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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흔 그 화려한 불혹의 단어들 // 박소향 **

flower1004 2007. 9. 4. 14:29
 
마흔 그 화려한 불혹의 단어들 / 박소향

몇 번이나 흔들렸을까 
서툰 몸짓으로 
한 줌의 소요까지 푸르게 길어 올려 
바람의 이름을 짓던 
그 날 
몇 번이나 떠돌았을까 
물거품의 난간에서 
겁 없이 발아하던 기억의 줄기들이 
비워진 나이만큼 미끄러져 
우주 저 끝에서 멈추고 
회색의 나이도 잊은 채 
심연의 바닥에 기대어 선 
별들의 말을 주워 모아 
너를 들이던 나 
몇 번을 흔들리다 
몇 번을 떠돌다 
기어이 못다 푼 사연들을 
불혹의 창가로 불러 들여 
백치의 웃음만큼 화려한 
주홍빛 단어들을 
오늘도 
나는 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