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집에서 20여년을 살며
이사하고 싶어 안달하던 시절이 그립다
본의아닌 문제로 벌써 10여년 사이에 세번째 이사.
이사가기전 살던집을 두딸과 대청소를 하는데..
락스 세제로 온 집안을 헤집으며 청소하는 딸들이
이사 가는 집도 아니고 그동안 살던 집을
왜 이리 청소 해야 하냐며 퉁퉁거린다.
사람은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고 욱박 지르는 나에게
착한여자 증후군이란다. 정말 병인가??...
수고로움뒤에 가슴이 따뜻해 지는것은 막상 나 이기에
기꺼이 감수한다. 당분간 이 병은 낫지 않을성싶다.
이사 갈집까지 대 청소를 했더니 내 몸이 내몸이 아니게 아픈데..
다섯 식구 사람이 살면서 무슨 짐은 왜 그리 많은지...
평생 두어번 밖에 쓸일이 없는데도 다 끌어 안고 사는 어리석은 욕심..
예전 궁핍 하던 우리들의 어린날탓이라 돌려대 보지만
이젠 정말 버리고.. 버리고.. 또 버리리라 다짐 해본다.
하지만..수십년전 빗바랜 사진들.. 어느 여행길에 사왔을 조잡한 장식품.
어린 딸들이 삐툴비툴 연필로 눌러쓴 편지..
시장 바닥에서. 그시절엔 예쁘다고 사서 모은 촌스런 그릇들...
날씬했을적의 젊은날. 세상이 좁다고 휘젓고 다닐적 입었던.
지금은 쳐다만 보는 옷들조차 몹쓸 추억 한자락 때문에 못버리고...
이삿짐이 열다섯톤이란다.
그려...내가 죄인이여...
내년이후로 두딸이 시집가면 진짜로 반으로 줄일겨~~
아주 어릴적 부터 욕심이 많았다는데.. 왜 이모냥인지 모르겠다
적어도 한번은 더 이사할 일이 남았을것 같은데...
아무래도 골병이 걱정+걱정이다.
태풍은 왜 또 지금 온대???? 미치긋다.
하필이면 요즈음 사무실은 확장한다고 난리도 아니고...
나에게 올여름은 유난히 지루하고 길다.
200년 8월 9일날. 화신 미카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