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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중국] 양수오_겁나게 멋진 마을_신선놀음_영어 자원봉사

flower1004 2010. 2. 19. 17:00

순차적 전개 따윈 아랑곳없이 뒤죽박죽 업데이트를 하는 통에 ㅡ_ㅡ

이미 러시아 & 속초로의 페리 탑승으로 여행의 막은 내렸지만, 다루지 않은 곳들이 태반이다.

 

아, 드디어 고대하던 영화 '2012'를 봤는데, 중간중간 익숙한 곳들이 등장해 나지막히 탄성을 질렀다.

그 중 하나는 인도의 [함피(Hampi)]. 터키의 카파도키아 못지 않게 SF의 배경으로 손색이 없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david's pic.

함피. 영화 [2012]에선 헴슬리 박사 친구 가족이 마지막으로 대피한 ㅠㅠ

 

 

함피도 인상적인 곳이었으나 에너지가 딸리는 고로 나중에 기회되면 다루기로 하고... -_-

이번엔 중국 내에서 실크로드 못지 않게 판타스틱했던 남동부 광시(Guangxi) 자치구의 시골 마을, '양수오(Yangshuo_陽朔)에 대해 간략히 포스팅해 볼까 한다. 양수오는 몰라도 계림(Guilin_구이린)은 많이들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베이징이나 황산, 장자계 못지 않게 한국 패키지 관광객의 단골 방문지가 바로 이 '계림'이기도 하니까. 양수오는 계림에서 버스로 한 시간 가량 떨어진 아담한 시골마을인데, 그 유명한 이강 유람을 하기엔 구이린보다 적합하다고 관광객들이 구이린에서 시간을 내 하루, 이틀 단위로 찾아오기도 한다.

 

 구불구불 흘러가는 이강(漓江_리장)과 닮은 듯 다른 듯 수없이 솟아오른 기암괴석들-

그 독특하고 인상적인 풍광이 사방으로 펼쳐지는 곳이 바로 '양수오'다.

 

 

google.com

일부러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보태기 위해 보정을 과하게 한 듯.

 

 

wikipedia.org

양수오 전경.

 

 

당나라의 전설적인 시인 이백(Lǐ Bái)의 최후는 흔히 알고 있듯 상당히 드라마틱하다. (물론 꾸며낸 이야기일 가능성이 크지만)

풍류를 아는 시인답게 술과 여흥을 즐기며 뱃놀이를 하다, 강물에 비친 달을 잡으러 뛰어들어 익사했다고 하는데, 그 배경이 되는 강이

양쯔강, 또는 이 '이강'이다. 양쯔강은 너무 광범위하니 내 생각엔 주변 분위기로 보나 풍경으로 보나 '이강' 이 더 적합하다고 봄. 아무튼 이렇게 양수오는 알게 모르게 유명한 곳이라는 셈. ㅋㅋ 

 

 

 

양수오의 유명세는 또 있다.

20元 화폐 뒷면엔 바로 이 양수오(엄밀히 말하면 '싱핑')의 풍경이!!

(참고로 5元 뒷면엔 태산(타이산), 10元은 장강삼협, 50元은 티벳 포탈라 궁(-_-), 100元은 베이징 인민회당-이 새겨져 있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모든 화폐의 앞면은 그----------- 위대하신 故 국가주석 '마오 쩌둥'이 굳건히 버티고 있음.

나 개인적으로나 적잖은 중국의 젊은 세대들은 마오 쩌둥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기도 하지만-) 

 

 

적당한 이미지를 찾을 수가 없어서 ㅠㅠ

양수오의 풍경은 흔히들 말하는 동양 풍경화, 중국 산수화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벌룬을 타고 양수오 유람~

개인적으로 터키 카파도키아에서 벌룬투어를 못 했으면 저렴한 양수오에서라도 할 것을... 안타깝다 ㅡ_ㅡ

과거에는 이강에서 가마우지를 이용해 낚시를 잡곤 했다지만, 이제는 내리막길로 접어들어 관광객 투어용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듯.

 

 

 

월량산(Moon Mountain).

달처럼 중간이 '폭' 깔끔하게 패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이 곳에만 올라가도 무지막지한 양수오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나는 기껏 후덜덜한 날씨(또 ㅠㅠ)에도 불구하고 자전거로 겨우 가 봤더니,

정상에 올라가도 구름 때문에 보이는 거라곤... ㅠㅠ

 

 

석양이 봉우리에 걸린다.

 

 

 싱핑에서의 이강 유람.

 

 

양수오의 매력은 근교의 리얼한 중국風 전통 시골마을들.

관광객의 발길이 뜸한 주변의 숱한 마을들은 개발 이전 한국의 6, 70년대 초반을 떠올리게 할 듯.

(마치 살아본 것처럼 -_-)

닭을 잡고 감을 따고 고추를 말리고 우물에서 물을 긷고 등...

양수오, 구이린이 속한 광시 자치구는 한족(漢族)외에 소수민족들이 다수 거주한다.

실제로 양수오에서 현지인 친구네 집에 초대받아 가 봤더니, 친구 부모님은 보통화(중국의 표준어 정도?)를 못하심. 

 

 

 

양수오는 사시사철 비교적 온화한 기후와 수려한 풍광, 즐길거리로 인해 단체 관광객뿐 아니라 해외 배낭여행객의 메카이기도 하다.  

