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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져 간 것에 대하여 ** // 이임영

flower1004 2005. 12. 29. 12:58

멀어져 간 것에 대하여
        이임영
옆집 담장 사이
작은 가시 듬성듬성하던 
풋냄새 나던 골담초 
노란 꽃망울 한창일 때
연두색 새순 피어나고
여름이면 향기없는 당국화
풍성하게 피었던 뜰과
곧은줄기 마디에 접시꽃 진자리
어김없이 맺혔던 따베 모양 씨방 안에 
빙 둘러선 엽전모양의 씨앗들
아직은 새집이었던 그때
우리집 정들었던 사랑채
나 열살 꼬마였을 때
예쁜 뿔과 선한 눈망울
약지 않아서
우리 소 내가 주인인 줄도 몰라도
곧잘 이끌려 다녔다
모내기 끝낸 초여름 밤
산기슭 무논에 
개구리 소리 소란할수록
더 흔하던 소나기
농사일 바쁜 우리 부모님
풍년만이 희망이고
돌보지 않아도 
잘 자랐던 어린 동생들도
이젠 중년이 되고
시골의 젊었을 적 곱던 우리엄마
칠순을 훌쩍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