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날의 단상... #/** 내 마음의 풍경소리**

11/4 입원 3일째

flower1004 2004. 11. 8. 00:26
 

11/4 입원3일째

아침 10:30 위관삽입시술.

고통을 많이 느껴 진통제 주사. 첫 번째 주사는 구토가 심해

두 번째 진통제 주사(바로) .

졸립다함. 음식물은 오늘도 전무.

가그린만 여러번 했다.

남아있는 위액을 튜브를 통해 빼내고 있는 중.

내일 오후부터나 미음을 주사기로 위에 직접 넣는다함.

저녁 방사선 준비중이다.

또 진통제 주사를 맞고 남편은 잠들어 있다.

잘생긴 얼굴이 씨꺼멓고 쪼그리하다.

얼마나 심심한지 무협지 만화를 산더미처럼 빌려와 나를 황당하게 한다.

휴게실에서 한시간 정도 인터넷을 하고 왔더니 거의 울기직전 얼굴이다.

에고..오늘은 집에가서 자고오는 것도 포기다.


11/4 저녁 (아니 밤이구나..)

병실 7136. 오세택 -금식-

49세 AB+.

남편의 혈핵형이 AB형인걸 이제 알았다. O형인줄만..

한무더기의 친구들이 면회를 왔다.

그냥 과장된 싹싹함과 상냥함으로 그들을 맞고 보낸다.

많은이들의 위로. 마치 이 마눌의 잘못을 지적하는 듯한 위로의 말들..

짜증이 나려한다.

그래 내가 신경과민이 되어 있구나..

별것 아닌일에 화가 많이 난다.

어제도 큰시숙이 오셔서 하연이가 연봉 3600만원을 받고

금강산에 가있다며, 연정이가 다음주 결혼한다며

억수로 자랑만 늘어놓고 봉투에 5만원을 넣어주고 간다.

자기네들은 넘어지기만해도 위로 봉투를 해주었는데...

암에 걸려 중병인 환자에게와서

자기 마눌 넘어져 119타고 병원에간 얘기만 10분 동안이다.

이렇게 날카로워져 있는 내가 밉다.

 10시가 되었는데도 웅성거림은 계속되고 이 거대한 공룡같은

이 아산나라(?)는 언제 잠이드는가?

누구인가 태어나고 또 죽고..어지러워 구토가 인다.

 잠에서 깬 내남편은 지금 만화책을 읽고있다.

아무생각없는 백치같은 남편의 얼굴에서

위안을 얻어야하나. 절망을 느껴야 하는건가?

낯선 섬에 유배당한 느낌을 저이는 알까?

언제나 이방인인 남편....

쌩뚱맞은 낯설음이 또 낯설다.

카페에 올린글 때문에 소수의 낯선이들이

 나의 존재를 남편의 존재를 위로하며 남긴글.

"화신님! 힘내세요.."

내가 내 이름이 화신임에 목이 메인다.

철없던 시절. 화신이란 이름이 너무도 촌스러워서

 부끄럽고 창피하기만 했는데

몇일전 친구 수영이가 대뜸

"화신아! 너마저 쓰러지면 안되니까 제때 챙겨먹어“

하는 문자를 받고. 방명록에 ” 화신님 힘내세요“하는

 화신이라는 그 이름에 울컥하고 몇 번이나 울었다.

 내 이름을 누군가가 불러주어서

 너무 고맙고 너무 가슴 뜨거워져서..

오히려 가깝다고 느낀 사람들의 무심함에 상처가 되지만

낯선이들이 이름을 불러주며 위로함에

난 어쩌면 순간적인 행복감에 젖는다.

“화신아. 너만 믿어” 하던 초등학교 동창친구의 위로.

 호스피스다운 잘교육된 그 위로조차 정답처럼 가슴에 남는다.

 내가 환자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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