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엘리사벳 방문 기념성전, 세례자 요한 탄생 성전)
아인카렘으로 이동하는 버스는 예루살렘시내의 혼잡한 교통사정으로 자주 멈췄다.
경사진 거리는 도로 확장공사가 한창이었다. 주변에 보이는 건물들은 모두 흰색으로 주택은 층수가 높지 않고 작은 편이었다. 예루살렘 거리의 길은 넓어야 사차선이었다. 때문에 곳곳에서 도로확장 공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가 탄차는 자주 멈추면서 복잡한 시내를 빠져나갔다. 덕분에 시내풍경과 유대인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버스 정거장 근처에 서있는 여학생들, 꼬불거리는 귀밑수염을 기른 남자가 검은 양복 단추를 목까지 채우고 검은 모자를 쓰고 지나가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마리아가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리라는 가브리엘천사의 예고를 받고 '길을 떠나 걸음을 서둘러 유다 산골에 있는 한 동네를 찾아간(루가 1,39~46)’ 아인카림은 골짜기 사이로 올리브나무와 포도밭이 펼쳐지는 산간 지방이었다.
복잡한 예루살렘 도심에서 서쪽으로 8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아인카렘은 “포도밭의 샘”이라고도 한다. 그처럼 풍요로운 이름을 가진 아인카렘에 도착하니 공기조차 평온하게 느껴졌다.
우리는 먼저 마리아의 사촌 엘리사벳과 즈카리야의 집터위에 세워진 세례자 요한 탄생기념 성당을 찾아갔다. 성당은 양편으로 기념품점이 늘어선 좁은 길 막다른 곳에 있었다.
성당에는 세례자 요한의 일생을 그린 커다란 성화가 그려져 있었다.
중앙 제단 왼쪽의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면 세례자 요한이 탄생한 동굴이 있다. 그곳의 탄생 경당 제대 아래 대리석에는 “HIC PRÆCURSOR DOMINI NATUS EST.”(여기서 주님의 선구자가 나셨다)라고 새겨진 글이 있다.
예수님께서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없다.”(루카 7,28; 마태 11,11)고 하신 것처럼 예수님이 오실 길을 닦은 선구자요 구약과 신약을 이어주는 가장 큰 예언자인 세례자 요한.
하지만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 (요한 3,30) 고 하면서 예수님의 그늘 뒤로 사라지고자 했다.
그의 겸손함은 자신의 탄생지인 아인카렘이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가 방문한 곳으로 더욱 잘 알려지고 있는 것에서도 드러나는 것 같다.
성당 마당에는 여러나라말로 된 즈카리야의 노래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봉헌한 기도문도 있었다.
세례자 요한 탄생 기념성당을 나오면서 보이는 작은 기념품 가게에서 다윗의 별 목걸이를 보았다. 그 순간, 또 다시 오래전에 이곳에 왔던 느낌이 일어났다. 이어지는 울퉁불퉁한 좁은 돌길로 이어지는 오래된 골목과 시골풍경이 어찌 이다지도 정겹고 낯익을까. 과거와 현재가 성경의 세계 안에서 하나로 통해서 그런가.
마을은 언덕에 둘러싸인 산간지방으로 울창한 나무들이 무성했다.
계절로 치면 겨울이지만 많은 꽃들이 피어있어 우리나라 ‘고향의 봄’같은 느낌이었다. 담장에 늘어진 식물과 활짝핀 꽃들이 흐드러진 오래된 집들이 정감 있었다. 열 서너 살쯤 되보이는 금발의 유대소년이 빨간 자전거를 끌고 온통 식물에 싸인 대문으로 들어가던 모습이 생각난다. 열린 대문 사이로 보이는 집 마당에도 화초가 가득했다.
제법 긴 계단을 올라 마리아 엘리사벳 방문 기념성당에 들어갔다. 성당 정면에는 천사의 인도를 따라 사촌 엘리사벳을 찾아가는 마리아의 모습과 함께 “여인들 가운데 축복받으신 분”(Benedicta tu in mulieribus)이라는 글이 새겨진 커다란 모자이크화가 우리를 맞이했다.
