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시작점인 동시에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곳이라 더욱 그렇겠지만,
유라시아 여행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곳이라면 단연 '중국(티벳, 신장 위구르 자치구 포함)'을 꼽으련다.
초기 2-3개월 대부분의 사진이 담긴 메모리카드가 보이지 않아 ㅠ_ㅠ 포스팅은 미뤄두고 있지만,
다시 중국만 1년 여행하래도 두 손 들고 반길 정도로 인상적이고 다채로웠던 중국. 그 논란의 제국.
부정적인 이미지가 부풀려져 있는 탓에 혹자는 '중국땅엔 여행으로라도 발을 들이기 싫다' 고 하는데,
한국인의 중국(본토)에 대한 인식은 지나치게 편파적이고 주관적인 감이 없지 않다.
중국정부의 행태와 중국인들 특유의 단점은 눈꼴시려운 게 사실이나,
'짱깨들 싫어 중국땅엔 발조차 들이기 싫다'는 발상은 내겐 피장파장으로 유치해 보인다.
이견이 분분하지만, 내가 보기엔 장기적인 시각에서 결국 중국이 아시아의 패권을 쥘 것 같다.
하지만 정치논리나 이해관계를 떠나, 90년대 초반까지까지도 금지된 땅이었던 광대한 대륙을 탐험하는 재미와,
새로운 중국의 모습을 마주할 기회를 마냥 흘려보낸다는 건, 중국 뿐 아니라 우리의 손실도 크다고 본다.
물론 중국 보이콧, 티벳 독립 지지 등을 외치며 중국여행을 자제하고 중국인에 대한 혐오를 감추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내 생각엔 그러한 문제의식조차, 일단 중국에 발을 디딘 후에야 구체화되고 균형잡힌 시각이 형성되는 것 같다.
음... 나도 조금은 그런 케이스...? ㅎㅎㅎ
메모리카드는 안 보이니(ㅠ_ㅠ) 이메일에 첨부했던 사진만 모아 허접한 중국 동부 퍼레이드를~ :)
칭다오에서 상하이, 황산, 어메이산, 난징 등을 거쳐, 쓰촨과 윈난성, 구이저우 성등으로 이어지는 두 달간의 여정.
칭다오
산동반도, 칭다오의 잔교.
통일신라 시대에 신라인들이 다수 거주했다고 하는데, 지금도 마찬가지.
인천에서 칭다오까지 운행하는 위동페리가 있다. 대륙횡단여행을 떠나는 여행자들과 유학생, 보따리 장수들까지 승객도 다양.
중국 #1 맥주인 칭다오 맥주로 유명한 도시.
19C말 독일의 조계지가 되었는데, 독일의 맥주 공정 기술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덕분에 독일식 건축물들도 도처에 즐비하다.
상하이
상하이 대극장과, 반지의 제왕의 '바랏두르' 탑을 연상시키는 매리어트 호텔.
메리어트 호텔 부근 골목에 자리잡은 밍타운 호스텔.
중국 대도시엔 기대 이상의 인테리어와 서비스, 저렴한 가격을 갖춘 유스호스텔이 다수여서 상당히 놀랐다.
상하이에서 감상한 경극. 당최 뭔 소리인지 자막도 없어서 거의 졸다 막간을 틈타 나왔다.
중국어를 제대로 구사하는 사람도 특유의 톤과 발성으로 경극을 완전히 이해하는 건 힘들다고 한다.
그래도 본토에서 감상하는 경극과 그 화려한 복장과 장식이란... :)
Truly Chinese...
상하이 박물관 소장 작품.
호스텔 창문에서 내다본 바깥 풍경.
상하이 구시가 골목에 자리잡은 낡은 목조주택들과, 그 뒤로 솟아난 마천루들.
황푸 강가의 번드(Bund)로 나간다.
서양 열강들의 조계지 시절 서양식 건출물들이 남아있다.
황푸강이 한 눈에 바라다보이는 고급 rooftop 레스토랑에서 친구한테 신세갚을 겸 한 턱 낸다고 호언장담.
그러나 메뉴판 보고는10만원에 깨작거리기만 하고 나온 @_@;;
개인적으로 황푸강 야경은 홍콩과 비슷해지면서 특유의 전통과 마력은 잃는 것 같아 별로 정이 안 감.
황산
그다지 누렇게 보이지는 않는데? ㅎㅎ
해질녘이면 아마도?
추위로 고생, 짐 무거워 고생, 케이블카 고장나 고생, 수많은 계단을 무거운 짐매고 오르내리느라 다리는 거의 박살나고... ㅠ_ㅠ
그래도 그 경치만은 잊을 수 없다.
난징
난징에서 먹은 아이스크림-떡.
기대하지 않았던 난징에서의 나날은 친절한 룸메이트와 호스텔 스탭들로 행복 모드 :)
공자를 모신 사당이 있다. 일명, 부자묘.
개인적으로 유교라면 치가 떨리지만-_- 공자 자체는 그다지 비난받을 만한 건 없는 유능한 학자인 듯.
어쨌거나 공산주의의 유물사관이나 문화대혁명 때문인지, 공자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나 존경심은 zero에 가까운 듯.
마침 난징 대학살 기념 박물관은 길고 긴 리모델링 기간에 들어가 입장하지 못 했다.
그 유명한 'the rape of nanking'(아이리스 장)을 사 놓고도 읽지 못한 나로서는, 입장이 가능했을지라도 과연 들어갔을런지는...
하얼빈에는 731부대의 만행을 기억하기 위한 아담한 박물관이 있다고 한다.
그나저나 난징의 밤은, 수십년 전의 난징 대학살이나 공자의 정신이 무색하게 네온사인과 홍등으로 정신이 없었다.
