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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촌앞 강가에서 **

flower1004 2006. 11. 5. 13:37
      
    퇴촌 앞 강가에서
                      -詩 바람속으로-   
    새벽 흐르는 강
    서로 다른 이름으로
    혼자 남은 사람들처럼
    드문드문 나무들
    강둑에 걸터앉아
    색바랜 기억들 하나둘 떨구며
    한 해는 그리 여위어 가고 있었다
    물안개 피어 오르는 그리움에
    이미 말라버린 몸 
    서로 부대끼어도
    서러운 갈대 숲은
    차디찬 새벽강물에 
    발 담그어 
    그리 걸어가고 있었다
    우리 삶의 모습으로 구비돌아
    강변 논둑에 늘어서서 잠든 허수아비
    새벽이슬로 곱게 단장한 노란 볏닢
    바라보며
    이별만 남기고 떠나는 
    퇴촌 앞 강가엔
    소리 없는 연가(戀歌)만이 주르르 눈물처럼 흐르는데---
    잊혀진 얼굴 보듬다
    떠나는 철새처럼
    시린 강에 등 돌려도
    왜 가느냐고 묻지도
    언제 오느냐고 묻지도 않은 채
    저 아래   
    섬 하나 있는 곳에서
    잠시 뒤 돌아다 보곤
    계절이 흐르는 강
    그리 말 없이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