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촌 앞 강가에서 -詩 바람속으로- 새벽 흐르는 강 서로 다른 이름으로 혼자 남은 사람들처럼 드문드문 나무들 강둑에 걸터앉아 색바랜 기억들 하나둘 떨구며 한 해는 그리 여위어 가고 있었다 물안개 피어 오르는 그리움에 이미 말라버린 몸 서로 부대끼어도 서러운 갈대 숲은 차디찬 새벽강물에 발 담그어 그리 걸어가고 있었다 우리 삶의 모습으로 구비돌아 강변 논둑에 늘어서서 잠든 허수아비 새벽이슬로 곱게 단장한 노란 볏닢 바라보며 이별만 남기고 떠나는 퇴촌 앞 강가엔 소리 없는 연가(戀歌)만이 주르르 눈물처럼 흐르는데--- 잊혀진 얼굴 보듬다 떠나는 철새처럼 시린 강에 등 돌려도 왜 가느냐고 묻지도 언제 오느냐고 묻지도 않은 채 저 아래 섬 하나 있는 곳에서 잠시 뒤 돌아다 보곤 계절이 흐르는 강 그리 말 없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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