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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겨울에 가볼만한 전통 한옥

flower1004 2010. 3. 15. 11:34

[테마여행] 겨울에 가볼만한 전통 한옥

엄마 아빠는 등 지지고 아이들은 마당에서 뛰어놀고

아파트 생활만 하다가 한옥에 들면 낯설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다. 처음에는 명절에 입은 한복처럼 불편하다가도 점점 익숙해지고 그 원리를 깨치게 된다. 어른들에게는 정겹고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이다. 올 겨울 가족 나들이로 하루 이틀 묵어갈만한 한옥들을 둘러보았다.

한국 가옥의 매력은 여러 가지다. 그 중에서도 최고는 단연 뜨끈뜨끈한 구들장. 보료를 깔고 그 위에 누워 있으면 추운 줄 모른다. 아파트의 히터와는 차원이 다르다. 혼자 혹은 부부만 자는 침대와 달리 온 가족이 구들장을 지고 누워 있으면 도란도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가 절로 이어진다. 나지막한 건물로 둘러싸인 아담한 마당은 또 어떤가. 눈이라도 내리면 작은 설국이 따로 없다.

한옥의 이런 매력은 구석구석에 숨어 있다. 한옥은 사람이 살던 집이라 눈으로 보는 것보다 직접 그 안에 들어가 살아봐야 한다. 비록 하루 이틀뿐이라고 해도 마당에서 쓱 훑어보는 것과 들어가 생활해보는 것은 전혀 다르다. 특히 한옥을 잘 모르는 아이들에게는 그래야 우리 집에 대한 이해와 정서를 동시에 느끼게 해줄 수 있다.

최근 잠깐 둘러보고 마는 박물관 같던 전통 한옥들이 들어가 겪어 볼 수 있는 체험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민박이나 펜션이라는 이름으로 문호를 개방하는 전통한옥들이 많아지면서 그 중에서도 옥석이 생겨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기왕 갈 바에는 제대로 된 시설과 다양한 프로그램은 물론이지만 무엇보다 나름의 역사와 그것을 대대로 지켜온 주인의 의식을 엿볼 수 있는 곳으로 가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숙박이 가능한 전국 한옥 중에서 특별히 가볼만한 곳들을 추천해 주었다. 한옥은 대개 방이 많지 않아 숙박비가 다른 시설에 비해 다소 비싼 것이 부담스럽다. 한옥마다 입실, 퇴실 시간이 다르고 조식이 가능한 곳도 있으므로 사전 문의 후 예약은 필수다.

퇴계종택(경북 안동)

퇴계 이황의 종택으로 퇴계의 13대 후손인 이충호가 1926~1929년에 새로 지은 것이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 자리한 집으로 바로 뒤에 울창한 숲이 있는 야산이 있어 경관이 좋다. 5칸 솟을대문과 ㅁ자형 정침이 있고, 우측에 5칸 솟을대문과 한수정이 있으며 뒤에 사당이 있다. 본채인 정침은 사랑마당을 면한 사랑채가 전면에 있고 뒤에 안채부분이 있다. 안채와 사랑채를 연결하는 동익사는 앞에서부터 중문간, 광, 방, 문간이 각각 1칸이고 서익사는 창고, 방, 방, 문간이 각각 1칸이다. 사당은 정면 3칸, 측면 2칸인데 퇴계 선생의 불천위 신위를 비롯하여 4대의 신위를 봉안하고 있다.

이 집에는 지금도 퇴계의 종손을 비롯해 증손자까지 4대가 함께 살고 있다. 퇴계가 후학을 가르치던 도산서원이 10여분 거리에 있고 말년에 그가 산천을 벗삼아 시문을 읊었던 청량산이 또 10여분 거리에 있다. 때문에 안동과 봉화주변을 돌아보는 문화탐방코스로도 딱 좋은 곳이다.

명재고택(충남 논산)

조선 숙종 때 학자인 윤증 선생의 고택. 집 앞에는 넓은 바깥마당이 있고 그 앞에 인공연못을 파고 가운데에 원형의 섬을 만들어 정원을 꾸몄으며 안채 뒤쪽에는 완만한 경사지를 이용하여 독특한 뒤뜰을 가꾸어 우리나라 살림집의 아름다운 공간구조를 보이고 있다. ㄷ자형 안채 가운데 3칸은 대청으로 이루어져 있어 왼쪽으로 안방, 오른쪽으로 건넌방이 있는데 쪽마루로 연결돼 이동하는데 편리하다.

양반가에서 볼 수 있는 연못이 특히 운치 있고 울창한 주변 소나무가 고풍스런 분위기를 더한다. 안채 대청에 올라 천정을 바라보면 서까래를 비롯해 기둥, 대들보, 중도리 등의 한옥에서 볼 수 있는 구조물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명재고택은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된장으로도 유명하다.