지하성당과 이층성당으로 이루어진 이성당도 세례자 요한 탄생성당과 같이 비잔틴 시대부터 성당이 있던 자리로 지금의 건물은 1955년에 다시 지은것이라고 한다. 동굴 터에 자리 잡은 지하성당은 엘리사벳의 가족을 주제로 하고 있는 것 같다.
중앙에는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만남을 보여주는 그림이 있고, 왼쪽에는 예루살렘 성전 주님의 제단에서 분향을 하고 있는 즈카르야, 그리고 오른쪽에는 예수탄생이후 베들레헴 근처의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들이 살해당할 때에(마태 2,16) 엘리사벳이 세례자 요한을 숨겨 주었다는 외경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그림이 있었다. 그림 아래 벽속에는 세례자 요한을 숨겨준 ‘기적의 바위’를 볼 수 있다.
아치형으로 꾸며진 이층성당은 마리아의 영광을 찬미하는 주제로 꾸며졌다.
성당 중앙의 제대벽에는 나자렛을 떠나 유대 광야를 걸어오시는 마리아가 천상 성인 성녀들과 세상의 모든 믿는 이들에게 둘러싸인 모습의 그림이 순례자들의 눈과 마음을 잡아당긴다.
이 같은 마리아의 여정은 순례의 여정을 걷는 모든 믿는 이들의 표상이기도 하다.
실제로 아인카렘은 나자렛에서 100km나 떨어진 곳으로 버스로 2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2천 년 전에 열서너 살의 소녀였던 마리아가 걷기에는 사나흘은 족히 걸리는 거리이다. 어리다면 어린 소녀가 여행 중에 만나는 위험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이곳까지 올 수 있었던 용기는 당신의 약속에 충실하신 하느님의 돌보심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기나긴 고난과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하느님의 ‘때’가 찼을 때 새로운 희망과 구원을 가져오신 마리아. 예수님께서 구약을 완성하셨지만 마리아는 단순하고 굳센 믿음으로 구약의 완성을 도운 여성이셨다.
성당 안은 교회 안에서 불리는 마리아의 호칭을 보여주는 멋진 그림들로 차있었다.
로사리오의 복되신 동정마리아 (성모님의 도움으로 터키군 을 물리친 레판토 해전),
은총의 중개자 (예수님의 첫 기적을 일으키신 카나의 혼인잔치) 하느님의 어머니(마리아를 천주의 모친으로 선포한 431년 에페소 공의회),교회의 어머니이시며 그리스도인들의 도움이신 마리아, 그리고 그림 사이에 그려진 천사들의 모습도 너무 아름다웠다.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성당정원의 벽에는 41개 나라의 말로 쓰인 마리아의 노래가 있는데 한국어판 마리아의 노래는 대구대교구 이문희대주교님의 아버님 이신 한솔 이효상 씨의 친필로 씌어져 있다.
온통 하얀 아몬드 꽃과 푸른 나무로 둘러싸인 골짜기와 그 너머에 있는 세례자요한 기념성당의 탑과 지붕을 바라보며 마리아 엘리사벳 방문 기념성당 계단을 내려오면 ‘마리아의 샘’을 만난다. 그 옛날 성모 마리아와 엘리사벳이 이 우물가에서 만났다는데 지금도 돌 틈으로 가느다랗게 물이 흐르고 있었다.
이천년 전, 이스라엘이 구원을 기다리며 신음하고 있을 때 ‘네’라는 응답으로 이 세상에 하느님의 때가 올수 있도록 협력하신 마리아와 그의 사촌 엘리사벳. 두 여인의 만남과 기쁨을 아직 잠들어 있는 세상은 알아들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인간의 온전한 행복이 하느님의 약속을 믿고 따르는데 있다는 것을 믿고 따르는 것에 있음을 깨닫고 그길을 간다는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
그러기에 마리아는 하느님의 약속을 믿는 가난하고 겸손한 이들의 어머니가 되신 것이다. 마리아의 겸손한 순종이 세상에 구원을 가져다 준 것처럼 내 삶의 모든 것이 하느님께 드리는 ‘예’가 되길 빈다.
