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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wer1004 2009. 6. 2. 14:30

故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송기인 신부의 '노무현 전 대통령 영전에'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마지막 가는 길 남긴 글처럼 이제 당신은 5월의 하늘을 가로질러 자연의 한 부분으로 돌아갔습니다. 1년 3개월 전 고향으로 돌아와 죽마고우들과 오순도순 촌부처럼 살던 당신이 싸늘한 주검으로 누워 있다는 게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무엇이 급해 그토록 소원했던 '사람사는 세상 봉하마을'의 꿈을 미처 피우지 못한 채 서둘러 떠났습니까?

우리는 당신의 체취가 밴 봉하마을에서, 서울에서, 대구에서, 광주에서, 대전에서, 전국 방방곡곡에서 당신의 부재를 애석해 하고 허탈해 합니다. 숱한 난관을 뚫고 이루어 낸 빛나는 당신의 삶을 추모하며 잔을 올리고 향을 사릅니다. 하늘도 슬퍼하며 비를 뿌리고 초목들도 한 순간 푸름을 멈춘 채 당신의 죽음을 애달파 합니다. 홀로 외롭고 힘든 길을 떠났지만 당신은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당신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그리고 오랫동안 당신을 그리워 할 국민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우리는 뒤늦게서야 당신 혼자 고통스러워 했을 삶의 마지막 날들을 짐작하며 눈물을 흘립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비리혐의로 검찰에 소환되면서 느꼈을 자괴감과 당신의 동지와 친구가 줄줄이 구속되어 아내와 자녀들에게까지 들이닥친 검찰의 칼끝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당신의 참담함을 헤아려 봅니다. 당신은 자신의 안위보다도 그들이 겪는 고통에 더욱 가슴 아파했습니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는 고통이 너무 크다'는 마지막 글을 대하면서 우리는 어둠의 심연 속에서 감당하기 힘든 현실을 외롭게 받아들였을 당신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려옵니다. 세상에 홀로 내쳐진 그 절박함, 그 억울함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책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며 절망했겠습니까?

당신은 모든 것을 끌어안고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우리 현대사에 남긴 너무도 뚜렷한 족적, 누구도 감히 범접하지 못할 업적은 길이 남을 겁니다. 인권변호사 시절 시작된 당신의 정치적 역정은 도전과 좌절의 연속이었지만 언제나 풀뿌리 민중들의 편에 서 왔습니다. 끝내는 국민과 함께 민주정치의 승리를 맛 보았고, 그것은 우리에게 희망이자 자부심이기도 했습니다. 당신의 삶은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고질적 지역주의 타파와 지역 균형발전 등 새로운 질서를 모색했고, 남북의 평화와 공존을 위해 혼신을 다해 앞장서며 우리 정치를 한 단계 더 성숙시켰습니다. 권력과 자본의 그늘에 주눅이 든 국민들에게 따뜻한 미소와 허물없는 어투로 소통 했던 최초의 대통령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당신이 기득권 세력으로부터 미움을 당한 것은 어쩌면 필연적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보수정치권과 보수언론은 국민들이 뽑은 대통령, 당신을 처음부터 흔들어댔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기득권 세력에 의해 만들어진 비민주적 사회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온몸을 전졌습니다. 권력기관을 멀리하며 권위주의를 타파했고 경제적 재분배를 위해 애를 쓰며 부유층의 투기놀음을 잡았던 것은 우리 정치사에선 기적 같은 일이었습니다. 기득권 세력과 불화하면서 이 땅의 온전한 민주주의를 위해 모든 것을 감수했던 당신이, 이제 다시 과거회구를 획책하는 음울한 그림자 아래서 그동안 힘겹게 쌓아올렸던 가치들이 '잃어버린 10년'으로 매도당하고 허물어져 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미루어 짐작해 봅니다.

중도 성향의 어느 학자는 당신의 죽음을 "역사의 후퇴이자 한국 정치풍토의 구조적 책임"이라고 말했습니다. "검찰 수사는 전직 대통령을 망신 주는 방향으로 기획댔고 살아 있는 권력은 120% 목표를 달성했다"며 집권 세력과 보수언론 모두 당신을 코너로 몰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당신이 왜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짐작하며, 이 땅에서 악순환되어 온 정치권력의 보복행위가 왜 끊어져야 하는지를 깨닫습니다.

언제나 우리의 든든한 이웃이었고 동지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신의 서거가 역사 현장에 남기고 간 의미를 찬찬히 되새겨 봅니다. 당신이 죽음으로서 지키려 했던 소중한 가치인 민주주의와 정의, 인간존엄의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우리는 당신의 가식없는 웃음과 소탈했던 대화를 오랫동안 기억할 것입니다. 이제는 갈등 없는 하늘에서 깊은 고뇌를 내려놓고 편히 쉬소서. / 신부 전 진실과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국제신문 2009년 5월 25일]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이 열릴 서울 경복궁 흥례문 앞 식장에 조기가 게양돼 있다. 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영결식이 29일 경복궁에서 거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대표와 종교계 등 참석자들이 29일 오전 경복궁 앞뜰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종교의식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경복궁 앞뜰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권양숙씨와 아들 건호씨 등 유가족을 위로하다가 권양숙 씨의 손을 잡고 울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백원우의원이 29일 경복궁 앞뜰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헌화를 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서자 사과하라며 소리치고 있. 연합뉴스