교통된장이라는 이름으로 유명 음식점들에 납품까지 되고 있을 정도다. 사랑채 옆 마당에 줄지어 있는 수천개의 된장독들은 장관이다. 그러나 정작 이 집의 된장과 간장을 담그는 씨장은 안채 뒤쪽에 별도로 보관되어 있다. 안채 앞쪽에는 외부인들의 숙박을 위한 별채가 하나 더 있다. 사랑채와 달리 별채는 주방과 화장실이 딸린 완벽한 펜션 구조를 갖추고 있다.

옥연정사(경북 안동)

안동 하회마을 강 건너편에 있는 고택으로 서애 류성룡이 후학을 가르치기 위하여 지은 집이다. ‘서쪽벼랑’이라는 뜻의 류성룡의 호처럼 하회마을 서쪽 벼랑에 자리 잡고 있다. 안채 8칸에 바깥채 정면 4칸, 측면 2칸의 규모다.

옥연정사로 가는 방법은 하회마을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가는 방법과 광덕교를 건너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 옥연정사의 정문은 배를 타고 가야 들어갈 수 있는 간죽문이다. 간죽문을 들어서면 서당채 세심재가 있다. 영화 ‘스캔들’ 촬영지로도 유명세를 탔다. 대청마루에는 ‘옥연서당’ ‘광풍재월’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고 좌우로 방들이 자리한다.

옥연정사에서 숙박을 할 수 있는 곳은 ‘친구의 방문을 기다린다’는 의미의 ‘원락재’와 서당채인 세심재 좌우의 방이다. 바깥채에는 객실마다 독립적으로 쓸 수 있는 현대식 화장실과 욕실을 만들어 놓아 편리하다. 취사는 불가능하지만 아침식사를 제공한다. 아침식사는 원락재에서 객실 손님들과 옥연정사를 위탁관리하고 있는 김정희씨 가족이 모두 모여 함께 한다.

농암종택(경북 안동)

안동에서 도산서원을 지나고 봉화로 가다보면 청량산을 지척에 두고 커다란 협곡을 만난다. 협곡을 향해 들어가면 강 건너 절벽아래 그림처럼 고산정이 앉아 있고 강을 따라 가느다랗게 찻길이 이어진다. 강을 따라 잠시 내려가면 강변을 앞 마당삼아 오래된 기와집 십여채와 정자가 나타난다.

병풍처럼 솟은 절벽, 고택을 휘돌아 길게 이어지는 낙동강 줄기와 모래사장, 송림이 울창한 야산과 야생화가 지천으로 자란 올미재까지. 농암종택은 그 풍광만으로도 가볼만한 곳이다. 농암종택이 중심이 되는 분강촌은 본디 도산서원 앞 분천마을이었으나 1976년 안동댐 건설로 흩어졌다가 2003년부터 하나둘 옮겨오기 시작해 2007년 새로운 고택촌이 완성되었다.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문인으로 ‘어부가’와 ‘농암가’ 등을 지었던 농암 이현보는 정계은퇴 후 물욕 없는 생활로 ‘유선’으로 추앙받던 인물. 농암종택은 이현보가 나고 자란 집이다.

종택의 솟을 대문을 들어서면 강을 향해 나지막한 담을 두르고 마사토를 깐 마당이 시원스럽다. 오른쪽 산 방향으로 높은 기단위에 사랑채가 있고 그 뒤로 보일 듯 말듯 안채가 자리 잡았다. 사랑채는 넓은 대청마루 옆으로 두 개의 방이 나란히 놓여있는데, 방문 앞에 ‘적선’이라는 현판이 붙어있다. 이 현판은 선조가 직접 쓴 휘호라고 전해진다. 반대편 강을 향해서는 별채가 소담스럽게 서 있고 그 끝자락에 종택에서 가장 오래된 긍구당이 의연하게 앉아 있다. ‘조상의 유업을 길이 이어가라’는 뜻이다.

양사재(전북 전주)

전주 한옥마을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오목대 바로 아래에 자리 잡고 있어 한적하면서도 풍광이 좋은 곳. 주춧돌 위에 사모기둥으로 처마를 받치고 팔작지붕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한옥이다. 본래 전주향교의 부속건물로 공부를 마친 청소년들이 모여 생원이나 진사시험을 준비하던 건물이다. 난초와 시와 술을 좋아했던 시조시인 가람 이병기가 1951~1956년 살았던 집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가람 선생이 서재로 쓰던 방에는 ‘가람다실’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고, 그 방에서 집필하던 그의 사진도 볼 수 있다.

1980년 집터를 돋우고 옛 모습을 그대로 살려 새롭게 보수 한 뒤 일자형의 뒷채도 함께 건축했다. 2002년부터 한옥민박과 야생차를 보급하는 다목적 문화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뒤뜰에 있는 정면 4칸 측면 2칸의 한옥이 하루 묵어가려는 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곳. 가족 여행객은 물론 소규모 단체의 모임이나 세미나 장소로도 좋다. 양사재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직접 볶은 차. 방마다 차를 즐길 수 있도록 다기가 준비되어 있다.