[출처 / 성바오로딸 / 노래나무]
아인카렘으로 이동하는 버스는 예루살렘시내의 혼잡한 교통사정으로 자주 멈췄다.
경사진 거리는 도로 확장공사가 한창이었다. 주변에 보이는 건물들은 모두 흰색으로 주택은 층수가 높지 않고 작은 편이었다. 예루살렘 거리의 길은 넓어야 사차선이었다. 때문에 곳곳에서 도로확장 공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가 탄차는 자주 멈추면서 복잡한 시내를 빠져나갔다. 덕분에 시내풍경과 유대인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버스 정거장 근처에 서있는 여학생들, 꼬불거리는 귀밑수염을 기른 남자가 검은 양복 단추를 목까지 채우고 검은 모자를 쓰고 지나가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마리아가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리라는 가브리엘천사의 예고를 받고 '길을 떠나 걸음을 서둘러 유다 산골에 있는 한 동네를 찾아간(루가 1,39~46)’ 아인카림은 골짜기 사이로 올리브나무와 포도밭이 펼쳐지는 산간 지방이었다.
복잡한 예루살렘 도심에서 서쪽으로 8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아인카렘은 “포도밭의 샘”이라고도 한다. 그처럼 풍요로운 이름을 가진 아인카렘에 도착하니 공기조차 평온하게 느껴졌다.
우리는 먼저 마리아의 사촌 엘리사벳과 즈카리야의 집터위에 세워진 세례자 요한 탄생기념 성당을 찾아갔다. 성당은 양편으로 기념품점이 늘어선 좁은 길 막다른 곳에 있었다.
성당에는 세례자 요한의 일생을 그린 커다란 성화가 그려져 있었다.
중앙 제단 왼쪽의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면 세례자 요한이 탄생한 동굴이 있다. 그곳의 탄생 경당 제대 아래 대리석에는 “HIC PRÆCURSOR DOMINI NATUS EST.”(여기서 주님의 선구자가 나셨다)라고 새겨진 글이 있다.
예수님께서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없다.”(루카 7,28; 마태 11,11)고 하신 것처럼 예수님이 오실 길을 닦은 선구자요 구약과 신약을 이어주는 가장 큰 예언자인 세례자 요한.
하지만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 (요한 3,30) 고 하면서 예수님의 그늘 뒤로 사라지고자 했다.
그의 겸손함은 자신의 탄생지인 아인카렘이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가 방문한 곳으로 더욱 잘 알려지고 있는 것에서도 드러나는 것 같다.
성당 마당에는 여러나라말로 된 즈카리야의 노래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봉헌한 기도문도 있었다.
세례자 요한 탄생 기념성당을 나오면서 보이는 작은 기념품 가게에서 다윗의 별 목걸이를 보았다. 그 순간, 또 다시 오래전에 이곳에 왔던 느낌이 일어났다. 이어지는 울퉁불퉁한 좁은 돌길로 이어지는 오래된 골목과 시골풍경이 어찌 이다지도 정겹고 낯익을까. 과거와 현재가 성경의 세계 안에서 하나로 통해서 그런가.
마을은 언덕에 둘러싸인 산간지방으로 울창한 나무들이 무성했다.
계절로 치면 겨울이지만 많은 꽃들이 피어있어 우리나라 ‘고향의 봄’같은 느낌이었다. 담장에 늘어진 식물과 활짝핀 꽃들이 흐드러진 오래된 집들이 정감 있었다. 열 서너 살쯤 되보이는 금발의 유대소년이 빨간 자전거를 끌고 온통 식물에 싸인 대문으로 들어가던 모습이 생각난다. 열린 대문 사이로 보이는 집 마당에도 화초가 가득했다.
제법 긴 계단을 올라 마리아 엘리사벳 방문 기념성당에 들어갔다. 성당 정면에는 천사의 인도를 따라 사촌 엘리사벳을 찾아가는 마리아의 모습과 함께 “여인들 가운데 축복받으신 분”(Benedicta tu in mulieribus)이라는 글이 새겨진 커다란 모자이크화가 우리를 맞이했다.
