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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부가 그리운날 //양현근 **

flower1004 2007. 1. 28. 15:46

안부가 그리운 날 / 양현근 
사는 일이 쓸쓸할수록 
두어 줄의 안부가 그립습니다 
마음안에 추절추절 비 내리던 날 
실개천의 황토빛 사연들 
그 여름의 무심한 강역에 지즐대며 
마음을 허물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온전히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를 완전하게 벗는 일이라는 걸 
나를 허물어 너를 기다릴 수 있다면 
기꺼이 죽으리라고 
세상 가장 낮은 곳으로 흘러내릴 거라고 
사는 일보다 
꿈꾸는 일이 더욱 두려웠던 날들 
목발을 짚고 서 있던 
설익은 시간조차도 사랑할 줄 모르면서 
무엇인가 담아낼 수 있으리라 
무작정 믿었던 시절들 
그 또한 사는 일이라고 
눈길이 어두워질수록 
지나온 것들이 그립습니다 
터진 구름 사이로 
며칠 째 
먹가슴을 통째로 쓸어내리던 비가 
여름 샛강의 허리춤을 넓히며 
몇 마디 부질없는 안부를 묻고 있습니다 
잘 있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