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날의 단상... #/** 내 마음의 풍경소리**

수녀원에서..

flower1004 2005. 10. 28. 12:25

 

 고즈넉한 수도원의 정문에 들어서면

그림같은 숲속 의 산사처럼 고요가 흐른다.

 

작은 정원을 지나서 수녀님들이 기거하는

숙소 와 강의실 과 성당이 있는

건물안 의 긴 복도 끝에 작은 강의실에

열명남짓한 우리 수녀님 애제자들은 

일주일에 한번 모여앉아 성서 공부를 한다.

 

그러고 보니 수십년을

성서공부를 한답시고 들락 거렸나보다.

성서안의 아주 오래된 고대사와 근대사와 현대사.. 

그리고  문학을. 철학을. 윤리를. 경제를...

선지자들의 치열한삶 을 배우고 .

성인들의  초월적 사랑을

배우고. 배우고. 또 배운다.......

갖가지의 모습과.  갖가지 형태의 생각으로 ...

 

조금은 까탈스럽지만  풍부한 지적 감각으로 .

때로는 부드럽게. 때론 강하게...

안경너머의 그예민함으로

더많은 경험과 지식을 심어주기위해

애쓰시는 연로한 원장수녀님의 열정을 난 존경한다 .

 

어느날은 복도끝 어디에선가  여리디 여린. 

수련수녀님(정식 수녀가 되기위해 공부중인)들의

작은 기도 소리가 들린다.

천상의 노래소리 같이 너무도 아름다워

숨이 멎을것 같다.

 

언제였던가?..

오래전 세례받은지 얼마 안됐을적이지. 아마... 

어느 수도원에서 피정중일때.

그레고리안 성가(아주 낮은. 허밍같은.. )소리에

감동으로  한참을 넋이 나갔던 적이 있었다.

그 작은 충격으로 이다음 다시 태어난다면

기어코 수도자가 되리라 결심 했던적도 있었지.....

 

고달프고  힘겨운 삶을 이기기위해.

많은 묵상이 나에겐 필요했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을. 많은 것들을  

용서하고 용서 받기위해

많은 기도가 필요 했었다.

 

내부족함과 불안정함을 채우기위해

배움의 열정이 필요했고.

그런 갈망으로  항상 목이 말랐다.

아직도. 아직도 끝없이 목이 마르다.

 

언제나 불확실한 미래가. 이세상이. 두려웠고

한편으론 .나의 교만과 이기심으로

상처받고 상처주고 사는 이 삶이  싫어서

많은 시간을 허비하며 묵상을 해야만했다.

끝도없이 자제하며. 절제하며.....

어쩌면 수도자처럼 살기를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도....난.

더욱 더 작아지고. 낮아지기 위해 몸을 웅크린다.... 

 

2005년 10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