지하성당과 이층성당으로 이루어진 이성당도 세례자 요한 탄생성당과 같이 비잔틴 시대부터 성당이 있던 자리로 지금의 건물은 1955년에 다시 지은것이라고 한다. 동굴 터에 자리 잡은 지하성당은 엘리사벳의 가족을 주제로 하고 있는 것 같다.
중앙에는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만남을 보여주는 그림이 있고, 왼쪽에는 예루살렘 성전 주님의 제단에서 분향을 하고 있는 즈카르야, 그리고 오른쪽에는 예수탄생이후 베들레헴 근처의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들이 살해당할 때에(마태 2,16) 엘리사벳이 세례자 요한을 숨겨 주었다는 외경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그림이 있었다. 그림 아래 벽속에는 세례자 요한을 숨겨준 ‘기적의 바위’를 볼 수 있다.
아치형으로 꾸며진 이층성당은 마리아의 영광을 찬미하는 주제로 꾸며졌다.
성당 중앙의 제대벽에는 나자렛을 떠나 유대 광야를 걸어오시는 마리아가 천상 성인 성녀들과 세상의 모든 믿는 이들에게 둘러싸인 모습의 그림이 순례자들의 눈과 마음을 잡아당긴다.
이 같은 마리아의 여정은 순례의 여정을 걷는 모든 믿는 이들의 표상이기도 하다.
실제로 아인카렘은 나자렛에서 100km나 떨어진 곳으로 버스로 2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2천 년 전에 열서너 살의 소녀였던 마리아가 걷기에는 사나흘은 족히 걸리는 거리이다. 어리다면 어린 소녀가 여행 중에 만나는 위험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이곳까지 올 수 있었던 용기는 당신의 약속에 충실하신 하느님의 돌보심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기나긴 고난과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하느님의 ‘때’가 찼을 때 새로운 희망과 구원을 가져오신 마리아. 예수님께서 구약을 완성하셨지만 마리아는 단순하고 굳센 믿음으로 구약의 완성을 도운 여성이셨다.
성당 안은 교회 안에서 불리는 마리아의 호칭을 보여주는 멋진 그림들로 차있었다.
로사리오의 복되신 동정마리아 (성모님의 도움으로 터키군 을 물리친 레판토 해전),
은총의 중개자 (예수님의 첫 기적을 일으키신 카나의 혼인잔치) 하느님의 어머니(마리아를 천주의 모친으로 선포한 431년 에페소 공의회),교회의 어머니이시며 그리스도인들의 도움이신 마리아, 그리고 그림 사이에 그려진 천사들의 모습도 너무 아름다웠다.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성당정원의 벽에는 41개 나라의 말로 쓰인 마리아의 노래가 있는데 한국어판 마리아의 노래는 대구대교구 이문희대주교님의 아버님 이신 한솔 이효상 씨의 친필로 씌어져 있다.
온통 하얀 아몬드 꽃과 푸른 나무로 둘러싸인 골짜기와 그 너머에 있는 세례자요한 기념성당의 탑과 지붕을 바라보며 마리아 엘리사벳 방문 기념성당 계단을 내려오면 ‘마리아의 샘’을 만난다. 그 옛날 성모 마리아와 엘리사벳이 이 우물가에서 만났다는데 지금도 돌 틈으로 가느다랗게 물이 흐르고 있었다.
이천년 전, 이스라엘이 구원을 기다리며 신음하고 있을 때 ‘네’라는 응답으로 이 세상에 하느님의 때가 올수 있도록 협력하신 마리아와 그의 사촌 엘리사벳. 두 여인의 만남과 기쁨을 아직 잠들어 있는 세상은 알아들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인간의 온전한 행복이 하느님의 약속을 믿고 따르는데 있다는 것을 믿고 따르는 것에 있음을 깨닫고 그길을 간다는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
그러기에 마리아는 하느님의 약속을 믿는 가난하고 겸손한 이들의 어머니가 되신 것이다. 마리아의 겸손한 순종이 세상에 구원을 가져다 준 것처럼 내 삶의 모든 것이 하느님께 드리는 ‘예’가 되길 빈다.
출처 : 베텔 하늘방
글쓴이 : 마르가릿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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