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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슬픈 아침 ~★ // 정중규 **

flower1004 2009. 9. 4. 09:39

 

 

 

 

 

 

 





  ★~슬픈 아침 ~★
      
글 / 정중규 
이리도 슬픈 가을. 
창(窓)은 겨울보다 더 애절히 울고 
맘속엔 투명한 구름이 흐른다. 
산등성이엔 아직도 안개 
발그레한 햇살 
시원스레 벌려진 꽃잎 
하늘 위엔 깨끗한 까치 몇 마리 
물기를 머금은 듯 또렷해지는 창(窓)들 
간밤에 본 보름달 마냥 
티 없이 맑은 세계. 
그러나 비애(悲哀)의 계절- 
뺨에라도 바람이 스치면 
가슴 속에서 공후(箜篌)를 켜는 듯 
나무둥치를 껴안고서 울고만 싶어진다. 
모든 건 부는 바람 그 이상이 아닌 것- 
노래 부르고 외치고 떠들던 자들도 
땀 흘리고 애쓰고 채소를 가꾸던 자들도 
사랑하고 미워하고 정열을 불태우던 자들도 
시간이란 배위에 타 묶여 있는 신의 노예 
-슬픈 운명을 슬퍼하면서 
기쁨을 찾으려 술잔을 든다. 

 

 

 

 

 

 

출처 : 맑은동심회(월야초41회)
글쓴이 : 화신michaell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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