     

경복궁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김윤옥씨가 헌화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AP 연합

     

29일 오전 서울 경복궁 흥례문 앞뜰에서 거행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영결식에서 이명박 대통령 부부가 헌화하려하자 백원우 민주당 의원이 '사죄하라'며 소리치다 경호원들에게 입을 틀어막히고 있다. AP 연합

     

29일 故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이 거행되는 경복궁에서 천주교 대표로 송기인신부가 추모의식을 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노제에 참여하기 위해 시청역 1호선 5번출구 로 몰려든 시민들에 의해 역 출입구가 꽉들어차 있다. 10미터 움직이는데 10분이 걸렸다. ⓒ 어리버리 돈키호테

     

29일 노제에 참여하기 위해 시청역 1호선 5번출구 로 몰려든 시민들에 의해 역 출입구가 꽉들어차 있다. 10미터 움직이는데 10분이 걸렸다. ⓒ 어리버리 돈키호테

     

밖으로 바쪄나왔을 때도 사람들에 떠밀려 움직일 수 박에 없었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가시는 길에 잠시라도 함께 하기 위한 국민들의 마음을 느낄수 있었다. ⓒ 어리버리 돈키호테

     

서울광장 옆에 있는 국가인권이원회 건물 외벽에 커다란 글씨로 애도의 플랭카드가 내걸려 있다. ⓒ 어리버리 돈키호테

     

프레지던트 호텔 앞에 크레인 위에 인터넷 방송국 "민중의 소리"에서 관심이 대단한 것 같았다. 독특하게 크레인을 렌탈해서 노제의 상황을 송출할려는 마음또한 대단했다. ⓒ 어리버리 돈키호테

     

시청앞을 지나는 순간 노란리본을 목에 건 여성이 흐느껴 울고 있었다.  ⓒ 어리버리 돈키호테

     

프레지던트호텔 앞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애도하러 나온 시민들이 전광판으로 시선을 향하고 있다. ⓒ 어리버리 돈키호테

     

경복궁에서 시작된 장례식에서 고인을 위한 추도 묵념이 시작되자 서울광장의 20만 인파도 함께 묵념을 하고 있다. ⓒ 어리버리 돈키호테

     

경복궁에서 시작된 장례식에서 고인을 위한 추도 묵념이 시작되자 서울광장의 20만 인파도 함께 묵념을 하고 있다. ⓒ 어리버리 돈키호테

     

노제 진행 자원봉사자들이 나누어준 모자에는 "내마음속의 대통령 노무현"이라고 창에 쓰여 있었다. 모인 모든 국민이 노사모는 아니지만 슬픔은 같았으리라. ⓒ 어리버리 돈키호테

     

노제 진행 자원봉사자들이 나누어준 모자에는 "내마음속의 대통령 노무현"이라고 창에 쓰여 있었다. 모인 모든 국민이 노사모는 아니지만 슬픔은 같았으리라. ⓒ 어리버리 돈키호테

     

아는 사람을 만나다...정태훈 바오로. '80년대 상계동 출신 JOC회원이다. ⓒ 어리버리 돈키호테

     

진보신당에서는 "MB가 책임져야 한다." 라는 정치적 구호가 세겨있는 깃발을 올렸다. ⓒ 어리버리 돈키호테

     

가톨릭노동장년회 서울대교구 연합회 소속 회원들이 슬퍼하고 있다. ⓒ 어리버리 돈키호테

     

서울 광장에서 노란 풍선이 하늘로 올라가는 퍼포먼스가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있다. ⓒ 어리버리 돈키호테

     

서울 광장에서 노란 풍선이 하늘로 올라가는 퍼포먼스가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있다. ⓒ 어리버리 돈키호테

     

내 옆에 있던 "인천 노사모 분이라사는데" 말 졸라 많았따. 그런데 울때도 격정적으로 울었다. 괜히 나도 맘이 짠하다. ⓒ 어리버리 돈키호테

     

우리 회장님도 울고. ⓒ 어리버리 돈키호테

     

29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노제에서 민중가수  "우리나라" 그룹이 "바보연가"를 열창하고 있다. ⓒ 우리나라

     

우리 회계님도 울었다. ⓒ 어리버리 돈키호테

     

노무현 전 대통령 운구행렬이 29일 영결식을 마친 뒤 광화문을 지나 노제가 열리는 서울광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이 거행된 29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노제에서 사람들이 '내 마음 속 대통령 노무현' 이 그려진 노란카드를 높이 들며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여가 놓인 채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노제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시청앞 서울 광장에서 시민들이 마지막 가는길을 보기위해 모여있다. AP연합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골이 30일 새벽 노 전 대통령 아들 건호씨의 품에 안겨 경남 김해 정토원 수광전 법당으로 들어가고 있다.(김해=연합뉴스)

     

30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골이 임시 안치될 경남 김해 정토원에 조문객들이 촛불로 노 전 대통령의 안식을 기원하며 '편안히 잠드소서'라는 글귀를 바닥에 만들었다. (김해=연합뉴스)

     

바보연가 - 우리나라 (송앤라이프)

우리나라 (민중가수그룹)

윤민석 (송앤라이프 대표)

바보연가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