~3달 간격으로 말초혈액을 검사하고 있다.
5.요약 및 결론
염증성장질환에서 6MP/AZA의 효능에 대한 자료는 충분하지 않지만 종합적으로 볼 때 희망적이며 부작용은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으므로 사용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염증성장질환에서 스테로이드 의존 또는 저항성을 보일 경우 가능한 일찍6MP/AZA의 사용을 시작하고. 약제의 효능과 부작용을 면밀하게 모니터하면서 충분한 용량을 충분한 기간 동안 사용하는 것이 권장되고 있다. 약물유전학의 발달에 따라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미리 예견하고 미세한 용량조절이 가능한 맞춤치료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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