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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나서며 // 화신 **

flower1004 2009. 9. 8. 11:08

 

 

 

 

 
 
 
 
 

 

 

  

** 길을 나서며 // 화신 **

 

파르르 떨던 

희미한 가로등불빛이

일찌감치 어둠이 내려 앉고 있는

골목 어귀에서  서성이고 있다.

언제부턴가 그렇게 웅크려 앉은 어둠은

오래됀 침묵처럼 눈흘기며 앉아있고..

어쩌면 ...

지금 어디쯤에 

지난날 그리워 하던 이가 올것같아

마음졸이며  오늘도 길을 나선다.

몇웅큼 되지도 않을 푸성퀴앞에 쪼그려 앉은

늙디 늙은 할망의 주름진 얼굴뒤로

골목길 어둠은

유난히 조바심 스럽기만하고.. 

치열하기만 하던 내 지난날 삶은 

내 발자국 소리에도 소스라치게 놀라는

작은 가슴으로 남아버린다

어느집 담장안에서 들리는 두런거림 마저도

버림받은 서러움처럼 가슴 저리고

언제나 지나던 골목어귀에선

내 발끝에 보이는

이미 비켜간  내 삶들이

 아쉬움으로  부서진다

오을도 길을 나서는 골목길에선

바람이 분다.

 

by 화신



Gheorghe Zamfir / Pluie D'Ete(여름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