송소고택(경북 청송)

조선 영조 때 만석의 부를 누린 심처대의 7대손 송소 심호택이 조상의 고향에 1880년 세웠다. 예로부터 덕천 심부자댁이라면 사방 백리에서 모르는 이가 없었고 그 이삿짐 행렬이 10리에 달했다고 하는 7동 99칸의 기와집이다.

청송심씨는 조선시대 500년을 통해 정승을 많이 배출한 명문가. 지금도 청송에는 100여호가 집성촌을 이루며 살고 있다.

웅장한 7칸짜리 솟을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단풍나무와 소나무 그리고 각종 화초를 심은 화단이 있고 정면 5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으로 크고 화려한 큰 사랑채가 눈에 띈다. 우측으로 작은 사랑이 있고 그 뒤로 안채가 있다. 건물에 독립된 마당을 따로 둔 조선시대 상류층의 전형적인 주거 형태다. 별당은 2채인데 고택에서 하룻밤을 묵고자 하는 여행객을 위해 예전 모습 그대로 깨끗하게 보수했다. 아랫목에서 하룻밤 자고 나면 개운한 아침을 맞을 수 있다.

학인당(전북 전주)

전주 한옥마을에서 가볼만한 또 한 채의 한옥. 고종 때 승훈랑 영릉참봉에 임명된 인재 백낙중의 옛 집으로 조선말 전통 건축을 보여주는 집이다. 궁중 건축양식을 민간주택에 도입한 한옥으로 행랑채에 붙어있는 솟을 대문이 무척 크고 아름답다.

학인당은 짓는 데만 3년이 걸렸는데 압록강 주변의 산과 강원도 오대산에서 채집한 목재를 사용하는 등 백미 4000석이 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500여평 대지에 본채와 별채, 솟을대문이 있는 행랑사랑채 정도만 남았지만 원래는 대지 2000평에 서쪽으로 안채와 안사랑채, 행랑채가 있었고 동쪽에는 곳간채, 뒤에는 후원까지 갖추고 있었다.

대문을 들어서면 바로 왼쪽으로 붙어있는 곳이 행랑 사랑채로 현재는 전통다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정면으로 커다랗게 보이는 본채 앞쪽에는 소나무와 작은 연못이 어우러진 조경이 아름답다. 연못 옆에 우물이 있는데 두레박이 있는게 아니라 계단을 직접 내려가 물을 뜨도록 되어 있다.

민박할 수 있는 곳은 본채 뒤쪽의 별채다. 一자형으로 길게 지어진 한옥인데 툇마루가 특히 좋다. 특히 방의 뒷문처럼 설치된 화장실이 돋보인다. 방보다 한단 낮게 조성되어 있는 데다 방 앞에는 작은 복도를 두고 옆으로 다시 화장실 문을 달아놓아 바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으면서도 완전히 분리된 듯한 느낌을 준다.

나주목사 내아(전남 나주)

예부터 나라의 살림을 좌우한다고 할 정도였던 곡창지대 나주. 때문에 항상 중앙에서 중요한 인물들을 내려 보내 다스려왔다. 중앙 관리들이 내려와 머물던 곳이 바로 나주목사 내아다. 목사의 집무실 안쪽에 있는 일종의 살림집이다.

나주시내 중심부에 있는 나주목사내아는 순조 25년에 지어진 것으로 관람용으로 복원된 뒤 안채방과 문간채 방에 불을 넣고 샤워실과 수세식 화장실을 갖추는 등 내·외부 개조공사를 거쳐 전통숙박체험공간으로 탈바꿈했다. KBS ‘1박2일’에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탄 곳이기도 하다. 총 6개 객실에서 숙박을 할 수 있다.

집은 전체적으로 양반가의 살림집을 닮았다. 대문과 머슴방이 달린 문간채가 있고 안으로 넓은 마당과 ㄷ자형의 안채가 있는 구조다. 안채는 오량집으로 팔작지붕을 이고 있다. 마당 한켠에는 커다랗게 그늘을 드리운 팽나무가 서 있는데, 벼락을 맞고도 500여년을 거뜬히 자라온 나무로 유명하다. 이 나무는 연인이나 가족들이 손을 맞잡은 채 나무를 안고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안용당(전남 영암)

월출산 자락에 죽정마을에 자리잡은 340년 된 고택. 숙종 2년에 최득수가 건축한 집으로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되어가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근처에 죽정서원이 있으며 산책로와 정자, 맑은 저수지 등이 숲과 함께 어우러져 집 주변이 거대한 삼림욕장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여행자가 사용하기에 편리하도록 새로 단장하여 가족과 함께 쉬어가기에 안성맞춤이다. 대형, 소형차를 10대 이상 주차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 사진제공 - 한국관광공사

출처 : 모놀과 정수
글쓴이 : 이종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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