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에 가을을 타서...
차 한 잔에...
가을을 타서
마실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아직 향기 가시지 않은
은은함이어도 좋고
갈색빛 물든
쓸쓸한 빛깔이어도 좋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철들어 가는 깊은 가을을
함께 바라볼 수 있는
가슴 속에 풍경화 하나 그리고 싶다
차 한 잔에...
가을을 타서
마실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맑은 아픔이 흐르는
잊혀진 시냇물의 이야기여도 좋고
지난 추억의 그림자 밟으며
함께 낙엽을 주어도 좋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떨어지는 낙엽 위에
그리움의 낙서를 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그리하여...
맑게 내 영혼의 그림자 씻어
그 쓸쓸한 뒷모습을 씻어
투명한 가을하늘에
밝은 코스모스 한 자락 피우고 싶다
- 좋은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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