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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카나 혼인잔치 기념성당, 갈릴레아 호수근처에서....

flower1004 2010. 1. 12. 15:49

  '성바오로딸 수도회'에서 펌글입니다.

 

 

카나 혼인잔치 기념성당, 갈릴레아 호수근처에서

나자렛을 떠나 갈릴레아로 들어섰다. 이번에 찾아간 장소는 공생활을 시작하신 예수님이 첫기적을 행하신 카나의 혼인잔치 기념성당이었다.


예수님께서 물을 술로 변화시킨 혼인잔치 기념성당은 아랍인 거주 지역의 좁은 골목길에 자리하고 있었다.


현재의 성당은 1881년에 프란치스코 수도회에서 지은 건물이지만 이성당안에는 14세기로 추정되는 중세의 건물유적과 5-6세기경의 그리스도인 무덤, 그리고 5세기의 유적인 안뜰 휘장이 남아 있다고 한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성당에서 미사가 거행되고 있었다.


우리는 조용히 성당 왼편으로 들어가 회랑을 따라 제대 뒤편 지하로 내려갔다.
그곳에는 대대적인 고고학적인 발굴로 찾아낸 옛 포도주 항아리와 돌 항아리들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예수님 당시에 포도주를 만들던 돌 확이 유리 케이스 안에 보관되어 있었다.
성당 지하로 내려가는 회랑의 선반에 여섯 개의 항아리가 놓여 있었다.


그 아래에 고대 유대인들이 사용하던 아랍어로 ‘이곳에 여섯 개의 돌 항아리가 놓여 있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지하 계단 오른편 문쪽에는 유리로 덮어 놓은 아람어 로 쓰인 비문과 함께 오래된 모자이크가 보존되어 있었다. 이것은 5세기 유대교회의 흔적으로 이 모자이크를 만든 이들에게 축복을 비는 내용이 적혀있는 것이라고 한다. 이 모자이크는 당시 교회 안뜰 바닥장식의 일부분이라고 한다.


지하를 돌아 나오는데 왼손에는 두루마리를 들고, 오른편발치에는 독수리가 앉아 있는 여성의 전신상이 눈에 띠었다. 눈언저리에 짙은 얼룩이 남아 있는 황토빛 석상의 주인공이 누군지 궁금했지만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지하에서 올라온 우리는 미사가 거행중인 성당을 살짝 들여다 보았다. 제대뒤편에는 예수님과 제자들이 혼인잔치에 참석하고 있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 걸려 있었다. 또 아래편에는 물을 술로 바꾸는 기적을 행하시는 예수님 주변에 항아리가 놓여 있는 그림이 있다.


그런데, 이곳 카나에는 혼인잔치 기념성당 건물이 두 곳에 있다. 먼저 그리스정교회가 1566년에 이 지역에 혼인잔치 기념성당을 지었다. 우리가 방문한 혼인잔치 성당은 프란치스코 수도회에서 1641년에 찾아낸 장소로 1881년에 지은 성당이라고 한다.
성당을 짓기전에 원래 있던 건물터 바닥에서 대대적인 발굴작업을 벌여 카나의 혼인잔치가 있었던 장소라는 확실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한다.


이성당은 현재 아랍인 본당으로도 사용되고 있으며 자주 혼인성사가 거행된다고 한다. 또 이곳을 방문하는 부부들은 혼인갱신식을 거행하는 것이 관례로 되어있는 것 같았다.

두 성당은 서로 골목길로 연결되어 있어 프란치스코 소속의 혼인잔치 성당에서 그리스 정교회소속의 기념성당 지붕이 보인다. 성당앞 상점에서는 카나의 혼인잔치때 사용했던 것 같은 방법으로 만들었다는 포도주를 팔고 있었다.
성당을 나와 차를 타기 위해 골목길을 걸어나오는데 가이드는 문이 닫힌 허름한 건물 하나를 가리켰다. 그곳이 바로 나타나엘기념 경당이라고 했다. 일설에 의하면 예수님이 참석하셨던 혼인잔치의 주인공이 바로 나타나엘이었다고 한다. 그말이 사실이라면 예수님께서 무화과 나무아래에 있던 나타나엘을 부르셨을 때 그는 결혼날을 기다리고 있는 총각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혼인잔치에서 예수님이 베푸신 기적을 본 나타나엘의 마음에 예수님은 축복과 기쁨의 이미지로 남지 않았을까. 그러고보니 당시에도 물을 술로 바꾸신 예수님의 기적을 하느님 나라의 예표로 알아 들은 사람이 있었으리라는 추측을 해보았다.


이런저런 상상을 하면서 걷는 골목길 양편으로 문이 닫힌 낡고 허름한 건물이 이어졌다. 지저분한 낙서가 있고 칠과 벽돌이 떨어져나간 시멘트 담벼락사이로 잡풀이 자란 빈터도 보였다. 팔레스티나인들이 사는 대부분의 지역이 그랬다.


날이 저물었다. 오늘 우리가 머물 호텔은 갈릴레아 호숫가에 위치하고 있었다. 차에서 내려 짐을 들고 천정이 낮은 로비로 들어선 순간, 언젠가 이곳에 온 적이 있는 듯 한 친근한 느낌을 받았다. 적당히 낡은 붉은 카펫이 깔린 좁은 실내는 이상하게도 익숙했다.
무어라 말할 수 없는 낯익은 느낌, 이런 것을 기시감이라고 하던가.


늦은 저녁식사를 마치고 올라간 호텔방 창문을 여니 정원너머로 갈릴레아 호수가 눈앞에 펼쳐졌다. 정원으로 내려갔다. 그곳에는 예루살렘에서 산다는 한국인가족이 주말휴가를 지내러 와있었다. 네다섯살쯤 된 여자아이 둘이 여러 가지 놀이기구를 타면서 놀고 있었다.
자매들도 내려와서 호수를 바라보며 산책을 즐겼다.


9일, 아침이 밝았다.
버스가 오기를 기다리는 시간에 다시 호텔 정원으로 나갔다. 오래된 나무들과 열매가 달린 나무들이 서있는 정원의 성근 울타리 사이로 갈릴레아 호수가 보였다. 흐릿한 하늘과 맞닿은 호수의 물결이 축대에 부딪치며 찰랑거렸다.

오늘의 여정은 갈릴레아 호수근처가 될것 같다.
출처 : 베텔 하늘방
글쓴이 : 마르가릿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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