관광요지인 걸 감안하면 여행자 물가도 아직 저렴한 편이고, 영어도 비교적 잘 통하고 저렴한 게스트하우스와 웨스턴 레스토랑, 여행사 등 편의시설과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실제로 양수오의 중심거리는 시제(west street)라고 불릴 정도로, 서양인 여행객들이 언제나 북적북적하다.

이를테면 태국의 카오산이나 네팔의 타멜, 인도 델리의 빠하르간지라고 봐도 되겠다. 거리를 가득 메운 바(bar)나 레스토랑들은, 현지인 여성과 결혼해 눌러앉은 서양인들이 운영하는 경우도 흔하다. 

 

 

내가 자주 갔던 레스토랑 중 하나인, 시제의 'drifters'.

그럭저럭 저렴한 가격에 메뉴도 다양한 편.

중국 소도시에서 제대로 된 서양음식들을 기대할 수 없다면(간판은 분명 western 레스토랑인데 맛은 절대 웨스턴이 아니라는 ㅡ_ㅡ),

양수오에선 아쉬운대로 미련을 달랠 수 있을 듯.

인테리어에 크게 씌인 '旅行者' 란 문구가 확 들어온다. drifter는 이제 당분간 안녕~~~ ㅡ_ㅡ

 

 

 

시제에는, 이렇게 공예를 펼치시는 아저씨들도 있고- (가히 예술의 경지!! 라고 평하고 싶다)

 

 

즉석 초상화를 그려주는 화가 아저씨들.

고이즈미 캐리커쳐에는 분명 악감정이 들어갔을 듯 ㅋㅋ

그 외 초상권 침해와 명예실추를 제대로 당한 세계의 유명인들이 다수 등장한다. ㅎ

 

 

밤에는 새벽까지 bar hopping을 하며 숱한 바, 펍, 클럽등을 순회하며 부어라, 마셔라~~ (또... ㅡ_ㅡ)

 

 

양수오에선 실로 즐길거리가 많다.

자전거 하이킹이나 트레킹, 동굴탐험, 암벽타기(트레이닝 조금 받고 잘도 올라가더라는- 나는 겁나서 ㅎㄷㄷ), 이강 유람,

뗏목타기, 벌룬투어, 클럽 순회 등등.

 

난 이 곳에서 한 달 가까이(@_@) 머물렀는데, 인근 사설 영어학원에서 중국인 성인들 대상으로 자원봉사도 하고 맨날 바에서 죽치면서 쾌락의 나날들-_-을 제대로 만끽했다. 영어학원의 학생들은 근교의 광저우나 선전, 멀게는 상하이 등지에서 학교 & 직장생활을 하다 휴식 겸 영어연수 겸 양수오를 찾은 젊은이들이 대부분이라, 높은 레벨의 경우엔 상당히 능숙한 영어를 구사하고 외국인에 대한 정제된 호기심도 다분해 유쾌하고 심도있는 얘기도 종종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의욕만 따라준다면 1:1 중국어-영어-한국어 등 언어교환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나처럼 공짜 좋아하는 사람에겐 @0@) 그러나 자원봉사래봤자 프리젠테이션 & 정기적인 캐주얼 회화(chat time)가 전부인데다 써바이벌 중국어로 워낙 잘 쏘다니고 있었기에, 그냥 공짜로 숙박/숙식 제공받고 탱자탱자 놀기만 했다. -_- 

중국 학생들과, 영어권 원어민이 다수인 다른 장기여행객 겸 자원봉사자들과, 때로는 바에서 우연히 마주친 초면의 이방인들과 상대를 가리지 않고 몰려다니며 게임하고 놀고 부어라 마셔라(여전히... ㅡ_ㅡ)...

누구와도 거리낌없이 친해지고 어울리긴 좋은 곳이다. 이런 휴양지는... (비록 금방 남남이 돼 버린다는 게 좀 웃기지만 ㅋ)

 

관심있는 사람들은 꽤 유쾌하고 유익한 경험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실제로 양수오에서 장기간 가까이 여행이 아닌 '체류'하며 중국 친구들 그리고 다른 여행자들과 나눈 대화의 폭과 정도가, 바쁘게 중국 이곳저곳을 쏘다니며 주마간산(-_-)한 기억보다 더욱 뇌리에 오래 남는다.

(영어의 경우 원어민이 아니어도 충분하다. 중국에서 실제로 영어강사를 자처하는 코카서스 외국인들의 프로파일을 보면 뒤집어질 듯- 한국보다 훨씬 더 요원한 게 중국일지도. 일단 영어권 네이티브가 아니어도 코카시안 외모만 띠고 있으면 거의 패쓰... -_- (심히 한국의 현실이 오버랩되며 중국아이들이 걱정됐다) 물론 동양인의 경우엔 좀더 까다롭긴 하지만, 그래도 정식 영어강사 아닌 자원봉사 정도는 아주 까다롭진 않은 듯)

 

메모 차원이 아닌, 스토리가 있고 유용한 정보를 담은 포스팅을 하고 싶었는데, 피곤해서 그냥 이 정도로만... -_-

양수오에 대해 좀더, 그리고 인도의 함피 등에 대해서도 쓰고 싶은 얘기가 많은데 언제 마무리가 가능할런지 -_-

 

 

ps. '2012' 나는 너무 마음에 들었다!! ㅠㅠ 악평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서 마음 비우고 봤으나, 오우, 무지막지한 스케일과 cg @0@

    한 번 더 볼 생각 ㅎㅎㅎ

 

출처 : 여자 혼자가는 여행
글쓴이 : halfmoonwish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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