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하루만 - 가향 박동월-
딱 하루만 그러고 싶다
마침표 없는 그냥 쉼표로만 살고 싶다
환장할 만큼 좋아하던 석양빛에 물들어
끝없이 펼쳐지는 바닷길을
물결따라 머리 풀고 춤을 추는 해초들처럼
나도 미친 듯이 그렇게 춤을 추며
그렇게, 딱 하루만 걸었으면 좋겠다
향기 없는 들꽃이어도 좋으니
그 무리 속에 그렇게 딱, 하루만
무심코 지나가는 바람이
실실거리며 비웃고 가더래도
나, 그리 딱 하루만 숨어 살고 싶다
그러다 당신이 살짝
얼굴 내밀고 아는 체 하면
하찮은 풀꽃이어도 좋으니
그냥 당신에게 뿌리내려
딱, 하루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