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날의 단상... #/** 내 마음의 풍경소리**

11/6 입원 5일째

flower1004 2004. 11. 10. 12:35

위관을 꽂는 것 말고는 아무런 일도 없다.

그저 영양제를 맞고 진통제를 맞고 가그린을 할 뿐이다.

체중이 거의 15kg 빠진 것 말고..

갑자기 체중이 빠지니 사람이 쪼그리 하다.

조금 불쌍해지네...

 

점심부터 50cc 관급 주입. 그리고 2시 30분에 두번째 관급 주입 중.

대부님과 시몬씨 면회.

지하 식당에서 점심식사 중 내 남편을 디지게 흉봤다.

그 정도일 줄이야 상상하지 못했노라 못 미더운 눈빛으로

그들은 총총히 사라져갔다. 약간의 돈을 내 손에 쥐어 준 채로...

빌어먹을.. 내 얼굴에 먼지를 뒤집어 쓴 느낌..

 

남편은 내쳐 잠만 잔다. 지친 모양이다.

옆 침대에서는 입원하고 또 퇴원하고 또 입원하고....

벌써 낯익은 얼굴들이 생겨난다.

 

참 복도에서 응급실에서 본 그 선량한 27살 청년의 엄마를 만났다.

절망스러운 얼굴에 몇 마디 위로에도 금방 눈물이 글썽거린다.

선량하디 선량한 눈망울에....

항암치료할거라며  마지막 희망이라며 기운없게 힘없이 웃으신다.

 

하느님은 오늘도 침묵하시고 그저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계시나보다.

이 세계, 난파당한 이 섬에서 간절한 해방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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