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광장/장영희]꽃처럼 마음이 예쁜 민수야 [2008-06-16 02:54]
“이모, 이것 봐, 토마토가 빨갛지? 되게 예쁘지?” 뜰을 지날 때마다 초등학교 2학년 조카 민수는 지난봄 체험학습장에서 갖다 심은 모종이 자라서 빨갛게 익은 방울토마토 앞에 쭈그리고 앉아 들여다본다. 요즘은 초등학교에서 꽃화분 키우기, 올챙이 키우기, 모종 키우기 등의 숙제를 내
[동아광장/장영희]내가 저 사람이라면 [2008-05-16 11:51]
스승의 날이라고 현숙이에게서 축하 메시지가 왔다. 지금은 자기 분야에서 꽤 알아주는 최고경영자(CEO)가 된 졸업생이다. “선생님이 해 주신 말씀, 가끔 생각합니다. 문학은 ‘내가 남이 되어 보는 연습’이고 남의 아픔과 슬픔을 이해하는 마음이야말로 진정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 위
[동아광장/장영희]‘대표로 발표’와 ‘대포로 발포’ [2008-04-10 02:56]
주변에 보면 재치 있고 맛깔스럽게 우스갯소리를 잘하는 사람이 많다. 분위기도 띄우고 사람들을 기쁘게 하니 참 부러운 재능이다. 한데 그럴 때마다 난 좀 난감할 때가 있다. 어렸을 때부터 센스가 없고 순발력이 없기로 소문이 난 나는 남이 하는 말을 충직하게 경청하기는 하지만 말하는 이의 저의
[동아광장/장영희]붕어빵 팔던 대학생 민기야, 미안 [2008-03-14 02:57]
우리 동네엔 몇 년 전 누군가 벚나무 10여 그루를 나란히 심기 시작해서 ‘꽃길’이라고 불리는 길이 있다. 그 길 한쪽엔 지금 ‘청정 붕어빵’이라고 쓰인 천막 우산과 빈 손수레가 을씨년스럽게 서 있다. 겨우내 민기라는 청년이 등록금에 보탠다고 붕어빵 장사를 했는데 개학이 돼 폐업한 모양이
[동아광장/장영희]영어 때문에 재능 묻히면 안돼요 [2008-02-11 03:00]
미연 양에게. 이제 막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된다고, 내가 쓴 교과서로 영어를 배우게 됐다고 내게 e메일을 준 미연 양, 우선 축하의 마음부터 전해야겠지요? 우리는 늘 ‘초등학교 어린이’라고 말하지만 중학생이 된다는 것은 이제 ‘어린이’에서 벗어나 어쩌면 미연 양의 삶에서 가
[동아광장/장영희]우리곁에 있는 기적 [2008-01-07 02:50]
연예뉴스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데 초등학교 1학년 조카 민수가 내 방에 뛰어 들어오면서 말했다. “이모! 기적이 일어났어!” “기적? 무슨 기적?” “이모가 작년에 사 준 로봇 잃어버렸잖아. 지하방에서 찾았어! 도둑놈이 도로 갖다 놓은 모양이야.” 자기가 너무나 아끼던 로봇이 없어
[동아광장/장영희]만약에… [25분전]
지난 학기 1학년 교양영어 수업에서 ‘만약에’라는 가정법 종속절을 가르친 적이 있다. 학생들에게 문장연습을 시키기 위해 “만약에 1000만 원이 생긴다면 무엇을 하겠는가”라는 질문을 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중고차를 사겠어요” “여름에 배낭여행으로 세계일주를 하겠어요”
[동아광장/장영희]낯 두꺼운 사람들 [29분전]
가을로 접어들 때마다 나는 피부가 건조해지기 시작해 지금쯤 되면 마치 얼굴에 버짐이 피듯 각질이 일어난다. 바쁜 와중에 마사지는커녕 세수도 않고 그냥 잠을 자는 등 관리에 소홀한 탓도 있지만, 원래 피부 자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가끔 거울을 들여다보면 며칠 만에 팔자 주름이 더 깊어지고 눈
[동아광장/장영희]손뼉치는 사람도 대접받는 시대로 [31분전]
나는 무엇이든 잘 잃어버리고 건망증이 심하기로 유명하다. 깨어 있는 시간의 반 이상은 무언가를 잊어버리거나 잃어버려 안타깝게 찾으며 시간을 낭비한다. 기필코 이번만은 절대로 잃어버리지 않겠다고 안전하게 깊숙한 곳에 두고는 더 못 찾는 경우도 허다하다. 주변 사람이 보기에도 한심한
[동아광장/장영희]마시멜로 이야기 2 [34분전]
중학생 조카가 숙제라면서 ‘마시멜로를 아직 먹지 마세요’라는 책을 읽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베스트셀러를 기록했고 작년인가 대리번역 사건으로 물의를 빚었던 책이다. 잠깐 책을 구경하는데 앞날개에 적힌 내용이 호기심을 끌었다. “아서는 뉴욕타임스 퍼즐을 30분 만에 풀
[동아광장/장영희]‘S라인’이 여자의 살길? [38분전]
8월 초에 한동안 병원 신세를 졌다. 입원하고 나서 며칠 후 어느 독자가 책 한 권을 보내왔다. 제목은 ‘무념’이었다. 모든 병의 근원은 이 복잡한 세상에서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는 과정에서 생기므로 집착의 끈을 놓고 그야말로 무념무상의 경지에 이르면 무슨 병이든 낫게 마련이라는 내용이다
[동아광장/장영희]불쾌지수 관리법 [41분전]
덥다. 오늘도 구름이 잔뜩 낀 채 무덥고, 모르긴 해도 불쾌지수가 100을 넘는 것 같다. 한데 날씨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뉴스를 보니 슬프고 안타까운 소식뿐이고 경선 주자의 표를 향한 절규가 너무 시끄럽고, 게다가 방학이라지만 휴가는커녕 책상에 산더미처럼 쌓인 일거리가 마음에 걸린
[동아광장/장영희]‘요즘 젊은 것들…’ 참 괜찮다 [45분전]
가끔 ‘요새 젊은 것들은…’ 하는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젊은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사람으로서 요새 젊은이들에 대해 얘기해 달라는 말을 듣는다. 그래서 새삼 생각해 보면 분명 ‘세대 차’라는 것이 있다. 우선 매 학기 첫 시간에 들어가면 학생들의 외모가 눈에 거슬릴 때가 많다. 멀쩡한 머리
[동아광장/장영희]‘둥근 새 동화’가 일러 준 포기의 지혜 [2007-06-08 02:59]
학교에서 미국 친구가 잠깐 어디 다녀온다며 여섯 살짜리 딸 시애나를 내 연구실에 맡기고 갔다. 달리 함께 할 일이 없어서 나는 시애나가 갖고 있던 동화책을 읽어 주기로 했다. 제목은 ‘둥근 새(The Round Bird)’였다. “작고 둥근 새가 있었습니다. 그 새는 몸이 동그랗고 날개
[동아광장/장영희]‘낮은 사람’이 ‘높은 세상’을 살아가기란 [2007-05-21 03:02]
목발을 짚고 천천히 걷는 내게 간혹 사람들이 왜 휠체어를 타고 다니지 않느냐고 묻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서울에서 휠체어를 타고 돌아다니는 것은 대단한 용기와 육체적 힘을 요구한다. 그리고 그건 아주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 휠체어를 타면 아주 낮은 턱도 올라가는 데 힘이 든다. 팔 힘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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