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하면 대개는 킬링 필드와 앙코르 와트를 연상하지만
톤레삽호수를 빼고는 캄보디아를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크메르족의 역사와 문화가 싹튼 곳이고 민족의 모태같은 곳이니까요.
인도차이나에 사는 사람들은 히말라야를 성지로 생각하고 있는데
그 성지에서 발원하여 중국,미얀마,태국,캄보디아,베트남 등 7개국을 통과하는 메콩강은
우기때마다 범람하여 비옥한 땅을 주기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이 강을 중심으로 문명의 싹을 틔울 수 있었겠지요.
나일강이 주기적으로 범람하였기에
이집트문명이 발달했었던 것과 같이 이유로 말입니다.
톤래삽호수는 캄보디아의 중앙에 위치하여 메콩강과 이어지는 세계 최대 호수입니다.
우기때는 길이 160키로미터,너비 36키로미터,평균깊이 12미터로
그 면적이 12,000평방 키로미터나 되어 우리나라 경상남북도를 합친 면적이며
캄보디아국토의 15%를 차지하고 있으니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지금은 건기때라 물이 많이 빠져 우기때에 비해 면적이 40% 정도로 줄어 있었으며
물이 빠진 곳에서 쌀농사 등 농사를 짓고 있었습니다.
좁은 비포장도로를 덜컹거리며 톤레삽호수 어귀에 들어서니
들어가는 길목까지 우기때는 물이 들어와 수상촌을 이루겠지만
건기라 나무로 어설프게 얼기설기 엮어 지은 집들이 길 양옆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었는데
장터같이 많은 사람들과 기이하게도 보이는 집들이 눈에 들어오자
제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도 사람이 살 수 있구나 싶기도 하고
어쩌다 이런 모습으로 살게 되었을까 하는 연민의 정이 들기도 하였으며
폐허가 되었던 6.25시절의 사진을 보는 듯 하기도 하더군요.
단칸방밖에 없는 작은 집에
아이들은 집집마다 아이들은 왜 그리 많이도 보이는지…
게다가 썩는 냄세가 진동하여 역겨울 정도였습니다.
사람들 틈을 비집고 저희들이 탄 승합차가 아슬아슬하게 선착장까지 겨우 도착하자
그 역겨운 냄세 때문에 얼른 나무로 대충 만든 듯한 배에 올라 탔었어요.
1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청년이 키를 잡아 배를 운전하고
10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맨발로 배난간을 서커스하듯 능숙하게 다니며 돕고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폭이 10미터도 안되는 습지의 수로를 곡예하듯 배들을 스쳐지나
바다 같은 호수면으로 막 나서는데 난데없이 수초인지 갈대인지 모를 숲에서
출렁이는 물결 사이사이로 좀 크다 싶을 정도의 검은 점(?)들이 흔들리며 닥아서는 것이 보였습니다.
“아~!”하는 탄성이 저절로 나오더군요.
그 점들은 조그마한 고무다라이를 타고 있는 십여명의 아이들이었습니다.
오른손으로 작은 노를 젖으며 뱅글뱅글 돌면서
저희들이 탄 배쪽으로 닥아 오는 모습은 그저 신기로울 뿐이었습니다.
가만히 보니 왼손으로는 능숙하게 끊임없이 작은 그릇 같은 것으로 물을 퍼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맨몸에 가무잡잡한 얼굴들이 환하게 웃으며 “원 달라(1불)”를 외치더군요.
가이드가 주면 안된다고 하여 보고만 있었습니다.
돈을 주면 수십명의 아이들이 계속 몰려와 감당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하루 벌이가 대부분 몇백원정도이고
1불이면 한달정도까지 살 수 있는 금액이라 아이들을 망치는 길이라고 하니
돈을 줄 수가 없었습니다.
수면위에 둥둥 떠다니는 아이들을 멀리하고
넓게 퍼져 있는 수상촌을 지나 바다 같은 호수에서 배를 멈추니
12,3명정도가 탈 수 있는 작은 배라서 그런지 몹시 흔들렸습니다.
저 멀리 수평선쪽으로 태양이 점점 내려 앉는 모습은
색다른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였구요.
흔들리는 수상카페에서 내려 노을지는 수평선을 바라보면서
근처 호수에서 잡은 막 쪄낸 민물새우를 먹으며 잠시 쉬었습니다.
구조물 혹은 집(배) 밑면에는 잡은 고기를 보관하는 수족관이 있었는데
그것도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새우를 몇 개 던져 보았더니
호수물이 탁한 황토물이라 보이지 않던 고기들이 얼마나 난리를 치는지.........
그 모습도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베트남전쟁때 고향을 떠난 이곳으로 온 보트피플들을
전후에 통일베트남의 공산정부가 끝내 받아들이지 않아
이곳에서 배를 집삼아 생활을 시작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캄보디아 정부도 이들을 인정하지 않다가
최근에야 인정하기로 하고 실태파악을 위해 인구조사를 실시하였으나
워낙 옮겨 다니며 사는 이들이라 정확한 파악을 할 수가 없었다고 하더군요.
가이드는 대강 3,4십만명이 될거라고 했습니다.
학교도 없고 전기시설도 없어 출산율이 높다나요?
자동차 배터리를 충전하여 전기불을 사용한 집들이 많이 보이기는 하였습니다.
TV가 있는 배들도 있었구요.
한글로 된 교회배를 발견하기도 하였지만
수도인 프놈펜에 있는 목사님이 한달에 한번정도 방문할 뿐 늘 잠겨 있다고 하였습니다.
습지 옆에 주로 집(정확하게 말하면 배)들이 있어 모기가 많아
모기들을 잡아 먹는 도마뱀을 집에서 키운다고 합니다.
그래서,
손님이 오면 침실에 도마뱀을 넣어 주는 것이 예의라고 합니다.
집집마다 도마뱀이 드나들 수 있도록 작은 창문이 있구요.
수상촌에서는 개,닭,오리 같은 가축도 키우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집은 방이고는 단 하나 뿐인데
2,3세대의 사람들과 가축과 물고기,심지어 도마뱀까지 함께 살고 있다니
정말 낯설고 신기하게 느껴 졌습니다.
아내는 수상촌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유심히 보더니
한국에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다고 하더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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