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날의 단상... #/** 내 마음의 풍경소리**

[스크랩] ** 어느 장례식에서..**

flower1004 2010. 7. 16. 11:48

 


 

  

    오랫만에  봄햇살이  아주  따스하던날.

    여든이 조금 넘은 어느 여인네..

    아주 한많은 삶을 마감 하던날,

    조금 오래 병마와 싸우고..

    박복한 삶에 시달리고..

    젊은날 잘생긴 남편의  숱한 바람기와 난봉으로

    많은 상처와 많은 한으로  살아왔을  

    여든해의 삶을  마감 하던날...

    어쩌면 악연이기도 하고.

    어쩌면 아무 상관도 없는 인연임에도

    난 그네와 두손을 잡으며 

    내가 왜 그자리에 있는지도 모른체

    그렇게  작고 초라한 삶이

    너무도 가까운 곳에서 마감하는걸보고 있었다

     

    젊은날의 회한으로 늙은 남편이 울고..

    젊은 세 과부 딸들을 포함해  

    세상에 이력난 억척스런 여섯 딸들이 울고..

    의무만이 투철한 무심한 두아들은 

    조금.. 슬플 뿐이다

    어린 손자들은 왁자지껄 복도를 내달리고..

    무심한 간호사만이 형식적인 죽은 맥박을 잰다.

    여든 해의 한 인생의 삶이 그저..

    지워지는 영상처럼 그렇게..지워져 가는 모습을 본다.

     

    죽은 자의 체온도 아직 식기도전에

    장의사와 영악한 흥정을 하는 아들.

    의무뿐인 사위들은 조문객을 모으느라 분주하다

    조그만 천조각 하나로 덮힌체

    사지가 묶인 주검은 냉동고로 짐짝처럼 같히고

    세상에 남겨진 자들의

    질펀한 잔치가 호사스럽게 시작된다

    비슷한 국화 화환들이 수없이 줄지어져서  

    자식들의 권위와 살아있는자들의 명예가빛나고..

    평소 망인과는 일면식도 없었을 조문객들조차

    잘 삭혀진 홍어회에 감동 하며

    자기네들만의 세상이야기로 분주하다

    그렇게 슬프게 울던 딸들은

    자기 식솔들의 먹거리 조달에 분주하고

    벌써 죽은 망자는 이미 잊혀진 존제가 되어

    일상중 일어나는 작은 에피소드로 남아간다

    싸구려 향내만이

    잘 지어진 장례식장안에 가득 한데..

     

    많은 날들을.. 여든해 동안  많은 날들을

    더러는 행복해 하기도 했겠지만

    수많은.. 인고의 세월을 보냈을 그 육신은

    이제..

    이미 하나의 무생물처럼 누워있고

    영정사진 하나로 대신하는

    그 앞에선

    세상에 남겨진 자들의 잔치는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또 하나의 삶의 흔적은 추억으로 남겨지고...

    어쩌면 상관도 없을 타인의 삶과 죽음앞에서

    나만의 아름다운 죽음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제는 갈무리 하는 삶을 살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하지않을까 하는 생각에

    아릿한 두통이 온다

    한많은 삶을 살았을 망자를 위해

    난 기도를 한다

     

    "이제는 부디 그 무거운 짐 다 벗어 놓고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소서!! ""

     

     

     

     

               3월 어느날  flower1004 -


    출처 : 베텔 하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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