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는 계속 이어지고...
아무리 날라리 신자네 뭐네, 몇 년에 한 번 성당에 갈까 말까 해도,
유년기를 함께 해 온 카톨릭의 힘은 은근 막강하다는 걸 느낄 때가 있다.
단지 종교나 사상적 영향이 아닌, 그 시절의 상당부분을 지배한 주일미사, 여름 성경학교, 세례, 고백성사 등등,
모든 키워드들이 내 크고 작은 유년의 기억들과 절묘하게 맞물려 지금의 나를 이뤄온 것 같다.
물론 지금 내 모습은 순진한 어린 양-_-의 모습은 어딜 가고 신께서 식겁하실 정도로 불손해졌지만-
예루살렘에 온 만큼, 경건하게 마음을 다지며 성지 이 곳 저 곳을 돌아본다.
하지만 마음속에 이는 의구심은... ㅠ_ㅠ
- 정말 이 곳이 성경에 적힌 그 장소 맞을까? 믿을 수 없어, 수상해... (장삿 속이 태반인 듯 -_-??)
상당수 사람들이 나와 의견을 같이 했다. -_-
무조건 의심의 칼날을 들이대는 게 아니라, 머리속에 인지했던 성경의 배경들(-이라고 주장되는-_-)이 실제 눈앞에 펼쳐지자,
그 사실을 현실로 받아들이는데 격한 거부감이 일었기 때문.
좀 답답한 감이 있어 예루살렘 올드쿼터를 벗어난다.
(특히 그 복작거리는 아랍 쿼터 ㅠ_ㅠ)
론리플래닛- 이스라엘 & 팔레스타인
수많은 관들
유대교의 상징. 무슨 촛대더라? -_-
성지가... 너무 많아 리서치 必 -_-
유다의 배신. 그리고 예수님이 로마군대에 체포되신 겟세마네 동산.
갠지스 강의 구정물 이후로 뒷통수 제대로 맞아본다- -_-
(바라나시와 갠지스 강은 오묘한 마력이 있었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성묘 교회(Church of the Holy Sepulchre).
예수님이 안장되었던 골고타 언덕위에 세워진 교회라고 한다. 제대로 후덜덜~ (진짜라면-)
예수님이 묻히셨다는 성스러운 관을 쓰다듬고 경배드리는 신자들.
여전히 진위여부에 의심을 거두지 못하는 나로서도, 울컥~할 정도로 감동했으니까.
그러나 이건 아니야 -_-
노랑모자 스머프들. 서양인 단체관광객들이 몰려왔다 -_-
벽과 천장 구석구석의 세밀한 장식들.
아야 소피아를 비롯해 모스크화된 성당들의 원래 모습이 이렇지 않았을까.
신앙.
까마득한 옛날에 신앙에서 멀어진 후로, 다시 언제쯤 그 곳으로 회귀할지 모르겠다.
어쩌면 영원히...
신앙 2
촛불은 꺼지지 않을 듯.
얼마나 열성 신자에 초를 바치려는 방문객들로 아수라장인지...
폴리스 라인까지 등장한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형용하지 못할 슬픔.
심장이 날카로운 단도에 찔리는 아픔보다 더하다.
범접하기 어려운 종교적 화신으로서의 성모 마리아가 아닌,
말 그대로 그저 '어머니'로서의 심정을 절절히 드러낸 명작!
왠지 부모님이 생각나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ㅠ_ㅠ 그러나 뭐 잠시뿐... (먼 산...)
(사진촬영 금지였으나 플래쉬를 안 터뜨리고 몰래 -_-)
신앙심이 향초와 함께 어둠을 밝힌다.
사시사철 꺼질 날이 없는 향초들...
넉넉히 시간을 잡고 성묘 교회를 돌아보고 환~한 밖으로 나오니, 강렬한 햇빛에 어둠에 적응한 눈이 움찔한다.
마법의 동굴과도 같았던 성묘교회... 갑자기 길고 긴 꿈을 꾼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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