첸, 호스텔 스탭과 함께 난징 대학교를 방문했다.
후진타오가 이 대학교 대학원을 다녔다고 했었나? 교내 박물관에 그의 사진도 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빨강에 대한 러브모드는 중국이나 일본이나 원참... 강렬한 건 좋은데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한 듯.
공원에서 석양을 바라보는 노인.
행복하고 여유로웠던 한 때.
어메이산
지도가 하나 달랑 -_-
어메이산에 가면 꼭 심술맞은 원숭이들과 맞장을 떠보시길... :)
(농담이다. 원숭이에게 물려 병원으로 실려간 관광객들도 여럿 봤다.
가감없는 리얼 원숭이 사파리를 하고 싶다면, 두 손 가득 땅콩과, 혹시나를 대비해 튼튼한 참나무 몽둥이를 준비해 가길 -_-)
캉딩
메말라 보이네 -_-
티벳, 그리고 도시를 벗어난 진정한 내륙의 포스를 느낄 수 있는 캉딩.
티벳 사원, 거리를 누비는 티벳탄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뒷산(이름 찾아보기 귀찮은-_-)에 오른다.
하필 론리플래닛엔 2004년인가 2005년에 이 산에서 서양인 여자여행객이 피살됐다고 뜬다. @0@;
캉딩 부근의 웅장한 궁가산에서 트레킹 중 최근에 실종된 호주 남성도 있다. -_-
그렇지만 캉딩 자체는 상당히 크고, 청두에서의 용이한 접근성에 비하면 티벳색도 비교적 완연한 도시.
따듯한 난로가에서 마신 버터차 맛이 잊혀지지 않아 ㅠ_ㅠ
청두 - 시창 입석기차 內
죽음의 기차였다. 앞으로 중국 시골지역을 관통하는 입석기차는 절대 안 탈 것.
리장
나른한 오후. 사라져가는 옛 것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이 된 리장의 수로.
날씨가 청명하면 저 멀리 옥룡설산이 보인다.
부산스럽고 상업적인 리장. 하지만 그만큼 편리하고 멋스럽다.
리장 지역 소수민족들의 독특한, 동바문자.
상업화된 리장에서 다소 빗겨난 곳에 있는, 바이샤 마을을 찾았다. 쓸쓸하지만 정겨운 겨울 풍경.
호도협 (후타오샤)
중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트레킹 코스.
그러나 날씨가... 날씨가 언제나 그렇듯 에러 ㅠ_ㅠ
참고로 호도협은, 호랑이가 뛰어넘을 수 있을 정도로 좁은 협곡이란 뜻.
숙소 화장실에서 바라본 합파설산(이었나?)
고즈넉한 피리소리가 울리는데 바람 소리인지, 정말 누군가 피리를 연주하는 소리인지...
다리
리장과 비슷하지만 훨씬 소소하고 아기자기하고 한적한 곳.
하루밖에 머물지 못해 안타깝다.
다리 중심가를 지나 거닐다 만난 버팔로들.
얘네들도 외지인을 알아보는 걸까. 호기심 짱이다.
창산에서 내려다 본 얼하이 후. 장관이다.
바다처럼 광활해 보이는 호수다.
한국인 운영 게스트하우스에 묵거나 투어를 신청해, 그 유명한 남조풍정도 관광을 다녀올 수 있다.
말 트레킹만 신청해 창산에 올라갔는데, 비가 온 직후라 말이 균형을 못 잡을 때마다 고꾸라질까 봐 혼비백산 @_@
차라리 얼하이 후를 따라 자전거나 탔으면 좋았으려나 -_-
텅총
화산지대 & 습지대로 유명한 텅총.
텅총도 텅총이지만 이 부근의 '허순' 이란 전통마을이 그렇게도 아름답다는데, 띵겨버려서 아쉽고 또 아쉬움 ㄷㄷㄷ
뤄핑
'봄의 도시', 윈난성의 주도 쿤밍.
사람들은 보통 쿤밍에 머물며 그 유명한 석림이나 토림을 보러 간다.
나는 흔한 건 싫었고-_-(유명한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거늘), 마침 사진에서 본 광활한 유채꽃밭에 완전히 넋이 나가,
혼자서 '뤄핑'으로 향했다.
그러나- 관광객 관련 시설은 없어, (당시만 해도) 중국어는 초초초초 허접에다, 유채꽃 피는 시기도 좀 어긋나고... ㅠ_ㅠ
결국 사진에서와 같은 정경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놓치고 어중간한 눈요기만 하고 왔다는... ㅠ_ㅠ
자오싱
관광객들의 발길이 상대적으로 뜸한, 중국 내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 중 하나인 구이저우(貴州) 성.
현실과 대비되는 명칭이 아이러니하다.
내가 사라져가는 옛 것들과 관광화되지 않은 계단식 논을 보러 구이저우에 간다고 했더니,
심지어는 중국 친구들마저 죄다 물음표를 떠올리며 말리는 분위기. -_-
"거기는 가서 뭐 하게? 볼 것도 없을 텐데? 조심해. 거기 가난한 데라 위험할 수도 있어."
그렇지만 다녀온 지금으로서는 모두에게 추천한다. 특히 산업화되기 전 한국의 모습을 보고 싶은 분들은-.
사진은 몇 년 전만 해도 '오지마을-_-'로 알려졌다던 동족마을, 자오싱. 5개의 북탑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러나 오지는 개뿔... 첫대면부터 거의 리장化된 이 작은 마을의 모습에 몸서리가 쳐졌다.
그래, 진정 개발과 관광객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은 없는 거야. 라다크고 자오싱이고 너무 늦게 태어났나 보다. -_-
하지만 여전히 즐거웠던 자오싱에서의 이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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